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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5일 19시 13분 등록
전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4,5살때쯤에 재혼을 하셨는데
제가 저를 낳아준 엄마를 전혀 기억 못하는 것으로 보아 제가 갓난애기때 아버지는 이혼을 하셨던것 같아요. 할머니,할아버지와 살던 기억부터 납니다.
아버지는 권위적이셨고 그래서 저와 언니는 아버지 말을 잘들었습니다. 새엄마와 새집으로 이사갈 떄도(그 전까지는 할머니,할아버지 댁에서 살았거든요.) 아버지가 새엄마를 가리키며 이제 부턴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전 아버지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엄마라고 불렀지만 많이 낯설었습니다. 무서웠다고 할까요. 이사온 첫날 제가 언니와 양치질을 하다가 컵을 깨뜨렸습니다. 아버지한테 혼나는 건 안무서웠습니다. 일부러 깬 것도 아니고 실수였으니까요 그런데 거기서 언니가 장난으로 새엄마한테 혼나겠다고 겁을 줬죠. 저 그자리에서 바로 펑펑 울었습니다. 놀란 아버지와 새엄마가 와서 깨진 컵을 치워줬죠. 저는 그정도로 새엄마를 처음부터 무서워했어요.
그 후로도 저는 새엄마를 무서워했고 불편해했어요. 제가 새엄마를 싫어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수학문제를 이해못한다고 맞은 일이었죠. 한두번이 아니라 매번이요. 어렸을떄 제가 좀 어리버리하고 그랬는데 그 땐 정말 수학문제가 이해가 안됬습니다. 매일매일 그런 일이 계속되다가 급기야 너무 울어서 정신이 혼미해졌을때도 수학문제를 물어보길래 정신이 없어 모르겠다고 했더니 맞았습니다. 뭐.. 얼마나 답답했으면 때렸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린나이에 전 정말 충격이었어요. 그때까지 별로 안맞고 자랐거든요. 뭐를 강요당한적도 없고..
그러다 제가 6살때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그 때부터 엄마는 뭐든 동생중심으로 했고 저와 언니는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안그래도 눈치보면서 살았는데 동생때문에 더 힘들게 됬죠. 근데 언니는 첫째라고 뭐해주고 동생은 막내라서 뭐해주고.. 둘째가 서럽다는 거 잘 알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이 쌓이고쌓이고 해서 미움과 증오가 됬습니다. 친엄마라면 투정도 부리고 그랬을텐데 새엄마였기때문에 동생은 자기배로 낳은 자식이라 잘해주고 난 아니니까 막대한다 이런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죠. 근데 이게 생각만이 아니라 정말 그랬기 때문에 더 화가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릴떄 몇번 저금통에서 큰돈을 훔친적도 있고 방황을 했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초등학생이 방황을 했으면 얼마나 했겠어요. 매번 들켜서 혼나고 말고 그랬죠. 그러다가 아버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에겐 엄마는 없어도 아버지는 있다라는 생각으로 아버지 말씀잘듣고 나쁜짓도 안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물론 새엄마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때문에 꾹 참고 지냈어요.하지만 언니는 저와는 달리 똑부러진 성격으로 새엄마의 호감을 사서 그나마 대접받고 살았는데 지금 그 언니는 집을 나갔습니다. 고등학교다닐때 전교1등도 하고 학교장추천으로 서울대에 원서도 넣고 그랬는데 수능을 망쳐서 지방대에 들어가게 됬어요. 그것때문에 기대가 컸던 아버지는 실망하시고 언니는 언니대로 대학생 기분낸다고 놀러다니고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아버지가 아시고는 둘이 싸웠어요. 심하게 싸워서 집을 나갔습니다. 1년이 다되가네요. 근데 그 후로 새엄마는 날 대놓고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언니가 있을때는 언니가 제 방패역할을 해줬어요. 그래서 나한테 대놓고 함부로 하지 못했는데 언니가 없으니까 날 막대하기 시작했죠. 아버지도 변했어요. 중학교때 연예인을 좋아했는데 그 연예인한테 공책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빠에게 이런식으로요. 그런데 그걸 보고 아버지는 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줄 아신거예요. 그것도 두번을 싸웠는데 그 두번을 똑같은 공책을 보고 오해를 하셨습니다. 어이가 없었죠. 그렇게 오해받는 것도 화가나는데 나몰래 내 일기나 다름없는 공책을 봤다는 게 전 충격이었어요. 사춘기였으니까요.
그 뒤부터 전 아버지도 새엄마도 아무도 안믿었습니다. 아버지도 새엄마도 날 안믿으니까요. 새엄마는 이제 날 없는 사람취급합니다. 컴퓨터때문에 동생과 싸웠는데 (사실 싸운 것도 아니고 동생이 일방적으로 울었습니다. 새엄마는 일을 다니시는데 일끝나고 오는 시간에 맞춰서 울더군요.)그 후로 저를 괴롭히더군요. 눈이 펑펑온 다음날 차도 제대로 못다니는 데 도서관을 가라는 군요. 그떄는 시험기간이라서 갔는데 그 다음에 또 가라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눈오는데요. 가기싫다해도 가라고가라고 해서 화가나서 문을 쾅 닫고 나갔습니다. 그 후로 용돈, 차비 다 끊기고 야자끝나고 집에가면 문이 잠겨있더군요. 불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야자끝나고 집에갔는데 저에게 왜이렇게 늦게 오냐고 화를 내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야자를 하니까 늦게 오는거아니냐고 했더니 그전에는 제가 일찍왔다더군요. 일찍왔죠. 원래 시험보면 일찍끝나잖아요. 근데 그때만 생각해서 제가 원래 그시간에 오는 줄 착각한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저도 막 뭐라고 했죠. 새엄마는 저보고 이 집에서 살고 싶으면 자기한테 잘 보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밤에는 아버지가 일나가셔서 안계셨습니다. 전 참다못해 너무 화가나서 지금 나한테 협박하는거냐고 대들었습니다. 솔직히 완전 협박조였거든요. 언니가 집나간 상황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건 나도 내보내겠다는 뜻아니겠습니까. 벼르고 있었던 겁니다. 아무튼 제가 그랬더니 저보고 대든다고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던지더니 발로 차는 겁니다. 전 억울했지만 그래도 어른을 때릴순 없어서 맞고만 있었습니다. 급기야 옷걸이를 가지고 제 머리를 마구 패더군요. 머리를 다칠 것 같아서 손으로 막았는데 한바탕 하고나서 제 손을 보니 손가락 마디마디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고 손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있었습니다. 제가 손으로 머리를 안막았으면 전 어떻게 되있었을까요? 저는 그떄만 생각하면 무섭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밤에 잠을 잘 못자게 되었어요. 아무튼 전 분노를 삭힐 수가 없어서 그길로 집을 나왔습니다. 집나간 언니와 연락을 하고 있었기에 언니가 사는 집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하루 자고 학교에 나가고 아버지떄문에 결국 이틀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날 밤 새엄마는 나보고 왜 왔냐더군요. 그러고는 그 떄 나한테는 이집에서 살고 싶으면 잘보이라고 했던 말을 아주 순화시켜서 말하더니 내가 이렇게 말했더니 넌 나한테 협박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하는거예요. 분명히 아버지에게도 이렇게 말해서 다 내가 잘못한거라고 한게 분명한거였죠. 전 어이가 없었지만 참았습니다. 난 아직 학생이었고 새엄마한테 의지하는게 부끄럽지만 내가 사회생활을 하려면 최소한 고등학교는 마쳐야 했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새엄마가 저의 소지품을 뒤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의 지갑을 뒤져서 돈을 확인하기도 하고 온갖 메모지를 책꽂이에서 찾아서 읽어보고 아무튼 종이에 뭐가 써있기만 하면 다 읽어봤을겁니다. 저만 알고 있던 것도 새엄마는 다 알고 있었으니까 말다했죠.
제가 중학교때 연예인을 좋아했다고 했었지요. 그 연예인을 아직도 좋아하는 그 연예인의 홈페이지에서 그 연예인의 사진이 프린팅 된 미성년자용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었습니다. 전 신용카드를 쓸 의도가 아닌 단지 그게 너무 가지고 싶어서 신청을 했는데 얼마전에 새엄마는 제가 학교간 사이에 제 지갑을 뒤져보았는지 그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를 하고 그 카드를 잘라서 버렷습니다.
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동생이 말해줘서 알았는데요. 지금 분노를 삭히기가 힘들어서 이곳에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전 이제 새엄마와 같이 살고 싶지 않아요. 일기를 쓰면 온통 새엄마에대한 욕뿐이고 복수하겠다는 내용밖에 써지질 않습니다. 정말 저여자 때문에 내 어린시절이 슬픔과 분노와 증오로 더럽혀진거 같아서 괴롭습니다. 왜 나는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지 못했는가 너무나 후회되고 이젠 저여자와 재혼한 아버지도 원망스럽습니다. 나를 두고 집을 나가버린 언니도 원망스러워요. 집나갔다 돌아온 이후에는 친척들과도 어울리지 못합니다. 이런 내 상태를 알지 못하는 친척들이 내가 집나갔었다는 걸 알고 있으니 속으로 뭐라고 생각했을까 이런 생각하면 만나고 싶지 않아요.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도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이 들고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이러다가 제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 정말.. 다시 태어나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요. 적어도 어린시절만큼은요.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서 읽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전 조금이나마 시원한 마음으로 가게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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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중딩엄마
2006.02.26 01:12:59 *.248.38.225
많이 힘들었겠네요 사춘기인 딸과 타협이 안되고 서로 이해를 못할때는 정말 무섭게 혼내고딸래미는 버릇없이 대들기도해요 친엄마와 친딸이기에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일 없는듯 되지요. 새엄마기에 하고싶은말도 못하고 새엄마기에 더 섭섭하게 생각되는 면도 있었을꺼예요. 어른의 억지와 횡포가 새엄마라는 선입견으로 더 포악스럽게 느껴지지나 않았는지 염려되는 부분도 있네요 글쓴이의 고통과 아픔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예요 아빠를 생각해서라도 잘 이겨내세요. 우리 학생이 경험한 아픔을 다른사람을 위로하고 배려하는데 쓸수도 있을꺼예요. 새엄마가 좀더 따뜻하고 속 깊은 분이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 앞으로 좋은일이 더 많이 생길겁니다. 더 밝게 힘차게 생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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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6.02.26 10:28:45 *.116.34.192
아주 긴 이야기를 잘 들었어요. 아주 솔직하고 생생한 이야기였습니다. 나도,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이만, 두 아이를 키우며 꾸중도 하고 섭섭한 말을 하기도 했어요. 살며 부딪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 사이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연예인을 좋아하고 편지를 쓰는 행위는 사춘기에 늘 있는 일이고, 약간 깻잎 머리를 해보고 싶은 것도 그때 늘상 있는 유혹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아이가 모범생이기를 바라요. 그저 얌전하게 다른 아이들 처럼 무난한 학생이기를 바랍니다. 공부도 잘하고 말잘듣는 아이를 좋아하지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걸 바라요. 친어머니와 아이 사이에도 늘 문제와 갈등이 많습니다. 새어머니의 경우는 서로 조심스럽고 작은 일도 더 많은 오해를 낳게되는 어려운 관계일 것입니다. 나도 새어머니가 속 깊은 분이기를 바랍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를 잘 졸업하도록 하세요. 조용히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모든 열정을 바치세요. 이제 연예인은 잊으세요. 가능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도록 하세요. 이것이 제일 좋은 선택 중의 하나입니다. 대학 가면 좀 더 넓은 자신의 세계가 생길 것입니다. 친구들의 세계, 우정과 사랑의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때 가정의 일이 여전히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지요. 내 아이들은 모두 대학생들인데, 그 애들은 얼굴 보기 어려워요.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 있고 그곳에서 기뻐하고 그곳에서 고뇌하지요. 그게 커가는 것입니다.

학생도 2년 후면 대학에 들어가 자신의 세계를 가지게 되면 더이상 새엄마와의 갈등이 지금처럼 유일한 분노와 상처로 남지 않게될 것입니다. 새엄마에게는 그녀의 인생이 잇고 학생에게는 또한 자신의 인생이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조금 현명해 지기 바랍니다. 부모님과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사소한 사춘기의 특권을 버리도록 하세요. 옷을 단정하게 입고, 공부에 모든 것을 걸고, 엄마가 내 공책을 보는 것도 참도록 하세요. 모욕을 조금 참을 수 있다는 것은 성숙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수양이기도 해요. 새엄마에게 부드럽게 대해줄 수 잇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으면, 그저 새엄마가 내 속에 차지하는 부분을 학생의 인생에서 조금씩 몰아 내도록 하세요. 지금은 마치 새엄마의 존재와 행동 하나 말한마디가 학생 인생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거든요.

공부에 더 많은 시간와 애정을 가지도록 하세요. 지금은 그것 보다 쉬운 것은 없어요. 학교가 도와 주고 선생님이 도와 주고 적어도 아버지가 도와 줄 것입니다. 공부는 훌륭한 도피처 이기도 하고, 당연히 가야할 미래의 준비이기도 해요. 이런 저런 갈등으로 시간을 놓치고, 대학에 들어 갈 수 없게 되면, 기회는 훨씬 더 줄어들 것입니다. 더 많은 방황이 시작될 수 있고 새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고, 아버지마저 훌륭한 지지자가 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많겠지요.

공부에 당장 취미가 없어도 좋아하는 과목 몇개 부터 시작하세요. 그 과목에서는 학교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세요. 그리고 싫어하는 과목에서는 중상 정도라도 해 보세요. 조금만 노력하면 그건 될 테니까요. 그리고 3학년 때 전력질주 하세요. 스피드 스케이팅를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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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2.27 14:01:58 *.7.28.25
신께서 선물을 주실때 어떠한 댓가를 요구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좋은 기회가 될 수있을 것입니다. 단 이겨냈을때 이야기입니다.
먼저 주위를 돌아보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시면 어떨까요?
어떤 문제나 자신이 아니라 남에게서 시작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만히 자세히 문제를 보면 모두 자신의 입장과 욕심에서 시작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정도의 자신의 문제를 글로 표현할 정도면 충분히 지금의 문제를 뛰어넘을 수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굳게 자신을 믿으시고 힘내십시요.
삶이 잘 흐르도록 자신을 잘 다독이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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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사람
2006.03.16 11:28:54 *.92.30.3

*~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는 것이다. ~*

"당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당신이 당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고 피터 드러커는 말합니

다.

...님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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