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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1일 09시 52분 등록

젊은 날을 뒤돌아 보면 수 없는 방황과 눈물이라네. 꿈은 많고 이룬 것은 없고 게으른 몸 때문에 되는 것 하나 없는 어두운 길들을 깊은 한 숨으로 걷기도 했다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위로를 받기도 하고, 혹은 더 쓰라려 지기도 하며, 때때로 끝도 없는 반복에 질식하여 무기력하고 무감각하게 지내기도 했다네. 그러나 간혹 알 수 없는 기쁨들이 생겨 나기도 했는 데, 그건 순전히 생활 속에서 일어 나는 경이로움들이었다네. 아주 작은 것들.. 푸른 하늘, 어떤 노래, 아직 아린 봄철 꽃 한송이, 고독한 새, 차거워 진 날씨 때문에 잘 움직이지 못하는 여치, 작은 생일 잔치, 내 말을 들어 주는 친구, 그녀의 눈빛, 파도 같은 웃음... 이런 모든 것들이 귀찮은 삶의 모서리 마다 나를 기다려 주었다네.

어느날 생각지도 않게, 나는 터널을 나와 햇빛 쏟아지는 거리를 눈부셔 걷고 있었다네. 그대 정훈이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쓰리지 않은 젊음을 미워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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