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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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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6일 08시 52분 등록
6기 모임 '꿈꿰' 최승표입니다.
다른 분들 것들을 보고 고치기를 반복하다가
이제서야 올립니다.
도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기분이 아주 좋네요


10년 동안의 10개 풍광

- 오늘은 2015년 12월 8일. 겨울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모양이다. 창문 너머 하얗게 덮인 산의 모습이 어둠 너머로 어렴풋이 보인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 편안함과 충만함에 매일매일 빠져드는 나 자신이 신기할 정도다. 언제나 출근하는 마누라의 엉덩이를 잠결에 쳐다보며 비몽사몽간에 아침을 시작했던 내가 아니었던가? 불과 10년 전만 해도 몇 줄의 글을 써내려 가는 것조차 나에게는 쥐가 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편안하게 적어 내려가다 보면 훌쩍 한 두장이 넘어가 버린다. 생각난 것을 적기도 하지만 때로는 적으면서 생각이 나기도 한다. 혼란스러웠던 생각들이 자판을 두드리는 사이에 정리되기도 한다. 때로는 그냥 하루 일과에 대해 적어보기도 하고, 정말 참기 힘든 일들에 대해 정리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엊그제 있었던 국가대표 축구경기의 관전평을 쓰기도 해봤다. 지금은 작년에 만들어 놓은 10대 풍광을 보며 새로운 나의 풍광과 2016년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 나의 회사를 만들었다. 회사는 과천 관악산 밑에 조그만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다. 1층은 사무실이고, 2층은 우리 가족들이 사는 집이다. 마당에는 조그만 테이블이 있어 차 한잔의 여유를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사무실은 아담하지만 편안한 느낌을 준다. 회사가 문을 열던 날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를 성원해 주는 친구들, 꿈벗들, 고객들이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회사는 고객의 보이지 않는 자산까지 보듬어 주는 편안함을 고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이 후로 많은 고객들이 직접 나의 사무실을 찾아와 그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며 돈에 관한 문제, 인생에 관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내가 고객들과 거래를 통해 얻는 수익의 절반은 자선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된다. 고객은 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 자신이 제공하는 상담수수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어느 곳에 기부를 할 지 결정할 수 있다. 고객들도 본인이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해 하는 눈치다. 올해 드디어 나와 고객들의 기부금 총액이 연간으로 5000만원을 돌파했다. 우리의 기부금은 주로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과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굳이 우리 회사의 문제를 꼽자면 돈 안되는 친구놈들이 와서 사무실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인데, 오래 전부터 사실 이런 장면을 꿈꿔오지 않았던가? ^^ 이 놈들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강당에 모여 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중간 중간 웃음이 터져 나오고, 청중과 나는 완전히 하나가 된 느낌으로 몰입된다. 재정적인 준비만을 이야기하는 수동적인 미래준비에서 벗어나서 삶의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자신만의 자산을 만들어 나가자는 나의 메시지에 대부분 공감하는 눈치다. 강의가 끝난 후 박수를 받으며 내려올 때 예쁜 여자가 다가오길래 흥분한 나머지 계단을 헛디뎌 미끄러졌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나에게 명함을 받아갔다. 나도 잽싸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 지역신문, 동창회보 등에서 출발한 나의 머니칼럼이 드디어 중앙일간지에도 실리게 되었다. 나의 칼럼은 나만의 독특한 삶의 철학을 반영해 매니아층을 형성했다. 또한 회사를 만든 지 3년이 지나서 내가 만든 칼럼들을 묶고 실제 고객과의 만남에서 얻은 자료를 보태서 재무설계사례집을 한 권 출판했다. 나의 책은 대부분의 인터넷서점에서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세수입으로 들어온 통장의 돈을 확인하면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만세를 부르짖었다.

- 사람들에게 보다 충실한 코치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경영학(경영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항상 무언가가 빠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것이 과연 나에게 고객에게 모두 올바른 것인가? 이제는 보다 폭넓은 차원에서 고객과 마주 앉을 자신이 생겼다. 배움 자체에도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나의 길에 벗이 될 수 있는 열정적인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모두들 성공하길 바란다.

- 요리사 자격증을 땄다.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무슨 요리를 해줄까 고민하는 나의 모습이 즐겁다. 재료를 사서 다듬는 것도, 직접 만드는 것도, 모두들 모여 맛을 감상하는 것까지 모두 나에게는 살떨리게 즐거운 경험이다. 특히나 음식을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정말 요리를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50 이후에는 깔끔한 분위기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빙~~ 둘러 앉아 볼 수 있는 한식바를 운영해 볼 생각이다. 지글지글 전 굽는 소리와 따끈한 정종 한잔, 웃음이 넘치는 대화, 상상만 해도 즐겁다. 문제는 우리 마누라가 점점 더 게을러 지고 있다는 것과 아이들이 “아빠, 밥 줘”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곧 내가 말한다. “뭐 먹고 싶은데?”

- 5년 전부터 고객들을 초청한 행사를 매년 열었다. 행사제목은 ‘최승표의 맛있는 세미나’였다. 가족과 함께 참석한 고객들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즐겼다. 내가 개발한 퓨젼한식조리법을 간단히 설명했고, 요리하는 틈틈이 현재의 시장상황과 앞으로의 금융시장전망에 대해 내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때로는 부동산 전문가를 초청하기도 했으며, 사회 각 층의 다양한 분들을 초대해 행사를 구성했다. 나의 행사는 매년 고객들이 기다리는 모임이 되었고, 나에게도 새로운 만남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 가족들과 함께 월드컵을 보기 위해 독일과 남아공에 다녀왔다. 축구를 좋아하는 현일이가 너무나도 좋아했다. 외국의 경기장에서 올라가는 대형 태극기의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거의 울뻔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한 덕에 우리가 보러 간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10년간 참 많은 나라를 경험한 것 같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 와이프가 간절히 원했던 인도와 터키도 큰 맘먹고 다녀 왔고, 미국은 세미나 참석을 위해 몇 번, 그리고 처남부부와 함께 처남댁이 태어난 곳인 중남미 쪽도 둘러보고 왔다. 할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평양과 개성을 다녀왔던 일도 잊을 수 없다. 나 스스로도 이런 행복한 순간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 지금도 나는 농구를 계속 하고 있다. 젊은 녀석들이랑 아직은 부딪힐 만 하다. 이기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지지도 않는다. 농구를 하고 나서 사우나에 몸을 담그는 때가 나에게는 최고의 순간 중의 하나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탕에 몸을 담그고 생각한다.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정말 고맙다고..

- 성하가 중학생이 되는 해에 귀여운 막내딸을 입양했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처음에는 많이반대했던 마누라도 이제 드디어 자기 등을 밀어 줄 파트너가 생겼다고 무지 좋아한다. 아.. 저 단순함이란.. 현일이, 성하도 예쁜 여자 동생이 생겨서 기뻐했다. 중3인 현일이가 기저귀 담당이고, 성하는 분유 담당이다. 지난 주말에는 함께 예쁘게 차려 입고 가족 사진을 찍고 왔다. 우리 아이들도 나이가 들어 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진로에 대해 고민할 것이고 이성친구를 만나 가슴앓이도 할 것이다. 나처럼 쓸데없이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 한들 또 어쩌겠는가? 때로는 아프기도 할 것이다.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에게 나 스스로 삶의 본보기가 되리라 다짐했다.
IP *.192.17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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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05.12.06 10:42:57 *.210.111.168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엄살은 투정이었다는 것도 알았구요..
최승표의 맛있는 세미나..무지 기대됩니다..
멋진 풍광들..미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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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거인
2005.12.06 12:56:42 *.100.68.188
다양한 삶의 재미를 이미 잘 알고 계신 분의 여유와
젊은 정신에서 펼쳐져 나오는 창의적인 꿈 내용 들이 아름답습니다.
소중하게 이루어 나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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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5.12.06 14:07:15 *.48.38.156
앞으로 다닐 때가 많아지겠군요, 저요..
정말 엄살 투정 글 이렇게 잘 쓰시면서..
승표님의 꿈 좋습니다. 아주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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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5.12.06 17:37:37 *.229.146.45
날 즐겁게 만드는군요. 얼굴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요. 할아버지. 툭툭 던지는 말이 웃겨요. 어당팔 선생과 붙으면 참 재미있겠어요. 다음 꿈벗 동창회에는 두 분의 '10분 뒤집어지기' 시간을 드릴까 합니다.

'박수를 받으며 내려올 때 예쁜 여자가 다가오길래 흥분한 나머지 계단을 헛디뎌 미끄러졌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나에게 명함을 받아갔다. 나도 잽싸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 이 장면이 특히 사실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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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꿰 NO.6
2005.12.06 21:07:26 *.35.191.194
내내 미소지으면 이글을 읽으면서 그날의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분명 시작은 나랑 같았는데, 비겁하게 농구 빼고는 자기 혼자 멋난 미래로 내빼버리기는... 분명 승표씨는 끼인 "마"를 집어던져버린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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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
2005.12.07 13:01:11 *.62.40.180
정말 멋진 삶인걸요. 인생에 대해 고민하셨던만큼, 그리고 방향을 찾아 나섰던 만큼 더욱 넓은 이해의 폭을 가지신 것 같았습니다.
자녀분들이 무척이나 아빠를 좋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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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락
2005.12.12 17:03:57 *.99.69.57
선배님, 독일에서의 우리 축구 대표팀 성적은 어떻던가요? 16강? 8강? 아님 예선 탈락????
10년 후 선배님의 꿈..."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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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5.12.14 12:28:01 *.143.177.82
밑에서부터 읽고서,
정마로 멋지게 사시는구나 감탄하면서 위로 올라가다보니~
ㅎㅎ 꿈이네요.
하지만 현실같은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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