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2013년 5월 20일 04시 47분 등록

[5 3주차] 대한민국의 현주소

 

1988년 올림픽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고 있던 그 시점에도 “Korea”라는 나라는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생소한 나라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에 “I am from Korea”라고 하면 “Where is that?” “So, you are Koreanese?”라고 묻는다. 동양인은 모두 Chinese Japanese로 생각하던 서양인에게 “Korean”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25, 이제 웬만한 외국인들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아니, Korea라는 나라의 정확한 위치는 모를지라도 Samsung이라는 브랜드를 알고, 싸이의 강남스타일(Kangnam Style)을 알고, 또 이제는 비빔밥(Bibimbap)같이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광고가 될 정도로 한국의 세계적으로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예전에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은 선진 제품의 모방과 흉내내기였다면, 지금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제품 특히, 휴대폰, TV 등의 전자제품과 문화 예술 쪽의 컨텐츠는 국제적으로도 빠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진다.

 

며칠 전 인도네시아 Batam이란 도시에 잠시 다녀왔다. 싱가폴에 여행을 간 김에 배를 타고 1시간 거리의 휴양지(?)라고 하여 한번 구경하러 가보자는 차원에서 1 2일 여정으로 친구와 그녀의 1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들과 함께 갔다가 인도네시아에서는 단, 2시간도 체류하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 이유는 그쪽 호텔시설이나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그냥 되돌아 오게 되었지만 한 2시간 정도의 인도네시아에서의 경험은 그리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택시 운전기사의 소위 바가지 요금(미터도 찍지 않고 미터보다 2배 이상의 가격을 내라고 하면서 흥정하거나,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미터를 멈추지 않고 계속 요금이 오르게 하고, 거스름 돈이 없다고 하면서 거스름 돈을 안 돌려주려 하는) 행태를 보면서 씁쓸함이 밀려왔다. 우리나라 택시도 일본 관광객이 타면 동대문에서 남산까지 5만원을 내라고 한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이와 함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남양기업 등 대기업의 대리점 등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 그 뿐만 아니라 한미수교 60주년 대통령 방미일정 중에 대통령 사절단으로 수행한 대변인이 술이 취해 해외에서 몰지각한 행동을 버젓이 자행하고, 또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사후 처리에 있어 미숙한 상황 대처 방식을 보면서 우리가 문화예술/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정서/윤리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려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미국으로 우수 금융/컨설팅사를 인사제도를 벤치마킹하러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벤치마킹에서 느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나 글로벌 Best Practice 회사들이나 그 제도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의 차이점은 별로 없었다. 다만, 차이점은 그들은 모든 것에 회사의 핵심가치와 경영방침, 그리고 그 제도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인사철학은 창립 이래 어떠한 경우에도 바뀌지 않고 곤고히 지켜져 왔다라는 것이다. 경영진이 바뀐다고 그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뿌리깊은 나무처럼 어떠한 외풍에서 잘 견디어 내는 그럼 핵심가치가 또 경영철학이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현주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기초 기본으로 돌아가 기본적에 충실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유행한다는 어떤 것에 휘둘리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뿌리깊은 나무처럼 우리가 고수해야 할 우리의 차별적 강점인 Coreanity를 잘 살피고 키워나가는 것이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진정한 경쟁력을 갖는 방법일 것이다. 이것의 근간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윤리경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IP *.35.252.86

프로필 이미지
2013.05.20 17:31:58 *.1.160.49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 윤리경영. 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는 키워드가

진희님에게 어떤 결실을 맺게 할지 기대하게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3.05.20 23:05:00 *.67.201.162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 우리나라는 윤리경영 하려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요, 윤리라는 것에 다들 모호하다는 것이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윤리라는 것이 단기적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빨리 성공사례가 많이 필요한데, 여전히 윤리적 기업보다는 사기치고 잘사는 기업들이 많아서.. 누구도 윤리경영을 알면서 실천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3.05.20 23:43:58 *.58.97.136
윤리의 기준, 그 선이 정말 불분명해서..
윤리경영은 특히 실천의 문제라--.
기업의 윤리경영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베이비 수준인것같아
프로필 이미지
2013.05.22 00:31:45 *.50.96.158

겉으로는 윤리경영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이면에는 갑을관계에 따른 "give & take" 항상 존재하지요.

'갑을'이라는 이런 수직적 관계도 없어지기 위해서는 서로를 동반자로 인식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지요.

프로필 이미지
2013.05.22 16:37:13 *.43.131.14

코리아니티 그 책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3.05.23 13:18:06 *.131.89.236

윤리경영이란 게 확고하다면 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사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었을 때, 상대가 '딱 전형적인 한국인이지.'라는 그 말이 좋은 쪽으로 표현하는 말이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면, 일하는 데 감정노동까지 하지 않아도 될테니까요.

 

프로필 이미지
2013.05.27 20:06:29 *.62.164.170
사람에게 인격, 나라에는 국격, 그렇다면 기업은? 누나처럼 휴먼리소스 전문가분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할 시대가 대한민국에 와야합니다! 공감과 덕목을 지키지 못하는 가족이 와해되듯이 비전과 가치를 잃어버리는 기업도 비슷할 겁니다.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_______^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12 [33] 시련(11) 자장면 한 그릇의 기억 secret [2] 2009.01.12 205
5211 [36] 시련12. 잘못 꿴 인연 secret [6] 지희 2009.01.20 209
5210 [38] 시련 14. 당신이 사랑을 고백하는 그 사람. secret 지희 2009.02.10 258
5209 [32] 시련 10. 용맹한 투사 같은 당신 secret [2] 2008.12.29 283
5208 [37] 시련. 13. 다시 만날 이름 아빠 secret [3] 2009.01.27 283
5207 [28] 시련(7)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secret [8] 지희 2008.11.17 330
5206 칼럼 #18 스프레이 락카 사건 (정승훈) [4] 정승훈 2017.09.09 1660
5205 마흔, 유혹할 수 없는 나이 [7] 모닝 2017.04.16 1663
5204 [칼럼3] 편지, 그 아련한 기억들(정승훈) [1] 오늘 후회없이 2017.04.29 1717
5203 9월 오프모임 후기_느리게 걷기 [1] 뚱냥이 2017.09.24 1746
5202 우리의 삶이 길을 걷는 여정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file 송의섭 2017.12.25 1749
5201 결혼도 계약이다 (이정학) file [2] 모닝 2017.12.25 1779
5200 2. 가장 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아난다 2018.03.05 1779
5199 7. 사랑스런 나의 영웅 file [8] 해피맘CEO 2018.04.23 1789
5198 11월 오프수업 후기: 돌아온 뚱냥 외 [1] 보따리아 2017.11.19 1796
5197 (보따리아 칼럼) 나는 존재한다. 그러나 생각은? [4] 보따리아 2017.07.02 1797
5196 12월 오프수업 후기 정승훈 2018.12.17 1798
5195 일상의 아름다움 [4] 불씨 2018.09.02 1803
5194 칼럼 #27)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윤정욱) [1] 윤정욱 2017.12.04 1809
5193 감사하는 마음 [3] 정산...^^ 2014.06.17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