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2004년 6월 18일 16시 58분 등록
한의사 말씀을 하셔서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올립니다.

6년 전에 돌아가신 제 아버지는 20대 후반 부터 시작해서 평생을 한의사로 살으셨습니다. 돌아 가시던 날도 한의원에서 일하시다 돌아 가셨고 하시던 일을 천직으로 아시고 만족해서 살으셨던것 같습니다.

어려서 한쪽 다리를 다치셨는데 바로 치료를 못해서 평생을 한쪽 다리를 절면서 살으셨습니다.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지 고민하시다가 서당 훈장님 소개로 산에서 산도라지, 반하, 창출등 약초를 캐다가 팔아서 종이도 사고 붓도사고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배우게 되셨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평생 직업이 됐습니다.

제가 어렸을때(60년대)는 충청도 시골에서 한의원을 하셨는데 한밤중에 환자들이 찼아와 살려달라고 대문을 두드리던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그때 마다 침과 환약등으로 치료하시던 생각을 하며 요즘 한의원과는 많은 차이를 느낌니다.

그렇게 일하시며 자연스럽게 주위 형제들과 친척들을 한의계통으로 연결시켜 주셔서 현재는 형과 동생을 포함해 7~8분들이 이쪽 계통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려서 부터 배우셨던 한학의 영향으로 아버지는 모든 생활에서 중용을 잘 지키셨고 내적인 정서또한 풍부 하셨던것 같습니다.
50세가 넘어서부터 습작을 하셨는데 한번 쓴 시는 결코 잊어버리는 적이 없고 퇴고를 하는 적도 별로 없으셨는데, 마음속에서 충분히 정리가 되어 우리에게 구술하실 때면 이미 한편의 시는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처음 맞는 윤달 생신에 맞추어 그간 틈틈히 쓰셨던 유작(遺作)을 모아 조그만 책으로 자식들이 마지막 선물을 해드렸는데, 아버지가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때늦은 후회를 해 보았습니다.

늘 가족을 사랑하고 일가 친척을 아끼고 이웃 사촌들을 포용하며, 항상 환자들을 염려 하시고,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공부하셨던 아버지셨지요.

돌아 가셨을때 많은 친척들과 마을분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죽었을때도 저럴 수 있을까 지금도 생각해 보지만......

아버지 처럼만 살았으면 싶습니다.

현명한 판단을 하셔서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 가시기 바랍니다.
IP *.248.204.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10 -->[re]잘해내고 있는 것 같아 좋아 보입니다 구본형 2004.07.23 1573
1609 -->[re] stay if you can stay 구본형 2005.05.31 1573
1608 미래에 대한 고민때문 김군 2004.01.26 1574
1607 -->[re]일상적 삶 역시 진지하고 필요한 과정입니다 구본형 2005.03.02 1574
1606 -->[re]어려운 상황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보시길.... [1] 신재동 2005.04.24 1575
1605 안녕하세요 선생님~!! ^^ 배제민 2004.03.01 1576
1604 -->[re]사무사' (思無邪) 구본형 2004.11.28 1576
1603 책을 읽을때 요약하는 것이 막막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김수환 2005.03.23 1576
1602 전환점을 맞이하며... 2005.05.02 1576
1601 문화관광에대한 아이디어를 추천해세요. 2004.02.14 1577
1600 ---->[re]감사합니다. 퓨리티 2004.03.11 1577
1599 -->[re]기업의 경영혁신 방향에 대해서요. POSTURE 2004.05.15 1577
1598 -->[re]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구본형 2004.09.04 1577
1597 -->[re]20대 초반의 남자입니다.. 구본형 2004.09.17 1577
1596 또 하나의 위기.... 잠보맨 2003.09.26 1578
1595 미래진로에 대해서.... 이태진 2004.03.14 1578
1594 -->[re]갈등은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구본형 2005.06.06 1578
1593 85점 나왔어요. 스마일 2003.10.14 1579
1592 성공이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세요?? 과년한 처자 2004.03.19 1579
1591 -->[re]살아가는 맛 구본형 2004.07.22 1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