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차탁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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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씨가 쓴 <노마디즘>이란 책에 '줄탁동기'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시도한 부분이 엿보입니다...believe it, or not...-_-;;
어떠한 해석을 하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아 발췌해 보았습니다.
(이하, <노마디즘1> 6장, 기관 없는 신체에 관하여: "인간은 자신이 본래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에서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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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 하나의 신체지만 아직 어떠한 기관도 갖지 앟은, 기관화되지 않는 신체고, 정확하게 ‘기관 없는 신체’지요. '알'은 '기관 없는 신체'기도 하지만 손이며 발이고 눈이고 항문이며 입입니다.
(옮겨온 이 註: 이하 '기관 없는 신체'를 '알' 혹은 '알 속의 줄탁동기'로 이해하면 됩니다.;;)
'기관 없는 신체'가 '잠재성(virtualite)' 차원의 개념이라는 점을 이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잠재성은 현실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과 대립되는 개념인 가능성(possibilite)과 구별됩니다. 가능성이 현실이 아닌 것이라면 잠재성은 현실적인 것입니다.
잠재성의 차원을 주목한다는 것은 어떤 현실적인 것도 고정될 수 없고 확고부동하지 않으며 끊임없는 변화 상태에 있음을 보는 것이며, 현재적이고 지배적인 것의 확고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되고 생성되는 새로운 힘을 보는 것입니다.
들뢰즈와 가타리에게 잠재성이 가능성과 달리 현실의 일부란 점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현재화 된 것을 변이시키고, 심지어 현재화 되는 것의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잠재성이라고 생각하며, 잠재성의 차원을 특정한 현재성으로 가두어놓을 수 없는 한, 변이와 혁명은 항상-이미 현실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잠재적인 것은 그것의 형태나 형상이 현재적인 어떤 것으로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기에, 현재의 지배적 상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뜻밖의 사건’으로 튀어올라 생각지도 못했던 강밀도와 양상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알'은 '기관 없는 신체'이며 잠재성이며 무의식이고 그것이 사회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니 이 '기관없는 신체', '알'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기관 없는 신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강밀도가 제로인 값으로 모든 부분이 고르게 분배되어 있는 극한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알의 최초의 표면이 그렇지요. 기관 없는 신체가 기관을 갖게 되는 것은 그 신체의 일부분에 그 기관이 되는데 필요한 힘 내지 강밀도의 집중이 이루어질 때입니다. 강한 의미의 기관, 다시 말해 유기체의 기관이 된다는 것은, 그 분포 상태가 주어진 역치 안에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일전에 들뢰즈는 힘과 권력의지 개념을 설명하면서 "힘이란 할 수 있는 것이고, 의지란 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여기서 좀더 결정적인 것은 힘보다는 의지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의지란 힘을 실제로 투여하게 만드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큰 힘이 있지만,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의지지요. 힘이 크고 작음으로 구별되는 양적인 것이라면, 의지는 그것을 남을 돕는데 쓰거나 남을 굴복시키는 데 쓰거나 하는 것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질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욕망이란 ‘하고자 함’을 뜻하며, 이런 점에서 '의지'나 니체의 '권력의지' 개념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이와 비교해서 말하자면, 강밀도란 그런 의지, 그런 욕망이 하고자 하는 것을 실제로 '할 수 있게' 해주는 바탕입니다.
강밀도가 위에서 말한 '힘'에 해당된다면, 욕망이란 '의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밀도가 욕망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성분이라면, 욕망은 그러한 강밀도의 힘에 방향과 질을 부여하는 성분입니다.
즉 "기관 없는 신체는 욕망이다. 사람들은 바로 그것을 욕망하며, 또 바로 그것으로써 욕망한다."
기관 없는 신체는 강밀도의 연속체이자 욕망의 내재성의 장입니다. 그리고 욕망은 무언가가 결여된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를 생산하는 능력입니다. 욕망의 내재성은 긍정적 욕망의 지속 과정이며, 내재적인 기쁨을 위해 어떤 활동이나 대상을 생산하는 무한한 생산의 과정입니다.
욕망은 활동의 내재적 과정이고, 끊임없이 사람이나 사물 사이의 관계가 변화되는 과정이며, 그것을 통해 특정한 양상의 사람이나 활동이 만들어지고 변이되는 과정입니다.
충만한 기관 없는 신체
'충만한'이란 '다양한 잠재성을 가진'이란 말입니다. 다시 말해 '충만한 기관 없는 신체'란 다양한 규정성, 다양한 양상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기관 없는 신체입니다. 욕망의 내재적 과정에 따라 다양한 규정을 가질 수 있는 잠재적 장으로서 기관 없는 신체는 그처럼 다양한 '가능성', 다양한 잠재성을 향해 열려 있는 그런 신체입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신체이기에 그것은 다양한 능력으로 충만한 신체고, 수용하거나 포용할 수 있는 이질성의 폭이 매우 큰 신체며, 스스로 펼쳐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될 모든 이웃항들에게 많은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신체입니다. 만나는 모든 ‘이웃항’들에게 따뜻함과 평온함을 나누어 줄 수 있는(촉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고 합니다.
'기관 없는 신체'는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생성과 창조 발전이 가능한 것입니다. '기관 없는 신체'는 잠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 '잠재성'을 유지하고 제대로 된 '방향성'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생성이고 창조입니다. 알은 생성이고 창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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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빨고 쪼면서 '알' 속에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애쓰는 줄탁동기들이 청주에서 그 소중한 만남을 두 번째 가졌습니다. '기관 없는 신체'인 알에서 깨어나고자 노력하는 우리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진통을 겪으면서 생성과 창조를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 생성becoming과 창조creation의 끝은 크고 장대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크고 장대한 미래를 회고하였으며, 아주 훌륭한 사부 한 분이 '알 밖의 줄탁동기'로서 존재하며 각자에게 걸 맞는 호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줄탁동기 여러분 모두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생성과 창조 발전이 가능한 '충만한 기관 없는 신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행운의 여신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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