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 다른길
  • 조회 수 1867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5년 9월 1일 17시 51분 등록
안녕하세요?
저는 의대에 다니는 스물 일곱살, 여학생입니다.
지금 졸업반이고, 내년 1월에 국시를 보면 의사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만약 정상적인 길을 가게 된다면, 내년 3월부터 인턴으로 1년간 일한 뒤,
레지던트로 4년간 일하고, 그 다음엔 전문의가 되어서 봉직의나 개업의로 일을 하게 될텐데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나 만드는 걸 좋아했었습니다. 학교 대표로 미술 대회에 나가기도 했었고, 한때는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기도 했습니다, 고 2때는 의상학과를 가려고도 했었는데, 고 3때 다시 마음을 바꿔서 의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6년동안 의대 생활이 참 힘들었는데,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날들이 올 거라 생각하며 참고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의대에 온 것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실습을 돌면서 본, 병원에서의 의사의 생활은 제가 생각했던 것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창의력과는 전혀 거리가 먼, 틀에 짜여진대로 환자를 보고 치료하는 모습이 저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직업에 제 모든 것을 걸고, 열정을 가지고 일하며 살고 싶었는데, 의사란 직업은 제게 열정을 심어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의학이란 학문에 저는 흥미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실습을 도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수동적인 제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의상 디자인입니다. 거창한 꿈도 아니고, 그저 예쁜 옷들을 제가 직접 만들어서 팔고 싶습니다. 정말 너무 하고 싶은 일이고, 이 일이라면 제 모든 것을 걸고, 후회없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할지가 고민입니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해 봤는데 한가지는 내년에 졸업을 하고, 우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건강검진센터 같은 곳에서 일을 하면서, 저녁시간과 주말을 이용해서 패션디자인과 웹디자인 등을 배운 뒤 그 다음해에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것이구요.
다른 한가지는 내년에 인턴을 하고, 3년만에 마칠 수 있는 가정의학과를 택해서 레지던트를 하면서 틈틈히 디자인을 배워서 전문의를 딴 후에 일을 시작하는 것인데요..

혹시라도 나중에 다시 의사를 할 수 있으려면, 후자의 길을 택하는 게 안전하기는 할 것 같긴한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고, 또 4년간 마음이 가지 않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단 생각도 들고. . 갈등이 생기네요.

그리고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부모님인데요. 재수한 것까지 합해 지난 7년동안 학비와 생활비까지 다 대주셨는데, 이렇게 그 길을 다 접고 다른 일을 한다면 굉장히 실망하실 거란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요즘 머리가 복잡합니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IP *.190.241.181

프로필 이미지
다른길
2005.09.03 00:39:30 *.127.37.62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길을좋아하는人
2005.09.03 00:55:52 *.190.172.158
좋은길찾으시기를 기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조우영
2005.09.10 00:18:36 *.209.181.229
1.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진 마십시요.

2.선택의 순간에 지난 시간들에 대한 미련은 버리십시요.

3.미래에 대한 불안때문에 쉽사리 타협하진 마십시요.

4.정말하고 싶은 일이라면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5.객관적으로 옳고 그른 선택이란 없습니다.자신에게 행복한 것이면 그
것이 옳은 것입니다.

6. 정말 하고싶은 일이라면 지금 시작하십시요.
샵을 내고 직원을 고용하고 거래처를 뚫고 저렴한 가격에 원단을
구하고 기타등등을 생각하면 탄탄한 자금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그것은 오산입니다. 디자인의 핵심은 거부와 재창조 그리고 어필로
정의되는 것입니다.

7. 님의 디자인이 그 요소들을 충족시킨다면 샵도,직원도, 원단도 따
라 올 것입니다.

8.우선 몇가지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지 배우지 않고 그냥
님의 느낌대로 님을 위해 틈틈히 몇벌의 옷을 만들어 보십시요,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거든 주변 친구들을 위해 같은 작업
을 반복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이 즐겁고 그로인해 주변사람
들이 만족해 한다면 님에겐 의상디자인이 천직입니다.

9. 디자인은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작업과정을 수월히 하기위해
웹디자인이 필요하긴하지만 그것은 단지 스킬에 불과합니다.

10.디자인은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