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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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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4일 15시 51분 등록

마음에 거슬릴지 모르지만 감히 몇 자 적어 봅니다.
님의 경우 현재 마음에 드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직업마저도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지지 않은 듯한 느낌마저 드니까요. 대부분 그렇겠지만 문제는 자신에게 있죠. 죄송하지만 제가 보기엔 님은 ‘삶의 치열함 혹은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들에 비해 엄청난 능력과 자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정말 절절하게 풀어내 보지도 못하고 푸념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어렵지도 않습니다. 처음 발견한 그 좋아하는 일을 꼭 평생토록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감만 느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하여 이렇게 한번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본인이 살아오면서 일(직업)과 관련하여 정말 가슴 벅차 오르던 그런 일이 무엇인지 + 자신의 기질, 성향 + 본인의 재능+ 지금까지 한 일들의 조합을 해보는 것입니다. 님께서는 지금까지 다큐멘터리감독 혹은 PD가 되고 싶어서 대학교 신문방송 전공(조교생활 2년), 방송아카데미 PD과정, 워킹홀리데이 1년 반, 시민단체 활동가, 방송통신대학 영문과 편입, 공부방 자원교사, 영어번역 강좌수강을 거쳐 현재 비디오가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영역은 사진, 미술, 환경, 영어, 교육, 번역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다행이 이러한 일들이 서로 상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아마 님의 경우 일주일만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책(황금가지)” 혹은 너의 꿈은 무슨 색깔이니?(가산출판사)” 와 같은 책들을 보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단계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면 다 읽어 보셨겠지만 구본형 선생님의 책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와 피터드러커의 책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 보시고 첫번째 단계에서 잡은 윤곽을 구체화 하는 작업을 한 2주간만 해 보십시오. 그러면 아마 어떤 형식이던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무조건 ‘그 일이 천직이다’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실천해 보십시오.

그런데 님의 경우 지금 현재의 심정으로 그게 그렇게 잘 안될 겁니다. 서두에 말씀 드렸던 것과 같이 님은 생존에 직면한 듯한 절실함이 없어 보이거든요. 구본형선생님도 책에서 ‘길을 떠날 때는 무릇 사무치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고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무대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대 앞의 화려함 뿐만아니라 무대 뒤의 지저분함 혹은 초라함마저도 사랑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저 역시도 그렇지만 님께서도 처음에는 어떤 일이 좋아 쉽게 끌리지만 그 일을 어느 정도 알게 되면 금새 그 일이 시들해지는 타입인 듯 합니다. 더욱이 처음에 보지 못한(안보인) 그 일의 부정적인 면들을 보게 된다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들겠지요. 하지만 모든 일엔 좋은 것과 싫은 것들의 양면은 항상 존재 합니다. 싫은 모습도 초보자가 보는 것과 그 방면의 전문가가 보는 눈은 확실히 다르니까요. 그래서 어떤 일이던 그 방면에 어느 정도까지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주 평범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진전에도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좁은 소견으로 말씀 드렸지만 그래도 쉽게 실천이 잘 안될 것입니다. 문제는 자신감이죠. 제가 보기에 님께서 가장 문제되는 대목이죠. 사실 세상에 무슨 일이든 열정만 있으면 못해낼 일이란 거의 없죠. 더욱이 님과 같은 지적능력을 겸비한 분이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열정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로 제안 드립니다. 님과 같은 분은 혼자서 생각하기 보다는 여러명이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느껴집니다. 저의 경우엔 시중에 있는 ‘데일 카네기 과정’을 수료 하였는데 그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한번씩 12주 프로그램으로 되어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참여 하시면 아마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앞이 안 보인다고 하셨죠. 제가 제안한 대로만 해 보십시오. 그러면 앞이 반드시 보일 거라고 확신 합니다. 그런 후에도 만약 똑 같은 현상이라면 다시 한번 글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백날 고민하는 것보다 한번 실천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생각에만 갇혀 있지 마시고 지금부터 당장 실행에 옮기시길 강력 추천 합니다.
늦었다구요. 만약 아직 안보셨다면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한번 보십시오.
IP *.62.20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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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hereman
2005.04.25 09:16:16 *.116.163.62
따끔한 충고말씀 감사합니다. 저 스스로도 늘 "치열함 없음"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오는 말씀이네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님께서 말씀해 주신 데로 책도 읽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보아야 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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