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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여러분이

2007년 4월 13일 14시 09분 등록
저는 32살의 회사원입니다.

가진게 많지 않은터라 어릴때부터 "열심히 살자"가 모토였을 만큼 아득바득 살기도 했습니다만, 여리고 여린 기질은 쉽사리 변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결혼도 햇고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심리적인 이유로 우울感도 느끼는 평범한...사람입니다.

하여, 제 고민은....

사람들하고 대화할때 시선마주침을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 대화가 자연스레 이어지지도 않고. 사람들 시선을 피하고 다닙니다. 쟤는 왜 저래 할것이 너무나 당연한데요.

언제인가.. 직장상사분이 넌 눈을 너무 치켜떠..하며 제 시선을 흉내낸적이 있습니다.. 시력도 안좋고.. 딴에는 열심히 살려면 정신을 차려야 겠기에 일부러 눈에 힘주고 다니던 때가 있었더랬습니다.

불과 얼마전 다른 직장상사분도 "놀란눈하지말어.. 내가 더 놀란다니까" 하며 질책하듯 말하는데 또 상처를 받았습니다. 자연스레 뜬다는 것이 이제 눈을 게슴츠레 뜨고 다니기시작했고.. 그러자 집중력도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사람들 눈이 뭔상관이냐 하실분도 계시지만,

무엇보다도 저스스로 편안해져야할 것 같습니다.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살얼음까진 아니라도... 뒷골이 뻣뻣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소통'은 대화부터 시작인데..

맘은 그렇지 않은데... 저 스스로 위축, 왕따를 자초하고 있으니.

잘하고 싶은데..잘하려고 노력하면 삑사리나거나 더 썰렁해져버림다.

노력하지말고..고민하지말고, 괴로와하지말고 걍 편하게 있으라는 신랑의 충고도 몇년째인데..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99.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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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팅이
2007.04.13 15:06:32 *.99.82.25
네이버에 "대인공포"를 쳤는데...비슷한 증상이네요.. 사람들 대할때 거의 공황수준이에요..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얄것도 같은데..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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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2007.04.13 17:31:33 *.216.120.76
잘 읽었습니다. 너무 마음이 여려서 주위 사람이 무심히 한 말에 영향을 받으시는 것같네요. 마침 저희 연구소 1기 연구원 한 분이 '대인공포증'을 전문화한 클리닉을 오픈하네요.

방문하셔서 우선 게시판에 상담올려보기를 권합니다.
mental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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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2007.04.13 21:10:06 *.72.153.12
시력이 좋지 않으시면 안경을 써보세요. 그리고, 혹시 몸이 어디 아프거나 너무 피곤하면 그거 티 안내려다가 더 얼굴이 찡그려지니까, 아프지 않게 건강 잘 챙기세요.

직장분들과 모두 다 친해지려고 하시면 너무 어렵습니다. 우선 친한 몇몇분과 이야기할때, 상대의 입주변과 코에 눈을 두는 연습을 하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얼굴을 보게 되고 눈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이 뭐라 그러면 그냥 '이번주 컨셉이예요' 하세요.
자신의 모습 자신이 받이들이질 못하면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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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7.04.14 07:29:29 *.167.57.37
세상을 살면서 세가지의 중요한 행이 있으니
1. 듣는 것
2. 보는 것
3. 말하는 것 입니다.
위의 삼 박자가 조화를 이루면서 사랑, 우정, 협동등을 이루고 우리를 사회적인 생활을 할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대가 가진 어려움은 분명 병입니다. 이는 의사가 고쳐야 합니다. 의사와 의논하십시요. "정신경영아카데미"의 장으로 컴을 켜시고 들어가 보세요. 문요한선생님이라고 변화경영의 연구원 출신이면서 "굿바이 게으럼"이라는 책을 쓴 훌륭한 작가이십니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 입니다. 청담동에 병원을 개원 했다고 합니다.

부디 자신과의 전쟁에서 패하는 바보는 되지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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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4.15 02:26:27 *.187.233.216
님의 글을 읽고 저의 고등학교 2학년 때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1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모조리 이과를 가고
혼자 문과로 진학한 저는..친구가 없어 너무 외로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나
매일 노심초사였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고..두달이 지나도 옆엔 친구가 없어
결국엔 내가 뭔가 문제가 있나 자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1학년 때 친했던 친구에게 상의를 했습니다.
내가 왜 친구가 없을까? 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라고 했죠.
친구 왈 '내가 보기엔 너가 너무 어깨를 펴고 걷는 것 같아.
그래서 약간 잘난체하고 거만해보여'.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 그렇게 보일 수 있구나..
그날부터 어깨를 움츠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만해 보이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죠.
지금 생각해 보면 참..웃음이 나옵니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어깨를 움츠리고 걷다니..
하지만 그땐 정말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어깨만 움츠리고 다니면 친구가 생기리라 확실히 믿었죠.

헌데 재미난 건, 저의 '어깨전략'과는 별 상관없이
그냥 친구가 생겼다는 겁니다.
즉 어깨전략은 별 효과도 없으면서
괜히 저의 자존감만 낮추어버렸고,
또 자세만 나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

그때 친구가 이렇게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혜야. 넌 이미 나에게 좋은 친구야.
너의 새로운 반 아이들도 너의 장점을 곧 발견하고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할 거야.
그러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그냥 너의 모습 그대로 있으면 돼'.

저도 님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번도 뵌 적 없지만,
님은 현재의 모습 그대로 온전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직장상사가 님의 눈을 보고 뭐라고 흠을 잡더라도,
그것에 흔들리지 않는 존귀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님이 현재 가진 문제에 대한 답 또한
님이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 답이 마음 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저와 너무 비슷한 이야기를 써주셔서
글이 괜히 길어진 건 아닌가 싶네요.
님의 괴로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글이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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