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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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이곳 상담 /크리닉을 찾아 와 글을 남겨 놓았는데, 답이 없어 몹씨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삭제해 달라고 했습니다. 대답이 없는 자신의 사연이 덩그러니 게제되어 있는 것이 불쾌하고 마음 아팠을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여러 번 글을 올렸는데 그때 마다 답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연을 삭제해 주었습니다. 지금 그 사연은 지워 져 없습니다. 나는 이 일이 매우 쓸쓸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담/클리닉을 운영하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참 미안한 일이 발생한 것이지요.
언젠가 나는 이 홈페이지가 작은 간이역 같은 곳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곳에 있는 작은 주막이기를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살다가 문득 답답하여 찾아 온 곳이며,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며, 홀로 떠난 짧은 여정 속의 썩 괜찮은 쉼터이기를 바랍니다. 종종 아주 유쾌한 웃음과 만남이 이루어 지는 짜릿한 곳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때때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습니다. 가장 어려운 질문은 조언이 필요한 것이 아나라 실천이 중요한 질문입니다. '가서 그렇게 하세요' 라는 말이 그 질문의 유일한 답일 때, 나는 답을 쓰기 어렵습니다. 가야할 길이 험해 보이면 홀로 져야할 짐이 무거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혹은 '더 참으세요. 조금 더 참으세요' 그게 답일 때 나는 답을 쓰기 어렵습니다. 견뎌야 하는 사람의 고통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먼저 알면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제가 답이 없으면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저 조용히 주막에 들어 와 앉아 술을 한 잔 하고 문을 열고 다시 길로 나서듯 그렇게 생각하세요. 바쁘거나 불친절한 주인이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털어 놓고 조금 쉬거나 울다 가는 것이 더 나아 보여서 그러는 것입니다.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태도가 더 중요할 때, 나도 나에게 종종 " 더 견뎌라", " 한 발 만 더 나아가라",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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