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 조회 수 1919
- 댓글 수 2
- 추천 수 0
"살갗이 따뜻해서 더욱 좋다."
아주 오래전 드라마, 토지에서 한 남자가 봉순이에게 고백했던 말입니다. 하고 많은 것들 중에, 그것도 20년이나 지났는데 저는 왜 그 말을 지금도 기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따뜻한 것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그런가 보다 합니다.
포옹할 때 어딘가에 얼굴이 다아 살짝 눌리는 것과, 등짝에 얹은 손끝에 전해져 오는 온기를 좋아합니다. 고양이나 개도 안았을 때 털 속에 묻힌 손가락 끝에 따뜻함이 전해집니다. 손끝으로 배가 들썩이는 게 느껴지고, 따뜻함이 전해집니다. 조카들이 자다 잠덧을 할 때, 일부러 한 쪽 팔을 아이에게 두룹니다. 팔의 무게로 누군가가 옆에서 자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알리는 마음으로. 조금 있으면 팔에 조그만 배가 오르락내리락 하는게 느껴집니다.
얼굴을 푹 묻고 자고 싶은 사람, 만지고 싶은 사람은 달달한 냄새가 날 것 같고, 따뜻할 것 같다라는 환상이 있습니다. 그 환상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폭 안겨서 자고 싶고, 꼭 끌어안아주고 싶습니다. 얼마전 이사를 할 때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어머니 옆에 누워서 잔 것은 오랫만입니다.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