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고민

여러분이

2006년 5월 16일 05시 57분 등록
안녕하세요,

뉴욕으로 와서 구본형님의 첫번째 책 "익숙한것과의 결별" 을 읽고 그후로 나온 책들을 읽으면서 얼마나 가슴이 설레고 기뻤는지요. 글도 남겼을때 구본형님의 답장을 받고 기뻐하기도 하고 구본형님의 글들을 스크립트하기도 하구요. 벌써 그 일들이 8년도 넘게 더 됬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질문이 있습니다. 연구원님들도 계시고 다른 열정과 능력이 있으신 분들도 있으니 좋은 의견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회사 이름은 개인적이므로 쓰지는 않겠습니다.

대학 졸업이후로 의류업계 (Retail industry) 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005년 여름 미국에서 마켓사이즈로는 두번째로 큰 회사의 백화점자회사로 옮겼구요 그 백화점들중 한곳에서 한층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열정이 있고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도 기쁜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백화점들을 잘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간략하게 설명하면요 각백화점을 담당하는 Store Manager (백화점점장이라고 하나요) 가 있구요 그 밑으로 시니어매니저, 머천다이징매니저, 오퍼레이션매니저, 세일즈 어소시어츠 등등으로 내려갑니다.

여기서 와서 일을 하던대로 열심히 하고 적응하며 지내고 있는데 이 백화점장에 대한 평판이 쭈욱 안 좋았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정치에 관련안하고 맡은일에 충실하려는 스타일로 그런 이야기나와도 동조도 안하고 그러니 말끄내던 다른 매니저들도 저에게는 잘 와서 불평을 안 하더라구요.

이제 한 거의 10개월지나서 보니 불평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저의 경험과 관찰에서 나왔습니다.

이 매니저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장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거의 전부입니다. 물론 백화점장의 위치에 세일즈에 대한 분석등등 헤드쿼터로 들어갈 리포트에 관해서도 신경을 많이 써야하지만요 정작 중요한 것은 아래사람들에게 지시할때 전화를 하면서 일을 시키구요 현장에 나와서 잘 보지 않구요 백화점특성상 바쁜시즌이 있는데 그 때에도 자기 퇴근할시간에는 바로 퇴근하고 밑에 사람들에게 일을 많이 시키고 합니다.

다른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transfer 한 매니저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일을 많이 시키는 것도 그렇지만요 바쁠때 본인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장에 나와서 함께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오버타임시 주는 compensation days off 도 너무 불분명하게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동의하는 부분들입니다. 부하직원들이 다 불평인 경우는 확실한 문제가 있는 것이거든요. (현장경험에 관한한 독보적인 우리 고 정주영 회장님의 만분의 일만 닮아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얼마전에 듣고보니 다른 매니저들이 이 점장을 본사 인력부 (human capital) 나 더 높으신 분들에게 익명으로 불평하고 편지썼나봅니다. 이러는 것을 꽤나 자주 했나봐요. 더 높으신 분이 얼마전에 나와서 모두를 불러놓고 심각한 스피치를 했거든요. 점장도 뭔가를 눈치채고 있는 분위기구요. 하지만 변화된것은 없습니다.

이 점장의 좋은점이라면야 근성은 있습니다. 일에 대한 욕심도 있어보이고 회사에 있은지도 15년넘게 되었구요. 백화점장 아무나 되지 않거든요. 정치에서 얼마나 잘 승리했겠습니까. 저에게 일잘한다고 -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지만요 - 그리고 파벌없는 저에게 잘 해줍니다. 물론 아랫사람들에 대한 사탕발림의 수준이기도 하지만요.

지난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 순진한 생각입니다. 다른 매니저들의 불평과 불만을 이미 어느정도는 알기도 할텐데 바뀌지는 않으니 제가 이 점장과 허심탄회하게 일대일로 이야기하고 싶더군요. 물론 바로 찍힐수 있는 무모한 행동인데요.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별로 할 의사가 없습니다. 다른 매니저들도 지금까지 익명으로 표시하던 불만들을 제가 총대매고 방패막이 될 필요는 없겠지요.

보통 이런 경우 어떤 해결책이 있겠습니까? 제가 조용히 회사내 다른 백화점으로 가는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그냥 조용히 제일만 계속 해야겠습니까?

일할맛나는 직장에서 일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서 일할만한 곳으로 만들수 있는 위치나 권한이 없는 이런 경우 참 예매하네요. 아직 나이도 서른살밖에 안 되어서 인생경험도 부족하구요. 나이드신 분들은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만 이곳 구선생님과 다른 인생선배님들은 변화하고 발전하시려고 하기에 이런 긴 질문을 남깁니다.

참. 구본형 선생님의 많은 가르침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삶에 녹아들어서 기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잘할려고 하고 있거든요. 한국에 있었다면 연구원지망도 해보기도 하고 가서 인생의 선배님들사이에 껴서 귀동냥도 했을텐데요. 아쉬움을 책으로나마 이메일로 웹사이트로 달랩니다. 어쩔때는 이렇게 그리움이 좋을때도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IP *.231.60.145

프로필 이미지
한국에서
2006.05.17 09:49:47 *.134.225.3
어쩌면 여기에 있는 매니저가 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 1년전부터 저외 3명과 같이 일을 합니다.
그전엔 저도 제게 맡은 일만을 했었고요.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다보니 위에서 요청하는 일을 포함하여
저의 능력을 넘어, 야근으로 처리할 일의 양을 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가끔 집에서 가족에게도 미안할 정도로 회사에 열심이였죠.
지금 집에서도 좋게는 보지 않죠.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 즉 사람과 사람의 일정을 진행해야 할
입장이 되니 그 또한 싶진 않습니다.
멀티 업무을 받아 제 입장에서는 열심히 했지만 업무 폭주로 인한 불만사항은
오히려 일반적인 양만을 진행하며 소화는 것이 더 낳다고 생각이 드네요.
물론 윗분들이 생각하는 저의 생각들(일을 열심히 한다 등)반대일 수 도 있겠죠.
먼저 공평이라는 부분이 주간적이지 않나 싶더군요.
리더는 외롭다는 말처럼 요즘 리더도 아닌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고객에게서 일을 받을 때 줄여서 받아도 작업을 하는 담당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많아 질 수 밖에 없더군요.
즉, 고객과 작업자 양쪽에서 불만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저의 리더로부터로도 관련한
내용으로 한소리를 듣습니다. 즉 일을 열심히 할수록 더 많은 욕을 먹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한 6개월 전부터는 팀을 위한다는 생각속에 약간은 강한 행군도 마다하지 않았구요. 전체가 같이.

요즘은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반성하게 됩니다. 저 또한 지금 결정의 기로의 끝부분에 있습니다.
지금의 길이 과연 맞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요.
결정 내리기는 싶지 않겠지만 극단적인 판다은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그려려고 하고 있는 중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뉴욕에서
2006.05.17 23:52:13 *.231.60.145
"한국에서"님 좋은 생각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인맨
2006.05.23 10:42:56 *.94.41.89
지금과 같이 Manager 에게 편지를 써보는것은 어떨까요.
개인적인 생각은 Manager도 님께서 언급한 내용을 알고 있지만 무언가 때문에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인성향 일수도 있고 업무과다로 주위를 돌아볼 여력이 없을 수도 있고.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것 뿐만 아니라 해당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같이 언급하시는것이 좋겠습니다. 그 해결책중에 나의 수고를 보텔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좋을 수 도 있구요.
저도 회사생활을 오래 했습니다만 보통은 한번 구축된 분위기는 새로운 사람이 오기전에는 바꿔지지 않더라구요. 불만스럽지만 모든회사 생활이 그려러니하고 견디든지, 한번 나로인해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아보는것중에 선택은 본인이 하셔야겠네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