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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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읽다보니 2년 전 저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어 글을 쓰게 됩니다.
(참고로 저는 현재 37세이구요, 현재는 대기업에서 인사담당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28세에 회사 입사이후 지속적으로 가져온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늘 불만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연히 목표라는 게 없으니
하루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그러나 욕심에 업무에서는 모자란 놈이라는
소리듣기 싫어서 그럭저럭 성과를 내가며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고민의 흔적이란 처참했던 것 같습니다.
아내와 늘 고민을 나누었지만, 뚜렷한 방향제시없는 고민이란 정말 무의미
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었죠. 실천없는 고민을 통해서는 지금의 나와
별반 달라질 것은 없었으니까요.
아내마저도 이제는 늘 때만되면 하는 소리로 치부해 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늘 제마음 한구석에는 무언가에 대한 갈망으로 불이 훨훨
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한의대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구요, 마침
제 친구의 동생이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의사를 하겠다는 나름의 꿈도 있었던 것도 기억나구요.. 서서히 제가 원하는 모습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에 들뜨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집안의 불화로 고학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원하는 만큼의 공부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원하는 대학도 가지 못했다고 늘 불만이었던 제게 한의대의 꿈은 이런 모든 컴플레스를 해소하고 향후 인생을 살아가는 새로운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목표가 생기니 하루하루가 즐겁더군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회사 다니며 열심히 자료도 모으고 방법을 찾았습니다.
심지어는 여름 휴가때도 학교 도서관에서 수학 정석을 볼 정도 였거든요..
그러다 한계가 있더군요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도저히 넘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를 설득하고, 처가 식구들을 만나서 제 고민을 이야기 하는 등, 지속적인 설득 작업 끝에 마침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2002년부터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개월 후 수능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학원생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상상만 해보시죠)
근데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정말 인생을 걸고 도전해보았습니다마는 현실적으로 너무 높은 벽이었습니다.
2002년 치룬 수능에서 355점 가량의 성적을 얻었습니다마는 한의대를 들어가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점수였죠. 지방 약대 정도 수준이더군요..
수능을 본 날 채점하고 전 밤새 울었습니다.
지난 1년간의 노력과, 집사람과의 약속과, 제 딸아이에 대한 믿음과,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것은 제 인생전체에 대한 계획이 말 그대로 다시한번 넘기힘든 산을 맞았다는 그 자체의 절망감과 자괴감....
전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1년 더 하기엔 제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웠구요,
약대를 가자니 계획되지 않은 것이구요.. 돈을 벌어야 하나...
그러던 중 (정말 기가 막히게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의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신규 계열사로 독립한 회사의 인사과장으로 재 입사를 하라더군요. 사실 회사에는 비밀로 부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2002년 말에 입사하고 현재까지 근무중입니다.
* 님의 고민과 방향설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
* 저 역시 구본형선생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선생님의 책을 몇번이고
읽으면서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변화하는 환경을 모른 채,
그냥 그대로 불타는 갑판위에서 갈팡질팡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인지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말 제대로 고민하고 이것이 맞다 그러면
고민속에서 방황하지 마시고 도전을 해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원하지도 않는 4번째 부류의 직업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동안의 밥벌이와 아내와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생활유지, 그리고
매달 날아오는 카드 값을 메울 정도의 안도감 입니다.
반면, 늘 긴장과 보장되지 못한 미래와, 성과에 쫒겨 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나 (그래서 치열하게 나를 포장해야하는 가식)
그리고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달고, 일요일에나 겨우 선심 써주듯 가족과
식사정도 하는 내 모습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이지요.
내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도전을 통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주저앉아
머뭇거리고 있는 것 보다는 낫죠.
님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만약 공부하시게 되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십시오.
IP *.252.77.106
(참고로 저는 현재 37세이구요, 현재는 대기업에서 인사담당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28세에 회사 입사이후 지속적으로 가져온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늘 불만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연히 목표라는 게 없으니
하루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그러나 욕심에 업무에서는 모자란 놈이라는
소리듣기 싫어서 그럭저럭 성과를 내가며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고민의 흔적이란 처참했던 것 같습니다.
아내와 늘 고민을 나누었지만, 뚜렷한 방향제시없는 고민이란 정말 무의미
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었죠. 실천없는 고민을 통해서는 지금의 나와
별반 달라질 것은 없었으니까요.
아내마저도 이제는 늘 때만되면 하는 소리로 치부해 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늘 제마음 한구석에는 무언가에 대한 갈망으로 불이 훨훨
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한의대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구요, 마침
제 친구의 동생이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의사를 하겠다는 나름의 꿈도 있었던 것도 기억나구요.. 서서히 제가 원하는 모습에 접근하게 되었다는 것에 들뜨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집안의 불화로 고학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원하는 만큼의 공부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원하는 대학도 가지 못했다고 늘 불만이었던 제게 한의대의 꿈은 이런 모든 컴플레스를 해소하고 향후 인생을 살아가는 새로운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목표가 생기니 하루하루가 즐겁더군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회사 다니며 열심히 자료도 모으고 방법을 찾았습니다.
심지어는 여름 휴가때도 학교 도서관에서 수학 정석을 볼 정도 였거든요..
그러다 한계가 있더군요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도저히 넘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를 설득하고, 처가 식구들을 만나서 제 고민을 이야기 하는 등, 지속적인 설득 작업 끝에 마침내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2002년부터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개월 후 수능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학원생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상상만 해보시죠)
근데 구본형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정말 인생을 걸고 도전해보았습니다마는 현실적으로 너무 높은 벽이었습니다.
2002년 치룬 수능에서 355점 가량의 성적을 얻었습니다마는 한의대를 들어가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점수였죠. 지방 약대 정도 수준이더군요..
수능을 본 날 채점하고 전 밤새 울었습니다.
지난 1년간의 노력과, 집사람과의 약속과, 제 딸아이에 대한 믿음과,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것은 제 인생전체에 대한 계획이 말 그대로 다시한번 넘기힘든 산을 맞았다는 그 자체의 절망감과 자괴감....
전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1년 더 하기엔 제 경제적인 사정이 어려웠구요,
약대를 가자니 계획되지 않은 것이구요.. 돈을 벌어야 하나...
그러던 중 (정말 기가 막히게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던 분의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신규 계열사로 독립한 회사의 인사과장으로 재 입사를 하라더군요. 사실 회사에는 비밀로 부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2002년 말에 입사하고 현재까지 근무중입니다.
* 님의 고민과 방향설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
* 저 역시 구본형선생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선생님의 책을 몇번이고
읽으면서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변화하는 환경을 모른 채,
그냥 그대로 불타는 갑판위에서 갈팡질팡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는 것인지
늘 되새기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말 제대로 고민하고 이것이 맞다 그러면
고민속에서 방황하지 마시고 도전을 해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원하지도 않는 4번째 부류의 직업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동안의 밥벌이와 아내와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생활유지, 그리고
매달 날아오는 카드 값을 메울 정도의 안도감 입니다.
반면, 늘 긴장과 보장되지 못한 미래와, 성과에 쫒겨 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나 (그래서 치열하게 나를 포장해야하는 가식)
그리고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달고, 일요일에나 겨우 선심 써주듯 가족과
식사정도 하는 내 모습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이지요.
내 삶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도전을 통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주저앉아
머뭇거리고 있는 것 보다는 낫죠.
님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만약 공부하시게 되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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