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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11일 08시 16분 등록
어제 막걸리는 마시던 중,
누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귀자씨는 10년뒤에 어떤 모습이 되고 싶어요?"

"..."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걸 한마디의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말한다고해도 그게 그대로전달이될까...그런데 내가 진정으로 살고싶은 모습은 무엇일까.

결국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저도....잘 모르겠어요. 찾고 있으니까."


이곳 연구소 생활을 하다보면(컴퓨터 상으로)
나의 미래에 대해, 다른 분들의 미래에 대해 많은 그림들을 보게 된다.
많은 스케치를 했지만,
나는 사실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것'인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하나의 길을 택한다는 것이 무척 힘이 든다.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정해서', '하나의 일에 집약된' 자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많은 충고를 해준다. 나도동의한다.
그러나....그 한가지를 선뜻 정할 수가 없음이 힘들 뿐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결국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무수한 꿈을 꾸다 결국엔
남들과 같은 길을 가고 마는 친구들의 모습이 나를 두렵게 한다.
한 친구가 나에게 그랬다.

"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 라디오 피디를 꿈꿔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꿈이 아니었다고...
내 꿈은 라디어 피디라는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감동과 삶의 의미를 주고픈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고.
그렇게 보면 꿈이 하나일 필요는 없잖아?"


그렇다면, 무슨일을 하든, 그 꿈을 간직하면 되는 건가?

누군가 나에게
'꿈'을 물을 때마다 나는 힘들어진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나는 과연 꿈을 찾는 과정 중에 있는걸까, 그야말로 꿈꾸는 중인가?
IP *.229.28.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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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5.11 10:00:42 *.109.152.197
앗, 이건 너무 어려워...하지만 귀자씨 너무 고민하지는 말아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의 한 구절처럼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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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5.11 10:42:58 *.118.67.206
찾고 있는 중이니 잘 찾아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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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탄
2006.05.11 21:07:02 *.199.135.81
귀자씨, 누구보다 살아온 삶에 회한이 많은 사람으로서, 대2 고3의 자녀를 둔 엄마로서 생각나는대로 적어볼게요~~

우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정말 없는지, 아니면 있긴 있는데 그 고지에 올라가기까지의 지난한 어려움을 견딜 자신이 없는 것인지가 궁금해지는데요. 가령 ‘작가’에 대한 꿈이 전혀 없나요?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아직 모른다 해도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해요. 사회인이 되는 20대 중반에서 평균수명까지는 무려 50년이거든요. 대략 3번 정도 변화를 해도 좋은 시간이거든요. 현재의 상황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두 세 개로 압축시켜 놓은 다음에 하나씩 검토해 봐도 괜찮지 않나 싶어요. 20대에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지요. 구소장님이 이 코너 어디선가 말했듯, 심지어 실패조차 하나의 케이스를 검증한 것이 되니까요. ‘아니면 말고’ 이것은 박찬욱감독의 가훈이구요.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만 않으면 곧 돌아나올 수 있어요.

나는 아이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하지요.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만한 최소의 경제력을 갖춘 다음에는 니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하라구요. 조용헌의 ‘방외지사’에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농촌지도소 공무원이 20년간 공무원을 한 다음에 연금으로 생활하며 자기 꿈을 이루는 사례가 나와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 공무원은 20년간 하면 평생동안 연금이 나온다네요. 20년? 하하, 별 것 아니에요. 금방 가던걸요.

나는 무슨 일이 하고 싶어지면 머리에서 비디오가 돌아가요. 좋게 말하면 직관적이고 사실은 실속이 없지요. 맘 먹으면 꼭 해야 하는 대신, 오래 가지는 못해요. 일장일단이 있겠지요. 젊음, 아낀다고 해서 언제까지 남아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기저기 몸으로 부딪치며 잘 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좋겠다, 젊어서, 시간 많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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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5.11 23:27:05 *.147.17.100
귀자야, 연구원 활동에 충실해라. 과제를 제때에 해내. 너의 방식으로 해내기 위해 늘 노력해라.

귀자야, 고민이 변명이 되지 않게 해라. 젊을 때의 고민이 변명이 되고 그것이 반복되면 변명은 습관이 된다. 젊음은 고민이고 방황이 일상인 시기야. 그것들을 변명으로 삼으면 변명이 일상이 된다.

귀자야, 집중과 몰입은 다른 거야. 큰 지도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집중이라면, 몰입은 지금의 길을 열심히 가는 거란다. 지금은 몰입이 더 중요할 것 같구나.

귀자야, 꿈은 '운명의 그'처럼 온다. 운명의 그 사람을 만나기가 어디 싶겠냐. 그저 느낌만 좋은 경우도 있겠지. 그래도 귀자 마음 속에서 그의 모습이 점점 선명해지면 운명의 그가 언제 어디서 오든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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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5.12 01:08:33 *.229.28.221
조언 감사드립니다.
새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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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6.05.12 18:09:20 *.35.191.194
승완씨, 나에게도 하는 이야기(연구원 부분은 빼고) 같은디... 고민해보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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