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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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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08시 29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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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을 깨니 이런 기분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뒤에도 여전히 이런 기분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실 그리 심각한 마음을 아니었다. 짐짓 심각한 듯 했지만, 정작 진지한 고민은 없었다. 돌아보니 그렇다. 내 영혼을 한 번 구해보겠다고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도, 꿈을 현실로 바꿔보겠다며 친구와 회사 하나 차릴 때도, 그리고 누군가를 돕겠다고 카페 운영팀에 참여했을 때도. 


그냥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아마 이런 마음이었던 듯 하다. 멋모르는 자신감이기도 했지만, 지나친 허영이었다.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난 여전히 노예였다. 다달이 주어지는 월급이 없어지니 한없이 불안했고, 정작 꿈을 현실로 바꾸자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 일이 불안정하니 누군가를 돕기는 커녕 내 영혼조차 말라 비틀어져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꿈이 무너진 자리를 들여다보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제법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그곳엔 온갖 못난 편견들과 무심코 지나쳤을 슬픔들과 깊은 곳에서 숨죽이며 웅크리고 있던 갖가지 욕망들이 한데 뒤섞여 풀리지도 않는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한마디로 똥통이다. 똥만 있는 것 같은데 헛구역질을 참고 들여다보면 제법 많은 것들이 있다. 


만약 내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여전히 나는 생각했으리라. 이 답답힌 조직만 벗어나면 나는 자유로워지리라. 친구와 회사를 만들어보지 않았다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꿈과 현실을 엿 바꿔낼 수 있다고 믿었으리라. 또 착각했으리라. 직장에 묶여 카페를 운영하는 데에 참가하진 못하지만, 재능이 있으니 이보단 더 잘 할 수 있으리라. 가끔 들려 이것저것 부족해보이니 큰 고민없이 조언했을 것이고, 또 이리 만족했을 지도 모른다. 커피도 팔아 주고, 때로 술도 한잔 사니 나 또한 이 공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래, 돈은 편한 것이다. 


아니, 사실은 그 조차도 안 했을 것이다. 돈은 아까운 것이기도 하니 말이다. 되돌아보니 나는 말도 안되는 돈을 받으며 카페를 위해 일한다 했으나 정작 그 말도 안되는 돈만큼 일했다. 사사로움을 버리고 남을 위한다 했으나 털 끝까지 사사로움이었다. 그러니 카페에 참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딱히 운영에 참가했다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우나, 한 발짝 들여놓은 것 만으로도 이렇게 많은 마음의 시련을 겪게 했으니, 또 자신을 발가벗고 들여다보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이제 하루에 몇 번도 더 흔들리는 자신에게 말한다. 무언가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자고. 앞으로 더 빡빡 기어야 한다고. 그대가 자유를 논하기에는 한참 멀었다고. 무엇보다 남을 구하기 전에 너 자신이나 구하라고. 그리고 함부로 조언하는 자신에게도 말한다. 무언가를 구하고 싶으면 직접 구하라고. 애정은 고마우나 말은 이미 배가 터질만큼 받았으니, 정말 주고 싶다면 그대의 피와 살을 달라고. 그리 할 것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도울 것이다. 아니,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만큼 할 것이다. 


월요일 카페 운영과 관련된 미팅이 끝난 뒤 맥주를 한 잔 하며 이런 말이 나왔던가. ‘아님 말고.’ 서글픈 말인듯 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그렇게 모두의 힘을 모아보지만 그럼에도 안된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그저 내 책임이다. 그래, 세상의 흥망에는 필부필부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그 분에게 부끄럽지만, 아직 무언가를 담을 그릇이 채 되지 못한 탓일게다. 


꿈을 잃고 나니 이제 알겠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맨 것이 바로 그 꿈이었음을. 

봄이 한창이니 꽃이 진 자리, 다시 새파란 꿈이 돋을게다.   





추신. 이 글은 그저 부족한 자신이 부끄러워 늘어놓는 푸념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넋두리를 열린 공간에 적어 올리는 것은 한편으론 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못난 마음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생산적인 논의와 창의적인 결론을 기대하며 금주 월요일 카페의 운영 및 프로그램 회의에서 발표한 자료 공유합니다. 사전에 약간의 협의을 거치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나, 어디까지나 운영진 전체의 의견이 아닌 개인적인 제안임을 밝힙니다. (파일 용량 관계로 동영상 파일로 변환해서 링크합니다)



> Re! Creative Salon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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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131.89.236

회의 마치고 밤늦게 돌아와서 꿈 속에서도 나는 회의에서 만난 사람들을 만났다. 이미 머리속과 몸을 모두 살롱9에 점령당해서 온통 뒤숭숭했다. 

난 창조놀이가 좋더라.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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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65.99.217

저는 멀리서 수없이 날아오는 포탄을 피해 달리는 꿈을 꿨네요.

깨고 보니 그렇게 피하겠다고 달리는게 웃기기도 하네요.


그래요. 같이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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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월요일 미팅에서 따로 메모를 하진 못했지만

저는 요한이 형과 용규 형의 다음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1) 인생 학교 (자기 경영 대학)


연구원 커리큘럼이 더욱 다듬어지고, 더 많은 이들이 

(강사와 학생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만들수 있다면 멋진 삶의 학교가 될 것 같네요.


2) 욕망(꿈) 비즈니스


그래요. 우린 자신의 욕망에 이끌려 이 곳에 모였네요. 그 누구를 위한다는 거짓부렁을 제거하면

그곳에 심장처럼 벌떡이는 솔직한 욕망이 있겠죠. 우리, 그 곳에서 출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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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216.38.13

도윤아. 매번 imagy essay에 올라온 너의 글의 숨은 팬이란다. 카페 관련 동영상 완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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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7, 2013 *.119.115.239

재엽이형, 저도 숨은 팬이예요. 

빨리 현역에 복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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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97.72.143

msn036.gifmsn036.gifmsn036.gifmsn036.gifmsn036.gif애썼네. 얼굴에 스탬프로 찍어 줄까보다.^^

요즘 도윤 없음 무슨 재미? 옛날 생각도 나고.

지치지 말고 함께 멀리 멀리 가자꾸나!(조언 따위 사절?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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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7, 2013 *.119.115.239

네. 다시 까칠한 김도윤입니다. 

조언 사절합니다. ㅋㅋ 


금요일에 뵐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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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10.141.41

예전에 올리신 글이 생각나서 다시 한 번 글들을 죽 읽어 봤습니다.

도윤씨의 열성팬이라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네요.

 

지난주 글 처럼 또 저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으니 예전에 이런 글을 올리셨겠지요.

 

=

 

백성 자고는 한 올의 터럭으로도 남을 이롭게 하지 않았고, 나라를 버리고 숨어서 밭을 갈았다. 우임금은 자기 몸을 이롭게 하지 않고 천하를 위하다 지쳐서 죽었다. 옛날 사람들은 한 올의 터럭을 뽑음으로써 천하가 이롭게 된다고 하여도 뽑아주지 않았고, 천하를 다 들어서 자신에게 바친다해도 받지 않았다. 사람마다 한 올의 터럭도 뽑지 않고, 사람마다 천하를 이롭게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면,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이다.”

 

=

 

말로 하는 충고는 님이 말씀하는 것처럼 참 쉬운 것 같습니다.

그것 또한 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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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7, 2013 *.119.115.239

막걸리 파티가 정말 끌렸지만

잠시 고향을 다녀오느라 참석을 못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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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2, 2013 *.151.207.149
살롱9마담이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듭니다. 오는 손님은 아직
만족스럽진 않지만 오는 식구들을 맞이하는 일은 즐겁기 그지 없습니다. 어쩌면 살롱9식구들을 더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선형대표와 미나마담을 볼때 그냥 힘껏 밀어 주고 싶습니다. 요즘 한 사람이 더 생겼습니다. 바로 도윤씨라고 진국을 찾았습니다. 살롱9 관련 포스터를 만든 사람이란 것을 알았을때, 살롱9에 자주 얼굴을 내밀때 느낌이 있었습니다.. 뭘 해도 먹고 살 사람이구나. 큰 가방을 갖고 다닌는 도윤씨는 맘도 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부님이 아직 그곳에서 신참이라 힘을 못쓰시나 봅니다. 49제 지나고 나면 승급하실거예요.. 그럼 이 합정동을 굽어 살피실 것이니 힘내요.. 협동해서 키웁시다.. 도윤씬 내스타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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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7, 2013 *.119.115.239

이 댓글을 아내와 같이 일하는 친구가 보고는 

둘다 '빵' 터졌습니다. 사람 완전히 잘못 봤다고 난리입니다. 


이 중 유일한 진실은 큰 가방을 메고 다닌다는 것. ㅋㅋ

우산 누나. 카페에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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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2013 *.30.254.29

맥킨지,

딜로이트 컨설팅

아더 앤더슨  같은

세계적인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의

프리젠테이션을 많이 봤는데,

 

도윤씨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들은 따라 올 수 없는 진한 감동과 감탄을 느낍니다..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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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7, 2013 *.119.115.239

바쁜신 와중에 마지막 추모식 준비하시느라 부담이 많으실텐데 

그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들이지 못해 죄송합니다. 


늘 따뜻한 격려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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