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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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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8일 06시 29분 등록
어느새 한 달이 흘렀습니다.

한 달은 참으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구 선생님의 숙제는 생각보다 많았고, 처음 계획대로 모두를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할 일 목록의 빈약함을 한탄했지만 지금은 그 내용의 부족을 아쉬워합니다. 어제 유석님께서 말씀하신 "양은 질을 능가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의 넘치는 꿈과 꿈에서 파생된 생의 열정은 분명 잘 정제된 이론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능가할 것을 이말에 기대어 기대해 봅니다.

우리는 청주 부근의 청원군 미원면의 나즈막한 산에 둘러쌓인 펜션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첫 모임에 이어 이번에도 좀 늦었습니다. 일곱 시쯤 도착하니 다들 낮술이 꽤 거나했는지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바닥에는 가리비 껍대기가 작은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장작불위의 석쇠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 갈비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보고 예뻐졌다고 비결을 궁금해 합니다.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다들 자신의 숙제와 한 달간의 여정에 대해 재잘재잘 떠듭니다. 우리는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들 변화의 길을 함께 가고 있습니다. 매일 30분 단위로 자신의 시간을 기록하고 그것을 분석해서 우리에게 가져오신 류비세프.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이 되기위해 지원서를 작성하다가 금융쪽의 자기의 재능과 의미를 재발견 하신 절차탁마. 가족 서재를 만드시고 아이들로부터 높은 존경을 얻으셨다는 바람의 사나이. 모두들 술의 힘을 얻었는지 욕망으로 들뜬 자신의 모습들을 신나게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유주는 힘들었던 과거를 공개했습니다. 만회할 수 없는 큰 상실감과 그로 인한 어머니와의 유대감의 강화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절차탁마는 유주를 위해 "Wind Mill"이라는 노래를 한 소절 한 소절, 번역과 함께 불러주셨습니다. 그 잔잔한 목소리와 멋들어진 번역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괜히 저도 덩달아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멋진 밤이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조금 졸기는 했지만...

다음날 속을 풀어주는 올갱이국으로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현실에는 꿈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자꾸 기억에 남습니다. 일상은 음식과도 같은 것입니다. 먹어서 없어지듯이 사라지기에 더욱 소중한 것입니다. 일상을 놓치는 것은 삶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추상적이고 감각적인 것보다 손에 닿고 현실적인 일상에 행복과 진정한 삶이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책을 읽던 중 전에 없는 흥분이 몸을 타고 흘렀습니다. 은혜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삶은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시간은 오직 일상 속에만 구체적으로 존재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수퍼에서 물건 몇 개를 사기 위해서,
몸에 걸치는 옷 몇 벌을 사기 위해서,
잡동사니 몇 개를 더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시간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마라.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것은 꿈에 쏟은 시간의 양이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은 비젼을 공유하는 것은 큰 용기가 됩니다. 그들은 미래의 아름다운 기억과 자신의 재능, 기질, 경험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일상의 자유를 얻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정녕 행복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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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
2005.02.28 14:39:30 *.237.202.147
멋진 모임 후기입니다. 전 이렇게 모임 후기를 빨리 올려주시는 분들이 좋더군요. 누군가 써야 하지 않나..라는 압박에서 해방시켜주니까요.^^ 하루가 지나기 전 게시판과 메일을 통해 여기저기서 얘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시는 줄탁동기 분들은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어 너무 좋습니다. 저 역시 구섭님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늘 좋은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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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2005.02.28 18:59:50 *.38.164.12
정말 즐거운 1박2일 이었습니다. 모임 후기만 봐도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또 즐거워지네요. '줄탁동기'의 일원이라는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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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비셰프
2005.02.28 21:46:57 *.247.50.145
참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그 시간만큼이나 잘 그려진 모임후기군요. 구섭씨의 글솜씨도 아주 좋아요. 그 날 이후 다시 일상속에서 우리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줄탁동기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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