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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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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4일 09시 54분 등록
살아 있다는 것도 알릴 겸, 동기 꿈님들 궁금하기도 해서 일기 중 일부분을 같이 나눕니다.

*****

광림이 밤 늦도록 일기 숙제로 시를 써야 한다면서 끙끙댑니다. “책에 있는 것 베껴갈까. 그러면 안돼? (불만 불만…) 그럼 전에 신발한테 미안한 적 있었는데 그것 쓸까?”
10시가 넘어서 들어온 엄마가 말을 받아 줍니다. “왜 미안했는데?”
몇 번 물어봐 주니까 대충 대답한 것으로 시를 써놓고 잡니다.


신발
신발은 참 고마워
진흙탕에 끌고 다녀도 불평 안하네

신발에게 미안해
까맣게 되도록 씻어 주지 않아서

신발에게 빚졌어.
어떻게 갚지?

- 아이들은 언제나 좋아요. 아이의 마음, 사물을 그렇게 보는 마음, 그 따스함이 참 좋아요.

5월 13일자 중앙일보에서 유미희라는 시인이 쓴 시를 봅니다.

같이 걷지요.

달빛은 알지요
두고 가기 싫어하는
강물 마음

강물도 다 알지요
함께 가고 싶어하는
달빛 마음

그래서 달빛은 강물을 데리고
강물은 달빛을 데리고

굽이 굽이 같이 걷지요.

- 뒤에 붙인 산문글이 더 좋아요.

내 비록 이만한 것을 얻었지만, 네가 곁에 없었으면 얼마나 쓸쓸할까. 나 지금 변변하게 내세울 것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그 동안 너와 함께한 시간이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견뎌올 수도 없었을 거야. 이렇듯, 인생에는 좋은 동반자가 필요한 거지.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게 있어. 친구.애인. 그리고 나와 함께해주는 그 모든 ‘너’가 바로 ‘나’일 수 있다는 사실. ‘나’ 아니 다른 모든 것도 스스로는 모두 ‘나’라는 사실. ‘나’와 ‘너’ 가 서로 조응하며 살아야 할 까닭은 이토록 명백한 것. 이걸 모르고, 평생 자기 편드는 사람만 찾아 편하게 살겠다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니.

- ‘나’ 아니 다른 모든 것도 스스로는 모두 ‘나’ 겠지요.
자기 편드는 사람만 찾아 편하게 살겠다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이 시를 쓴 시인은 버리고 갈 수 없어서 같이 가자고 부르네요. 저렇게 모두에게 정을 주고 다 데리고 가려면 힘들텐데…

예림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한 살 어린 나이에 학교에 들어가 동급생들을 언니라 부르며 따르다가 호되게 돌림 당했지요. 그 때 아이가 썼던 시가 생각 납니다. 그 시를 보고 엄마인 나는 울었지요. 유난히 다른 사람 아픈 것 못 참아 하고 도와주고 싶어하는 아이입니다.

달님
달아 달아
왜 자꾸 날 따라오니
친구가 없니
우리 집에 같이 가자
나랑 같이 놀자
그런데 집에 오면
달님은 없어요.
IP *.126.11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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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5.05.14 13:00:23 *.218.212.50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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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기원
2005.05.14 13:11:57 *.78.90.58
동심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있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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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2005.05.17 23:21:13 *.91.24.193
광림이 동시를 조금 줄여서 인용했어요. 선생님이 일기 글에 말씀을 써주셨는데 마지막에 네가 쓴 시 맞니? 라고 쓰셨어요. 너무 어린아이 같아서? 아니면 너무 잘써서? 그래서 광림이 '녜'라고 일기에 또 댓글 달았답니다. 그것을 보니까 좀 우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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