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1-3주차>

2013.5.19.

글: 서 은 경

(No. 5)

구본형, [사람에게서 구하라], 을유문화사(2007)

                                                        중국 고대의 리더십을 현대적 경영언어로 재해석해 놓은

인간중심경영의 교본이다.

2,500년 전후의 고대 중국은

수많은 나라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어떤 군주가 어떤 인재를 얻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이 바뀌는

‘리더쉽’과 ‘인재의 시대’였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싸움터,

21세기 기업경영 현장!

역사 속 그 시절과 닮아있다.

저자는 말한다.

“역사 속 그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중국 역사의 가장 핵심적인 골수, 춘추 전국시대에서

현대의 리더들을 위한

‘인재 경영’의 지혜를 찾아라.”

* * *

1. 작가소개

구본형 (1954~2013)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 시켜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 소장 역임. IBM에 20년간 근무하면서 변화경영의 실무를 총괄하였다. 특히 IBM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볼드리지 평가관으로 6년간 조직의 경영을 진단하고 평가하였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 아침을>, <깊은 인생>, <필살기> 등 약 20 여 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또한, 생전에 그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에 열중하여

변화경영연구소를 통해 자기 변화를 꾀하는 100 여 명에 이르는 제자를 양성했다.

                                                                                * * *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파일 크기가 커서 첨부합니다.****

3. 책 소개와 평가

(1)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경제학자 개리 베커의 말처럼, 21세기는 ‘산업자본주의’를 넘어 ‘인적자본주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인적 자원’관리가 중요한 시대다. 바로 ‘인재경영’이 21세기의 핵심 키워드다. 저자는 ‘중국 고대 역사 속 사례’와 ‘현대의 기업 경영의 실례’를 비교 대조하며 모두 5개의 리더십(자기경영, 섬김, 인재경영, 변화경영, 윤리경영)을 인재경영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특히, {3장-인재경영 리더십}과 {4장-변화경영 리더십}는 이 책의 핵심을 다룬 장들이다.

저자는, 각 장의 각 절 별로 2~4개의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경영과 리더십 분야의 관련 이론’을 제시하여 뒷받침한다. 또한, 고대 중국의 인물과 가장 닮아있는 현대 기업경영 속의 인물을 찾아서 매치시킨 부분은 참으로 명쾌하고 흥미롭다.

‘올바른 리더십’은 결국, ‘사람을 잘 알아보고 그 재능과 역량을 뒷밭침하여 활용하는 기술’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지혜를 ‘구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인물 군상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2) 감동적인 장과 절

*

이 책의 {책을 펴내며}와 {프롤로그}는 책을 쓴 작가의 집필의도와 중심 견해가 명확하게 드러난 명문의 글이다. 저자의 책을 통틀어 이 책의 {프롤로그}가 가장 명문의 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프롤로그}에서는 ‘인용’과 ‘예시’를 통해 저자의 견해를 단단하게 뒷받침하며 글을 써 나간다.

프롤로그의 중심생각은 훌륭한 리더는 ‘과거의 가정과 전제를 역발상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중심생각을 어떤 얼개를 짜서 의견을 피력하는 지 살펴보자.

<프롤로그의 개요 틀>

1. 인용문1(역사가 야코프 부르크 하르트 견해)

2. 인용문2(역사가 E.H. 카 견해)

3. 훌륭한 리더의 특징(저자 구본형 견해)

4. 중국최고 병법가 3인 중 ‘손빈’의 사례 소개

5. 삼국지의 제갈공명 사례 연결

6. 경영세계 역발상 사례 연결 주장

7. 저자의 견해 결론짓기 (인용문3,4: 역사가 J.E 액턴 / 아놀드 토인비 견해)

저자는 역사가, 하르트와 E.H. 카의 견해를 통해 ‘역사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특히, “과거는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E.H. 카의 견해를 전제로 깔면서 “훌륭한 리더는 과거의 사례를 존중하고 늘 기억한다. 단순추종하지 않는다. 그들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로 가는 길을 열 때 언제나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라고 훌륭한 리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연결하여 붙인다.

그리고 과거 역사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 춘추전국시대의 병법가 2명 데리고 나온다. 그들의 사례를 통해 가정과 전제, 그리고 역발상을 설명하고 다시 현대로 돌아와서 현재의 경영 사례를 매치시켜 보여준다.

저자는 이것으로 끝내지 않고 다시 2명의 역사가를 불러 자신의 견해를 더욱 강화시킨다.

‘인용과 예시’를 통한 설득과 주장이 담긴 명쾌하고 간결한 명문장의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중고등학생의 논술수업에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

**

각 장 중에서 가장 힘이 실린 장은 {4장-변화경영 리더십}이다. 나는 이 장 또한 마음에 든다. 저자는 ‘변화경영 사상가’답게 ‘혁신’의 의미와 그것에 담보되어야 할 저항과 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29 P]

<주역> 49번째 괘는 ‘혁’쾌다. 변화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단어 ‘혁’은 짐승의 가죽이다. 이것은 짐승의 날가죽 ‘피’와는 다른 것이다. 벗겨 낸 날가죽은 그 자체로 그대로 쓸 수 없다. 날가죽의 털과 기름을 제거해 내는 무두질을 거쳐 가죽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쓸모 있는 가죽이 되는 것이다.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이 바로 <주역>에서 말하는 ‘혁’이다.

짐승의 가죽을 잘못 다루면 좋은 날가죽을 망치게 된다. 실수하지 않으려면 ‘혁’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228 P]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 시키게 되는 단어인 것이다.

변화는 반드시 피를 원한다, 변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전투가 있고, 이 전투에서 지면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싸움을 피하면 변화는 없다.

........변화를 시작할 때는 반드시 전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만큼 단호한 실천을 요구한다. 그것은 생명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저자는 4장의 6절에서, <손자병법>을 쓴 제나라의 ‘손무’와 오나라 왕 ‘합려의 ’아녀자들 군령 가능‘ 내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180명의 궁중 미녀들을 마치 군인처럼 군령을 정확하게 따르는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왕이 아끼는 2명의 후공의 목을 친다. 정말로 섬뜩하고 강렬한 메시지이다.

훌륭한 리더는 변화경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과거의 오만을 버려야 한다. 또한 희생과 피는 변화의 필수 조건이다. 바로 변화는 죽음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나는 이 책에 별점 5개 중 5개를 주고 싶다.

저자는 아주 꼼꼼히 과거의 사료들을 들춰보며 사례들을 모았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 여행자로서, 저명한 역사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역사 여행의 주의점을 경청하였다. 또한 리더십에서 매치되는 과거와 현대의 인물들의 사례를 들 때는, 현대의 ‘경영, 리더십 이론’를 가져와 통찰력 있는 설명을 덧붙였다.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1장-자기경영 리더십}에 들어있는 천하 명궁 ‘비위’와 그의 사부 ‘기창’의 ‘평생학습과 멘토링’ 방식의 예와 <장자> 달생 편의 안연과 뱃사공 이야기에 나오는 ‘자기주도학습’의 고전 속 사례를 접목시켜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학육’ 방법을 제시하는 글을 쓴다. 현재의 교육 사례 과거의 교육 사례를 연결시키고 교육 이론을 빌려와서 의견을 피력한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학육을 위해서는 부보의 자기 마음 들여다보기가 중요하다. 과거의 부모, 현재의 부모, 외국의 부모 등등 각 사례를 살펴보며 지금의 우리 부모들의 모습과 비교 대조하여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 * *

나는 이 책의 종이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내가 그를 쳐다보고 있는 것도 잊은 채 몰입하여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아낌없이 발휘하며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커다란 서류 가방을 들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저자를 따라,

종종걸음 치며 그의 뒤를 쫓는다.

저자는 먼지 쌓인 고서를 펼치고, 자료를 모으고, 필사를 하였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아

저자 구본형의 묵묵함과 성실함을 지켜 보았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너도 하고 싶어? 그럼 나처럼 따라 해봐...”

하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