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1959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나도 9월 달에 병원에 가야합니다. 가서 여러가지 검사를 해야해요. 6개월 전에 했던 검사들을 다시 해야하는 것이지요. 별 것 아닌 것이지만 그 검사를 생각하면 기분이 나빠져요. 그 기분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나는 보통때는 다 잊고 살아요.
때때로 아픈 것은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그건 좀 더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병의 심각성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많이 아픈 것은 좀 더 많이 조심하라는 것일 뿐입니다. 아픈 것에 익숙해 지게 되고, 아픔과 함께 친구처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픔은 우리에게 용기를 가지게 합니다. 용기는 두려워해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두려움이 없는 곳에는 용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마음을 단련하고 마음을 편히 갖도록 하세요. 9월이 되기 전까지는 유쾌한 휴가들이 한 달도 더 남아 있군요. 아주 찬란한 여름철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군요. 9월이 오면, 그땐 그저 내 몸을 맡기면 되요. 신이 내 몸을 다 치료해 줄 때 까지. 그리고 나서 다시 아주 젊은이로 되돌아가 자신이 꿈꾼대로 사는 것이지요.
당분간 약을 매일 먹어야 할 것이고, 적절한 운동을 해야할 것이고, 간혹 밥맛이 없을 것이고, 때때로 병원에 가야하겠지만,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아픈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들을 더 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식구들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었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알게 되었고,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게 되었고, 이 세상의 것들에 대한 쏟아지는 눈물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니, 얻은 것 또한 아주 풍성한 것입니다.
몸이 아픈 것을 너무 아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힘을 내세요, 우리 몸은 병에 그렇게 쉽게 지게 만들어져 있지 않아요. 생명를 그렇게 쉽게 쓰러지도록 되어 있지 않답니다. 마음을 열고 그들이 마음대로 덤벼들도록 해보세요. 그러면 아주 쉽게 물러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병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웃음입니다. 밝은 마음이예요. 많이 웃으세요. 곧 이 싸움에서 빛나는 승리를 얻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대의 싸움을 지켜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대가 아주 쉽게 이겨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아주 커다란 박수와 꽃다발과 케익과 카메라를 들고.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90 | 선택 | 딸기공주를 둔 엄마 | 2005.03.16 | 1653 |
789 | -->[re]조언이 늦었나요? | 허희영 | 2005.03.16 | 1579 |
788 | 적성과 흥미. [2] | 하늘을날다 | 2005.03.16 | 1636 |
787 | -->[re]선택 [1] | 김미영 | 2005.03.17 | 1889 |
786 | -->[re]적성과 흥미. [1] | 김미영 | 2005.03.17 | 1699 |
785 | -->[re]적성과 흥미. [2] | 오옥균 | 2005.03.18 | 1808 |
784 | 구본형님의 조언을 기다리며 | 봄을 꿈꾸며 | 2005.03.20 | 1872 |
783 | -->[re]힘내세요.. | 김미영 | 2005.03.21 | 1822 |
782 | -->[re]소수민족 언어 | 구본형 | 2005.03.21 | 1883 |
781 | 책을 읽을때 요약하는 것이 막막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 김수환 | 2005.03.23 | 1577 |
780 |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김경희 | 2005.03.23 | 1817 |
779 | -->[re] 다 옮겨 적으세요. | 구본형 | 2005.03.24 | 1686 |
778 | 진로상담 조언부탁드립니다. [1] | 엄준협 | 2005.03.25 | 1590 |
777 | -->[re]글쓰기에 대하여 - 나만의 취향 | 구본형 | 2005.03.27 | 1732 |
776 | -->[re]먼저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어야 | 구본형 | 2005.03.27 | 1633 |
775 | 안녕 하세요? | 박준모 | 2005.03.28 | 1657 |
774 | 기업에서 변화관리 업무를 하는 중간관리자급의 캐리어패스? | 김연빈 | 2005.03.29 | 1625 |
773 | 진로고민... | 구본진 | 2005.03.30 | 1958 |
772 | -->[re]변화관리 전문가의 career path | 구본형 | 2005.03.30 | 1612 |
771 | -->[re]그대를 주시게 | 구본형 | 2005.03.30 | 18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