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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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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2일 03시 04분 등록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사회인이 된 지 4개월이 되어갑니다.

저는 공연기획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연보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대학에 들어가서는 공짜로 공연을 볼 수 있겠다싶어 공연장 진행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요,
비록 아르바이트이긴 하지만 2년을 꾸준히 성실하게 일한 덕택에 대학 졸업하기도 전에 이쪽 분야로 취직이 되었어요.

처음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을 배울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회의감 비슷한 것에 빠져있어요.

왜냐면 저희 회사는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한 사람이 소화해내야 하는 파트가 두 세가지는 됩니다.
저는 지금 세 가지 파트의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업무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입니다.

막내이다 보니, 선배들이 부탁하는 온갖 잡스러운 일들로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하고
책상에 앉아있을 때는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를 잽싸게 받아서 응대해야하거든요.
그러다보면 어느 새 퇴근시간이 다가옵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서야 제 일을 돌볼 여유가 생기는데, 매일같이 야근을 해도 일이 줄지를 않고 계속 밀리기만 합니다.

밀리는 일에 대한 외부의 불만사항들을 대할 때면 서글퍼지고요,
마치 채워도 채워도 결코 채워지지 않은 밑 빠진 독에 물을 계속 붓고 있는 심정입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화장실 가고, 밥먹고, 물 마시는 일만 빼고 온통 업무에만 집중하고 제 개인적인 생활은 모두 마지막으로 제쳐두는데, 과연 나에게 있어 '나'는 어디에 있을 것일까 하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까지 했어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책도 많이 읽고 보고 싶은 공연, 전시회 등등 참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내가 누릴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 일도 물론 배울 것이 많고, 제 발전의 계기가 되겠지만
나를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의 마음을 채울 만한 것이 부족하다면, 일상이 공허하게 느껴지겠죠.
저는 아마 일의 회오리 바람 속에서 영영 헤어나오지 못할지도 몰라요 ㅠ ㅠ

취업 못한 제 친구들은 저보고 행복한 고민, 배부른 소리 하지도 말라며 이해해주지 않고, 다들 바쁘고 일 많은게 행복한 것이라고 말들을 하는데,
남들도 다 겪는 일을 저 혼자만 유난스럽게 엄살을 떨고 있는 걸까요?
제 의지가 약해서 이런 고민을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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