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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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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1일 20시 22분 등록
어제 (11.10) 저가 경북대학교 학생들앞에서 2시간 동안 강연을 했습니다.
저의 어눌한 말투로 2시간, 그것도 지성이 번쩍이는 대학생들(약 100명 정도) 앞에서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요?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저가 했고, 마칠 때 교실이 떠나갈듯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2시간이 길다 싶었는데 질문이 나오고 하니까
15분 정도 연장되었습니다.

주제는 '변화의 시대에 대학생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인데
학생들은 '나의 미래는 뻔한 것이 아니다'라고 제목을 정했더군요.
이런 주제는 당연히 구소장님이 가셔야 하는데...

강의 원고를 A4 10매로 작성하여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주었는데
나중에 앞뒤로 10매라고 해서 다시 작성했습니다.

학생대표의 전화를 받고 O.K를 해놓고 나니 사실 걱정이 되더라구요.
저가 사실 말하는 것이 책쓰는 것보다 좀 편하지 않거든요.
며칠 남겨두고는 어디 숨을데도 없고 좀 이상한 기분! 아시죠?
그때는 노래방에서 처음 나온 신곡을 연습도 안하고 번호를 눌러놓고
노래가 나올 때쯤 되어 화장실로 숨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불편한 시간이 며칠 흐르고...)

드디어 강의 장소에 도착!
캠퍼스에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건만
저의 눈에는 그런 것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무실에서 차 한잔 하고...
강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사회자의 멘트가 나오기 시작하고
바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처다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들.
사실 처음에는 학생들 얼굴들이 보이지도 않고 앞에 앉아 있는 좀 예쁘장한
여학생 얼굴만 쳐다보았습니다.
처음 5분간은 몸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잘 안됩디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비장의 무기를 꺼냈습니다.
강의실에서 웃음소리가 넘쳐흐르고...
그때 저가 무슨 유머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권투선수가 순간적으로 손을 뻗어 상대가 다운되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확실히 유머는 상대방의 마음도 열어주지만 가장 헤택을 보는 사람은 당사자인것 같았습니다.

그후부터는 아주 부드럽게 잘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잘 나가서 의식적으로 속도조절을 할 정도로...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뒤에 앉은 여학생이 몸이 풀리니까 쌍꺼풀까지 보이더군요.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학생들이 저의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유쾌한 자기관리 전문가>라고...
아직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쾌한'이라는 이름은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아직 이런 이름을 붙인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했거던요.
강의가 끝날 때까지 학생들이 스무번 정도는 웃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저가 스피치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스피치가 약한 것이 아니라 몸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뿐이라는 사실을...
사실 대부분의 일상 스피치는 5분 이내 끝나거든요.
그러니까 몸 풀리기 전에 끝나니까 잘 될리가 없는거지요.

어제 강의가 축구로 비유한다면 최소한 비기거나 1:0으로만 이겨도 되는
경긴데 3:1 정도로 이긴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6시에 시작되어 사진찍고 악수하다보니 8시반 정도 되었습니다.
학생대표로 받은 두툼한 강사료를 받고 기분이 UP되어
학생들 10명 정도와 함께 근처의 돼지갈비집에 가서 맥주도 마시고
남은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학생들의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전 같았으면 이런 좋은 계절에 두툼한 책 몇권 옆에 끼고 여유있게
걸어가거나 벤치에 앉아 인생과 진리를 논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여유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짧은 시간에 다 이야기는 못하고 나중에 한번 불러주면 강사료 안받고도 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 중에서 구소장님 '꿈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싶은 학생도 있었는데
'시간은 되는데 돈이 안되서 못간다'고 하더군요.
그 학생 눈빛을 보니 조만간 돈을 모아서 갈 것 같았습니다.

맥주를 한잔 마시다 보니 포항에 못오고 대리 운전해서 대구에 계시는
어머님께 가서 자고 아침에 포항으로 왔습니다.

며칠 간 저를 누르던 짐을 벗고 나니 하늘을 날 것 같았습니다.
밀린 숙제를 하고 나니 후련한 그런 기분입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강의 주선과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 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짧은 무공으로 넓은 중원에 나가보니
앞으로 구소장님의 가르침을 더욱 많이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저도 이제 저 개인의 몸이 아닙니다.
저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관심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저를 더욱 달리게 합니다.

추신 :
존경하는 소장님과 보고 싶은 꿈벗들을 뵈올 날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군요.
그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IP *.81.1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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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5.11.11 13:42:45 *.217.147.199
축하드립니다. ^^ 멋진 강의 성공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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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
2005.11.11 19:49:58 *.118.67.206
어당팔 선생님! 아니 [유쾌한 자기관리전문가님]
멋지십니다.
강의가 머리에 그냥 그려집니다.
정말 꿈을 접수하고 계시군요.
담 주에도 부탁합니다.
만나고 싶군요. 어서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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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5.11.11 22:40:43 *.229.146.10
좋은 강연은 웅변이 아니지요. 여기도 그 원칙이 맞아요. 가장 자기 다운 강연, 그게 매력이예요. 멋진 일이지요. ***** 별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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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5.11.12 14:14:08 *.190.172.206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함께...)(...
역씨 김사장님 답습니다.
멋져요. 상상이 갑니다. 요절복통되어 간떨어질뻔한 학생들^^*
성공된 모습 빨리 뵙고 싶습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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