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2006년 3월 22일 17시 29분 등록
마흔까지 삼년이 남아 있습니다.
서른 다섯을 넘고 나니 마음이 바빠집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영어학습지 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학습지교사입니다.
햇수로 오년째 하고 있네요. 사람들은 학습지교사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그게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나는 영어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영어선생님으로서의 자질과 자격을 갖추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고 우리회사의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제일이라고 자부합니다.

영어와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된 건 - 돈을 벌어야만 하는 현실적인 상황, 딸아이의 영어교육까지 챙길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영어를 하면 밥은 먹고 살 것이다 그런 이유였지요.
아, 제가 이 상담실 문을 두드린 건 이런 이야기가 아닌데, 엇나가고 있군요.

제 직장 동료 선생님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스스로 그 대답을 찾기가 몹시 어렵네요.
저는 MBTI 성격유형검사에서 INFP가 나왔습니다. TF에서는 비슷하게 나왔지만 나머지는 아주 편중된 경향을 보였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만나고 아이들을 만나고 만나고 엄마들을 만나고 만나고 ... 늘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오년을 해 올 수 있었던 건 ...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는 아주 우수한 교사는 아니지만 평균이상은 하는, 가끔 평균이상도 하는 교사입니다.

세상에 더 나은 직업이라는 것은 없다고 해도 내게 잘 맞는 일 ,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길에서 빛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제가 처한 상황은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늘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애써왔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독서지도사과정을 마쳤고 ( 이 일을 하기전에 국어독서와 관련된 강의.. 그림책... 이 제 꿈의 한 갈래에 있었습니다) 올해는 심리상담, 진로, 학습상담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나이를 먹어서도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
아, 자꾸 다른 길로 이야기가 갑니다.

제 직장 동료선생님은 저보다 한 살이 많습니다. 이 계통의 일을 십년넘게 하고 있고 아주 잘하시는 분입니다. 처음 제가 이 회사에 들어갔을 때 이미 오년차 ..쯤되었나 싶네요.
많은 도움을 받았고 서로 많이 고민도 나누고 의지도 되었습니다.
그간에 저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고 또 새로운 시도를 해내고 ... 그 선생님과 갈등이 많아졌습니다. 한동안 소원한 관계였다가 다시 무언가 함께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가을즈음에 아주 큰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에게 저는 늘 후배교사 신참내기처럼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다툼은 아주 사소한 시비였지만 저는 제 자존심을 다쳤다고 믿었고 .. 그녀는 몹시 화가 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의 일로 회사교사모임를 제가 무산시켰다고 그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사사건건 의견이 달랐습니다.
많지 않은 교사들 가운데 두사람의 관계는 다른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그녀와의 관계를 풀어야하나 그런데 어떻게 풀어야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도움을 주십시오.

IP *.100.64.184

프로필 이미지
천장거인
2006.03.23 08:55:28 *.238.210.150
직장생활 20년의 저도 갈등이 있습니다.
후배사원과는 없는 것으로 느끼는데, 바로 직속상사와의 마찰이 있습죠.
선 후배 사이의 갈등은
경험적 노하우의 툴에 의존하는 고참과
신지식과 변화무쌍한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실력을 갖춘 후배 사이의
업무 방법이 다를 때 주로 나타납니다.
도움을 구하는 분의 갈등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으나, 사사건건 이견을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두분의 갈등은 상당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이네요.
제생각에는, 후배의 입장에서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겠지만, 좀 더 참으시는 것이 좋겠고, 상대의 생각과 다를 때는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냉정하면서 논리적인 대화가 주효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상대가 사사건건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대화자체가 이루어 지지 않겠지만,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분위기라면 항상 차분하게 상대를 존중하는 말투로 어필해야 하겠습니다.
노력해 보시겠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마흔까지 삼년
2006.03.23 11:36:10 *.100.64.184
고맙습니다.
제가 좀더 많이 참아야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제 고민은 그 선생님과 큰 다툼이후에 서로 인사도 잘 하지 않는사이가 된 것입니다. 어쩌다 아침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할 때 두 사람 뿐인 경우 서로 외면하게 되고 , 가능하면 다른 길로 돌아서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참 유치하고, 어디다 말하기도 쫌 쪽팔리는 ..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처음 다툼이 있고 나서는 내가 잘못한 일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선생님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평가할 점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분이 제게 하는 여러 가지 행동과 업무상의 갈등이 심합니다.
지금은 골이 더 깊어졌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김명진
2006.03.23 11:48:06 *.93.137.111
우선, 편지나 메일로 사과하세요.. 그럼 아무 회신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과를 하면서 우선, 후배의 입장을 조리있게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글도 같이 쓰세요. 회신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다가가서 일상적인 인사를 하세요.. 그럼 그냥 차갑게 대할 수도, 아님
일상적인 대화로 대응을 하실겁니다. 그렇게 일상적인 인사를 하시고
간단히 대화를 끝내세요. 후에 메일이나 편지를 보내고 근황등을
물어보는 관심을 표현하세요.
그리고 일상처럼 행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얘기를 건네세요
그러는 사이의 대화가 어느정도 되면 미안하다거나 섭섭했다거나등의
얘기를 나누세요
어쩌면 그러는 과정에 인간관계가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번 적용해 보시길..
프로필 이미지
빨간뺨
2006.03.24 10:35:41 *.106.36.2
참 관계라는 건 다 어렵지요? 특히 사람사이는 더한 것 같습니다.서로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행운일 것 같고요. 그래서 전 어느 누구든 그가 어떤 생각을 가졌건 간에 존중해야겠다는 마음을 바닥에 깔고 있으려고 노력해요.(나이가 들다보니...)
오늘은 유난히 볕이 환하군요. 거리를 지나다보면 꽃집 앞에 봄꽃들이 많이 나와있던데요. 직장 선배께서 좋아할 만한 화초는 무엇일까 생각하며 한 포기를 골라 선물하면 어떨까요? 산호초,시클라멘,제라늄, 칼란코에 수선화 등 참 보기가 좋더라구요. 값은 이삼천원 정도이고요.그의 책상에다 갖다놓으며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을까요?심드렁하게? 멋적은 표정? ) "어디갔다가 오면서 생각나서 샀다"하면 순식간에 감정이 풀리지 않을까요?(제 희망 사항이지만요.)
아님 문화상품권을 2장가량 사서 "토요일에 영화라도 한 편 보쇼."간단한 메모와 함께 선물하면 어떨까요? 알고보면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워하고 고민하고 후회하는 것 같아요. 영화는 메종드 히미꼬,브로크백마운틴,뮌헨,앙코르 등 볼 것이 꽤 있어보이던데요. 아무쪼록 봄볕처럼 마음이 밝고 환해지길 빌어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