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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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주차] 대한민국의 현주소
1988년 올림픽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고 있던 그 시점에도 “Korea”라는 나라는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생소한 나라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에 “I am from Korea”라고 하면 “Where is that?” “So, you are Koreanese?”라고 묻는다. 동양인은 모두 Chinese나 Japanese로 생각하던 서양인에게 “Korean”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25년, 이제 웬만한 외국인들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아니, Korea라는 나라의 정확한 위치는 모를지라도 Samsung이라는 브랜드를 알고, 싸이의 강남스타일(Kangnam Style)을 알고, 또 이제는 비빔밥(Bibimbap)같이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광고가 될 정도로 한국의 세계적으로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예전에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은 선진 제품의 모방과 흉내내기였다면, 지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제품 특히, 휴대폰, TV 등의 전자제품과 문화 예술 쪽의 컨텐츠는 국제적으로도 빠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며칠 전 인도네시아 Batam이란 도시에 잠시 다녀왔다. 싱가폴에 여행을 간 김에 배를 타고 1시간 거리의 휴양지(?)라고 하여 한번 구경하러 가보자는 차원에서 1박 2일 여정으로 친구와 그녀의 1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들과 함께 갔다가 인도네시아에서는 단, 2시간도 체류하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이유는 그쪽 호텔시설이나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그냥 되돌아 오게 되었지만 한 2시간 정도의 인도네시아에서의 경험은 그리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택시 운전기사의 소위 바가지 요금(미터도 찍지 않고 미터보다 2배 이상의 가격을 내라고 하면서 흥정하거나,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미터를 멈추지 않고 계속 요금이 오르게 하고, 거스름 돈이 없다고 하면서 거스름 돈을 안 돌려주려 하는) 행태를 보면서 씁쓸함이 밀려왔다. 우리나라 택시도 일본 관광객이 타면 동대문에서 남산까지 5만원을 내라고 한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이와 함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남양기업 등 대기업의 대리점 등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 그 뿐만 아니라 한미수교 60주년 대통령 방미일정 중에 대통령 사절단으로 수행한 대변인이 술이 취해 해외에서 몰지각한 행동을 버젓이 자행하고, 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사후 처리에 있어 미숙한 상황 대처 방식을 보면서 우리가 문화예술/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정서/윤리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미국으로 우수 금융/컨설팅사를 인사제도를 벤치마킹하러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벤치마킹에서 느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나 글로벌 Best Practice 회사들이나 그 제도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의 차이점은 별로 없었다. 다만, 차이점은 그들은 모든 것에 회사의 핵심가치와 경영방침, 그리고 그 제도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인사철학은 창립 이래 어떠한 경우에도 바뀌지 않고 곤고히 지켜져 왔다라는 것이다. 경영진이 바뀐다고 그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뿌리깊은 나무처럼 어떠한 외풍에서 잘 견디어 내는 그럼 핵심가치가 또 경영철학이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현주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기초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적에 충실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유행한다는 어떤 것에 휘둘리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뿌리깊은 나무처럼 우리가 고수해야 할 우리의 차별적 강점인 Coreanity를 잘 살피고 키워나가는 것이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을 갖는 방법일 것이다. 이것의 근간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윤리경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