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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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날마다 조금씩 제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꽃이 산 정상을 향해 소리 없이 불을 놓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새소리가 한결 풍성해졌습니다. 철새들 하나 둘 돌아오고 있나 봅니다. 저 소리들은 직접적으로야 새들이 유혹하고 사랑하자고 빚는 세레나데이지만, 간접적으로는 식물들이 겨울을 털고 일어서면서 키워내는 소리입니다. 나무와 풀이 잠자던 모든 생물들의 먹이 활동에 든든한 뒷배가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더 멀고 궁극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이는 모두 시간이 만들어내는 풍경입니다. 해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빚어내는 현상이니까요. 예부터 생명 모두가 태양을 길잡이로 삼은 까닭이 여기 있을 것입니다.
시간은 밤 하늘 별자리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별자리 이름을 많이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하나하나 그 이름을 주억일 수 없지만 겨우내 그 자리를 지키며 시리게 빛나던 몇몇의 별을 더는 볼 수 없게 된 것을 느낍니다. 항해사들은 저 별들의 운행을 길잡이로 삼았다는데 나는 아직 그 재주를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짙은 구름이 몇 날 동안 하늘을 뒤덮어 별을 가리는 날에 항해사들은 어떻게 길을 찾았을까요?
삼십대 중반 내가 삶의 길을 잃고 길게 방황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내 삶의 운행을 이끌던 신념과 가치가 모두 무용하게 느껴지고 밤하늘에 구름이 가득 낀 것처럼 느껴지던 때, 나는 삶의 스승 한 분을 벼락처럼 만났습니다. 스승님은 밤 하늘 별처럼 늘 별 말씀이 없었던 분입니다. 스승님도 시간 위에 서 계신 분이란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다른 쪽에 서야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한 별이 되셨나 봅니다.
두려움 깊은 밤, 그 심경을 고백한 날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당신은 늘 밤 하늘 별이 내게 그랬듯 소리보다 깊은 침묵과 미소로 나의 불안한 삶을 위로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제 그 사려 깊은 침묵과 미소를 더 이상은 실존으로 마주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며칠 동안 구름이 가득 낀 밤 하늘을 우러러 여쭈었습니다. ‘별을 잃고 밤 길 위에 섰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이런 대답을 들었습니다. ‘스스로 별이 되어 길을 밝혀라! 본래 모두가 꽃이고 모두가 별인 것 이미 알지 않더냐?’
이제 그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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