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2013년 5월 4일 01시 16분 등록

손.jpg

 

미술관련 책들을 보러 도서관에 다녀왔다.

요즘은 공공 도서관에도 미술관련 전문서적들이 참 많이 들어온다.

공예, 디자인, 회화, 일러스트, 만화 등 분야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근육과 골격의 움직임을 좀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해 인체해부에 관한 책을 골랐다.

대학시절 인체해부학이라는 수업에서 기억나는 것이라곤 과제로 해골 몇 개 그려본 것뿐이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좀 더 깊이 알고 싶고,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어릴 때부터 화가가 되는 것 꿈이었는데 마흔이 넘어서야 미술공부를 다시 하고 있는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방탕하게 대학시절을 보낸 것 같다.

그때 나는 예술가는 남들과 다른 독특한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왠지 공허하며 텅 빈 것 같은 눈망울을 가지고 있어야하며 세상과는 조금 동떨어진, 자기만의 세계를 자진 사람.

떨어지는 낙엽이나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슬퍼할 만큼 감상적이며, 우울해 보이면서도 괴짜기질이 있어야 했다.

날씨 좋은 화창한 5월의 어느날은 수업쯤은 가볍게 째버리고 야외로 나가 자연과 벗 삼아 노래해야하며, 학점 따위를 신경 쓰는 쪼잔함을 보이진 않아야 했다.

자신의 키만큼 큰 캠바스 앞에서 담배하나 피워 물고 창작의 고통으로 고뇌하며 까만 밤을 지새우고 새벽을 맞이해야 진짜였다.

술을 먹을 때면 모두가 쓰러지고 난 후, 최후의 일인이 되어야 제대로 된 예술가였다.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10년 정도가 훌쩍 지나고, 배우고 익혀서 쌓은 실력이란 이름으로 나에게 남은 것이 없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매번 그 때를 보내고 나서야  뒤늦게 깨닫고 무릎을 치며 안타까워했다.

지금!

공부만 하고 있을 수 없는 나이에다 당장 내일의 밥벌이를 위해 살아야한다.

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최고의 때가 온 것 같다.

이번에는 절대 지금의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성실과 노력으로 단단히 붙잡고 내 자신을 세워야겠다.

 

 

인체.jpg  

IP *.104.94.47
프로필 이미지
May 04, 2013 *.97.72.143

멋지구만.

내 해부학 책을 드리고 싶네그려.     ^-^*

프로필 이미지
May 06, 2013 *.72.147.40

미술 배우시는 분들이 해부학 공부하시는 모습에 조금 놀랬습니다. 인체에 대한 이해가, 정확한 그림을 그리게끔 도와주겠지요. 


저도 요즘 대학시절 많이 생각합니다. 술좀 적당히 마시고, 세계문학전집이라도 보아둘걸....

아마 다들 후회하는 부분이 있을겁니다. 말씀하신대로 깨닫고, 오늘 잘살면 되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