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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9일 19시 47분 등록

<신화와 인생>

원제 : Joseph Campbell Companion:

Reflections on the art of living

조지프 켐벨 지음/다이엔 K. 오스본 엮음, 박중서 옳김

 

 

1.     저자에 대하여 (2)

 

 (* 켐벨의 책 <신화의 힘>에서 이미 저자에 대하여를 논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추가.보완하는 형식으로 한다)

 

이 책은 편집자인 Diane K. Osbon의 노력에 힘입어 출간되었다. Osbon은 켐벨이 1983년 캘리포니아의 에설런 연구소에서 수개월 가량 진행된 워크샾에서 그의 강의, 에세이, 인터뷰를 기록하고 정리했다. 1987년 켐벨이 죽은 후 3년이 지난 1990 Osbon은 자신이 정리한 내용을 책으로 엮을 착안을 해 1991 <Joseph Campbell Companion: Reflections on the art of living>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게 된다.

 

켐벨은 이 책에서 신화뿐만 아니라 종교, 심리, 예술 분야에 해박하고 풍부한 지식을 풀어 놓는다.각 장마다 다양한 이야기와 인용문, 연설 등을 넣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어떻게 관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서는 사랑과 결혼이란 주제를 중심으로 그의 면면을 들여다 보기로 한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저자가 1934 Sarah Lawrence 여자 대학의 교수직을 수용한 것은 아무래도 운명이었던 것 같다. 그 대학(1968년 남녀공학으로 바뀌지만)에서 켐벨은 그가 얘기한 것처럼 강의하면서 예쁜 여학생들을 많이 상대한다. 그 수많은 여학생 중에 그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12년 연하인 Jean Erdman을 만난다. 졸업선물로 켐벨은 그녀한테 슈팽글러의 <서구의 몰락>을 선물했다고 한다. 저자 말로는 작은 선물이었지만 의미 심장한 것이라고 하는데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주요 내용이 문명을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고 문명도 발생, 성장, 노쇠, 사멸의 과정을 밟는다고 주장한 책이라고 한다. 

20을 갓 넘은 그녀의 싱싱한 젊음과 미모도 세월의 흐름 속에 노화의 과정을 거쳐 죽는다는 것을 일깨우려고 했던 건지, 아니면 인간의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음을 알려주려고 했던 건지 모르겠다. 그 책을 선물로 받은 Jean의 표정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안무가인 그녀가 그 책에 관심이나 있었는지, 어쩌면 그 책을 받고 책장 한 구석에 처박아 놓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이 흘러도 예나 지금이나 여자는 보석 등의 악세사리를 좋아하는데, 켐벨은 아무래도 여자의 심리를 모르고 연애에는 쑥맥이 아닌 듯싶다. 대개의 백면 서생의 학자들이 공부 외엔 세상 물정을 모르듯이.

 

켐벨은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 듯 하다. 예술가로서의 안무가는 그 생명력이 길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 후 임신, 자식을 낳고 키우는 데 최소 2년, 그리고 다시 자식을 낳기 전의 몸의 상태를 회복하는데 시간 감안하면 그 기간의 공백은 안무가로선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둘 사이의 자식이 없지 않았나 싶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구속하지 않고, 집착도 하지 않은 듯 하다. 안무가로서 마음껏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녀에게 사랑의 날개를 달아주었고 자유를 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1938년에 결혼하여 죽기까지 48년 동안 한 여자만을 헌신적으로 사랑했으니 지고 지순한 순정파다.  언뜻 보기에 학자와 춤 꾼과의 결혼은 조화가 안되는 결합이다. 자유 분방한 젊은 신부, 구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예술인, 그런 그녀와 독서의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 여자와의 사귐을 어려워했던 학구파인 켐벨. 묘한 조합이다. 아내의 예술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도 책 속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가 1940년대임을 감안하면 켐벨은 분명 진보적 페미니스트다.

 

켐벨은 결혼이란 상대방을 책임지고 사랑함으로써 상대방과 진정한 일체가 되는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배우자와의 관계를 삶에서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살다 갔다.  그는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책임감에서 자유롭고 이승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간 사람이다.

 

끝으로 둘 사이에 자식이 있었으면 자식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술술 풀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자신의 분신이 태어나 울고 웃고 기어 다니고 하는 모습, 순수하고 맑은 아기의 눈동자는 켐벨에게 또 다른 삶의 희열을 주지는 않았을까.

 

 

2.     마음을 무찌르는 구절 : 유첨

 

 

3.     저자라면

 

책의 주제와 내용

 

이 책은 내가 알고 있는 기존의 켐벨 책과는 다르다. 기존의 책,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신화의 힘>은 각국의 신화 속 영웅 또는 신들의 모험 이야기를 들어 인간의 인생의 여정을 얘기한다.  반면, <신화와 인생>은 원제에 맞게 사랑과 결혼, , 여행, 예술, 열등감, 내적 여행(깨달음) 등에 관한 켐벨의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며 그의 인생철학을 담아냈다. 그래서 그런지 읽기가 쉽다. 수많은 아포리즘이 나오고 그가 영향을 받은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하인리히 침머, 칼 융 등의 인용문이 많이 나온다.  물론 이 책 또한 켐벨 철학의 정수, ‘희열을 좇으라라는 문구가 자주 나온다.

 

책의 구성은 아포리즘으로 채워진 도입의 단계 포함하여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도입의 단계로 영웅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 단계이다. 이 장에서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한 켐벨의 잠언이  나온다.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잊지 말아야 할 교훈적인 글로 차 있다.

이 세상의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라다분히 불교적 색채가 강하다. 슬픔도 삶의 일부이며 그 슬픔을 기꺼이 수용하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 다음은 의식의 단계별로 현세에서의 삶’, ‘깨달음을 향한 길’, 그리고 마지막 장으로 성스러운삶과의 조우로 이어진다.

 

2현세의 삶에서 독자의 눈길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에 머문다.

사랑은 삶의 경험일 뿐만 아니라, 또한 신비적 경험이다.’ ‘ 사랑에 빠지는 것은 본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성에게 자기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그 시작이다

사랑에 빠지지 못하면 삶도 멀어 진다는 이야기다. 

 

켐벨은 결혼관련 다음과 같이 말한다.

 

결혼이란 여러분이 자기자신을

상대방에게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자기 자신을

그 관계됨에 희생시키는 것이다.

 

배우자에 집착하고 상대방을 소유하려고 하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려는 부부들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3깨달음을 향한 길은 두려움, 욕망, 그리고 의무를 초월하기 위해 자아를 버리라고 한다. 가짜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다.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 지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다.

 

 마지막 장 성스런 삶과의 조우는 밀폐된 성스러운 공간으로 가서 자신만의 창조적인 놀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비판을 무시하고 너는 할지니라는 용을 죽이라고 한다.  

 

켐벨의 책이 그렇듯이 내가 누구이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 삶의 전환점에 서 있을 때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하다. 

 

도입단계의 마지막 문구가 인상적이다.

 

삶의 길을 가다 보면

커다란 구렁을 보게 될 것이다.

 

뛰어 넘으라.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넓진 않으리라

 

내가 받은 영향

책의 목차에서도 나오지만 이 책은 깨달음으로 가는 영성에 관한 책이고 선불교의 신비주의에 관한 책으로도 느껴진다. 사랑과 결혼, 삶의 고통과 슬픔의 수용, 두려움과 욕망 초월, 자아를 죽이고 무심의 경지로 나아가는 깨달음의 단계 등등 삶의 통찰과 지혜를 준다.   

 

켐벨의 책을 10년 전에 접했으면 내 삶도 내 의식도 보다 일찍 바뀌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책의 특징

 

삶의 희열을 느끼며 자유로운 삶을 살다간 켐벨의 사상,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영감을 주는 이야기와 인용문이 많이 삽입되어 독자들에게 옆에 가까이 두고 볼 만한 책이다.

주석을 달아 관련 상황 및 사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참고 책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첫 장에 아포리즘을 넣어 삶을 진지하게 돌이켜 볼 수 있도록 구성을 했다.

 

책의 보완/개선점

 

-단계별로 구성되는 내용이나 주제들이 그 해당하는 의식의 단계에 맞게 들어갔는지 명확하지가 않다.

 

-<Reflections on art of living>에 맞게 삶과 인생의 주제를 얘기하는 데 굳이 의식의 단계라는 이름으로 구성을 해야 했는지 궁금하다.

 

- 에세이 형식이라면 그 내용에 맞는 소 제목을 목차에 넣었으면 좋았을 듯싶다. 예를 들어 사랑과 결혼, , 글쓰기, 힌두교, 불교에서의 깨달음, 조이스의 미학, 신화 속 여성의 모험, 우즈스탁의 5, 예술가의 기예 등등. 제목을 넣으면 더 책이 일목요연하게 보기 좋았을 것 같다. 독자입장에서 읽고 싶은 내용을 찾아보기도 쉬었을 것이다.  - (201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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