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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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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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4일 01시 54분 등록

구본형의 변화경영 연구소를 알게 되고 작년 12월 연구원이 되기위해 설명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수원에서 오느라 피곤한 것도 있었고 그날 어찌하다 보니 한끼도 먹지 못해서 굉장히 날카로웠다. 대충 필요한 정보만 얻고 빨리 가자는 생각만 했다. 하지만 앉아 있다보니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항상 무표정하고 신경질적인 사람들만 보아 왔는데.. 이곳의 사람들은 표정이 참 풍부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웃고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게 어색하면서도 싫지가 않았다.

또 살롱9의 공간은 이상한 따뜻함이 있었다. 사무실도 아니고 까페도 아닌 약간의 어색함이 공존했다. 소품은 고급스럽지 않았지만 공간과 어울렸다. 소박하면 소박한대로 그 맛이 있엇고, 벽에 걸린 장식들은 손을 많이 탄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소품에 사연이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음식도 맛있었다. 여자친구가 처음으로 쿠키를 만들어 주었을 때 느낌이 들었다. 투박한 것 같기도 하고 인터넷이나 제과점에서 본 것 같기도 한.. 하지만 여기 그리고 지금이 아니고는 절대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맛이 났다. 그날 설명회를 참석한 것은 참 잘한 일이였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연배가 많은 이들과 함께 격의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 곳 공동체에 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회사에서 난 조금 특이한 사람이다. 이해만 해준다면 회의때 이상한 소리를 해댔고, 자주 현실을 넘어서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곤했다. 사람들은 가끔은 재밌어하고 가끔은 귀찮아 했다. 그리고 난 경직된 위계질서와 쉽게 속내를 이야기하지 않는 인간관계를 무척 피곤해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해야 하는 기본적인 예절같은 것도 가끔 무시했다. 하지만 이러채이고 저리채이면서 어느새 조금씩 동화되어 갔다. 일을 머 할만했다. 아니 정말로 할만했다. 하지만 즐겁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행동은 마음을 타고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는 모양이다. 실제 내가 떠벌리고 다닌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는 회사와 잘 맡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명회에서 본 살롱9에서 난 지극히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아니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느낌에 나와 비슷한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알 수 없고 명확하지 않았으며 그들 대부분 단지 설명회를 들으러 왔을 뿐이지만 그런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설명회가 끝나고 자기소개서를 쓸때 연구원이 되고 싶은 이유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연구원 합격 발표가 되고나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어떻게 보면 책을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였다. 첫번째 장례식 수업에서 드디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많은 이들 앞에서 쉽게 울고 쉽게 웃는 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참 말랑말랑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랑말랑한 마음, 여유. 내가 그토록 찾고 있던 것들이였다. 자신을 거림낌 없이 내려놓을수 있는 사람들과 그걸 따뜻히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들일 보고 있자니 그날 오후 햇살처럼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조금 더웠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우리는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일까? 어떤 연유로 이 작은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또 그걸 들어주고 있는 것일까?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 단순한 연결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가진, 혹은 공동의 마음을 가진 관계.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여긴 구본형의 변화 경영 연구소였다.

 

이게 다 사람에게 구하고 투자하라는 구본형이라는 한사람 때문이였다는 것을 깜박하고 있었다. 이 모임이 단순 사교모임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이 합정역 근처에 사무실이 생긴 것도.. 각자 다른 직업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모두 한사람 때문이였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뒤늦게나마 그분의 책을 한권한권 읽어가면서 그리고 그를 아는 사람들의 증언으로 난 이 살롱9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설명회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말이다. 이 곳의 모든 것은 구본형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연결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가 참 큰 사람을 멘토로 모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자꾸 든다. 내 핸드폰에 그 분의 전화번호가 없다는 것이 자꾸자꾸 안타깝다.

 

사람에게 투자하라는 말은 참 쉽다. 사람을 믿고 사람의 장점을 이끌어 내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수많은 자기 개발서가 있고 수많은 동기부여 책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실제로 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복잡하고 피곤한 이 도시에서 막연한 누군가를 믿는 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이다. 구본형은 왜 연구소를 만들었던 것일까? 살롱 9는 학원이 아닌 왜 부족공동체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을 난 사람에게서 구하라라는 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얻을 수 있었다. 한번도 뵌적이 없지만 책에 쓴 내용이 그의 진심이라면 이 연구원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참 행운아다. 그리고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좋게 변경연의 연구원이 되었다는 것, 수많은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것, 그 자체가 나에게 힐링이 된다. 바쁘다는 핑계로 살롱 9에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한가로운 주말, 이 곳에서 책도 읽고 수다도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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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4 04:22:09 *.50.96.158

준영아, 출장 준비에 힘들었을 텐데 칼럼을 준비 했구나.

그래, 살롱9에 오는 사람들, 연구원이나 꿈벗이나 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인것 같아. 실제 몸으로 실행하여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과정이지. 쉽지 않은 과정임에도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나를 위해 달리는 사람들 !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아름다워.

출장 잘 다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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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4 07:59:03 *.46.178.46

아, 3주차 칼럼 미리했구나 ^^  

연구원시작하자마자 프로젝트에, 출장에 정신없네... 한달간이라 정신없을텐데......

이그이그..

힘내시고, 잘 다녀오시고,

사이 사이 연락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도와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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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4 12:52:18 *.97.72.143

9기 막내 쭌영! 고마워.

 

살롱을 칭찬해 줘서가 아니야, 우리를 좋게 보는 것이 기뻐서가 아니야,

제 안경의 허물을 벗고나면(?) 실망 스러울 때도 없지 않겠지... .

 

하지만, 그렇게 시작하는 거란다.

사부님 이전에 당신과 맞딱뜨리고자하는 우리(너와 나)가 먼저 있었던 거니까.

 

사부님도 안 계신데, 뵌 적도 없이 바닥을 기게 하는 빡센 시험을 치르게 한 것이 고작일 뿐인데,

.......

 

그 혼란과 생경함들을 뒤로하고서

선뜻

믿고 함께 하려는 그대의 노력에 고맙고 감사해.

 

우리가 부끄럽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 되기도 하는구나.

쭌영아, 지금처럼 우리 함께 흐르자꾸나.

 

난 네가 우리들의 영화를 만들어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왜 느닷없이 그런 꿈을 꾸게 됐을까?

그건 그대로부터 흘러나온 향기에 전염된 까닭일 거야. 안 그래?

 

고맙고 감사하다.

출장 잘 다녀오세.

돌아오면 9기와 저녁 한 번 먹어야겠다.

누이에게 연락하렴. 카페에 문의하면 내 연락처 알려줄 거야. 알았지?

그럼 기다릴께. 수고!   msn019.gifmsn019.gifmsn019.gifmsn019.gifmsn019.gif      ^-^*

 

 

그리고 추신:

 

글을 쓸 때에는 제목이 중요해.

어떤 놈을 골라 읽을까 하게 되거든?

앞으로도 잘 고민해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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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7 07:36:41 *.153.23.18

유유상종^^ 출장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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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1 00:03:34 *.58.97.136
준영아 나는 이 글이 참 좋다. 내가 느낀 느낌 그대로 너도 느꼈고 그걸 이렇게 생생한글로 만나니 이 글 읽으면서 행복하다. 회사에선 비정상 범주 변경연에선 정상 범주...^^준영아 힘들어도 늘 지지하고있고 우리가 함께 있기에 갈수 있음을 기억하자...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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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7 19:07:20 *.62.164.170
글이 쫀득쫀득한 맛이다. 맛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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