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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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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12일 22시 20분 등록


몇번 답을 올리려다 답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곤 했습니다.

우선 시야를 넓히세요.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지켜야할 것들을 지키는 사람들도 많아요. 훌륭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훌륭한 사람들, 주위의 사람 중에 그런 사람들도 있고, 역사 속에 그럼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오히려 약점 때문에 어떤 행동이 더 빛나 보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누구든 두려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두려움에 지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넘어서려고 하는 것 뿐입니다.

한 조직도 그래요. 시시한 행동들이 그 조직의 일반적 경향이 되면 결국 그 조직은 시시한 조직이 되고 맙니다. 시시한 사람이 되는 것이 거기에 적응하는 것이 되는 꼴이 되지요.

어떤 청년이 잇었는데, 과일장사를 해요. 그는 가장 맛있는 과일을 파는 가게를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행동 지침을 정했어요. 도매상에서 과일을 사올 때 먹어보고 산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도매상들이 이 청년을 아주 우스운 사람으로 생각했거든요. 먹어보고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청년은 그들을 설득했지요. 맛있는 과일을 파는 것이 장사를 잘하는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매일 여기서 과일을 사가겠다고 말입니다. 도매상은 그 청년에게는 예외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외가 성공을 통해 이제 의례 그런 또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는군요.

만일 그 청년이 세상의 거래의 원칙을 따랐다면, 아마 가장 맛잇는 과일을 파는 가게를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신이 먹어보고 맛있는 과일박스를 골라 샀기 때문에 동네 고객은 먹어보지 않고도 믿고 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작은 원칙이지만 그걸 지켜 냄으로 현실의 관행을 조금이나마 바꾸어 낸 작은 사례지요. 세상을 배운다는 것은 언제 누가 만든지도 모르는 시시한 룰을 답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꿈 하나를 세상과 만나게 하는 것이지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면 다른 사람이 도와 줄 수 없어요. 그게 스스로 찾아야 할 길이니까요. 그게 숙제니까요.

먼저 자신을 재료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그림을 그리세요. 그걸 만들어 내는 것이 일생일대의 프로젝트거든요. 여러 방법을 쓰세요. 개인의 지나간 과거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찾고, 스스로 물어보고, 지금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구하세요. 거리를 걸으며 무구한 간판들을 보며, 그 중에서 가장 마음을 끄는 직종 몇 개를 골라 보세요. 그리고 그것을들 해체하고 다시 연결하고 결합해 보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지요. 몇개의 도구를 활용 하는 것도 좋아요. MBTI, 애니어그램, 아바타 같은 것들은 좋은 상담 프로그램들이지요. 적성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것 같군요.

그러나 자기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답니다.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알아내도록 하세요. 그리고 그 바탕위에 자신을 위한 최고의 그림을 그리고 몸도 마음도 다 바쳐보세요.

PS.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세요. 밖에서 실패의 이유, 못마땅함의 이유를 찾는 것은 치명적 결함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생에 대한 태도의 문제거든요. 산다는 것은 자신을 태워 , 그 빛으로 갈 길을 밝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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