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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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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9일 09시 01분 등록
나는 꿈을 잘 못 꾸는 사람인 것 같다.
잠 자면서 꾸는 꿈도 그렇고 희망, 환상을 그리는 꿈도 그렇다.

길몽은 고사하고 개꿈을 꿔도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거니와 어쩌다가 기억하는 것도 길을 잃는 다던가, 프로그래밍 도중 계속 오류가 발생해서 그것을 고치느라 애쓰는 그런 종류의 꿈을 꾸곤 해서 꿈에 대해 솔직히 불만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작년 여름에 나의 직업을 찾고 10대 풍광을 그릴 때에도 약간의 맘고생이 없지 않았다. 숙제 하듯 써내려 갔던 10가지 풍광에서 감흥이라고는 보이지 않았고 이게 정말 나의 꿈일까 하는 의구심만 가득했다.


생각지도 않게 '재수(再修)'의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나의 꿈을 그려 보고자 하는 작은 다짐과, 마음 한 켠에 이전과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하는데 하는 불안함도 간직한 채 2박 3일을 보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 여름에 찾았던 '나의 직업'과 이번에 다시 찾아본 나의 직업이 다르지 않다. 나는 글 쓰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고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IT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그 세 분야를 종합하여 하나의 직업을 도출해 내니 결국 'IT 서적 저술가'라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직업이 나온다. 물론 기존에 나와 있는 책들과 차별화 되는 요소는 나의 기질, 재능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해 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연 나의 길일까 의심했던 것이 다시 눈앞에 결과물로 나오니 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 길로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는 결심이 선다는 것이다.

앞으로 1년 뒤에 '나의 색깔로 가득 채워진 IT 서적'을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매일 눈만 뜨면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아래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 본 7대 풍광이다.
신영복 선생님께서는 '강의' 에 이렇게 적으셨다.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여백이야말로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사실 열개를 다 만들지 못해서 일곱개만 올리는 것이지만 저 구절을 위안 삼아 나머지 세개는 시간과 경험을 자산으로 하여 새롭게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 일곱가지 풍광 ☜

1.
가족들과 함께 핀란드 와 있다.
10년 전 아내가 나를 만나기 전에 홀로 그렸던 꿈인 핀란드 여행. 나 또한 여행을 좋아했던 터라 아내의 꿈을 나의 꿈으로, 그리고 우리의 꿈으로 다시 그려 나가리라 마음 먹었고 그리고 지금 그 곳에 발을 딛고 서 있다.
현실에서 꿈을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처음으로 이국땅을 밟아 보는 아이들의 얼굴에도 신비로움이 배어난다.
번 여행에 많은 정보를 주고 친절하게 가이드도 해주시고 여행 경비도 대폭 할인해 주신 10기 꿈벗 권기록씨에게 감사 편지를 써 드려야겠다.


2..
지난 몇 년간 루아와 조카 시온이에게 컴퓨터, 악기 연주법 등을 가르쳐 왔다. 그 와중에 있었던 에피소드와 그러한 장면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 등을 줄곧 기록해 왔었고 어느 덧 책 한 권 분량이 되어 출판을 하기로 했다. 가르쳤다기 보다는 컴퓨터와 악기를 매개체로 하여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거창하게 말해 나의 교육 철학을 실제에 적용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고, 앞으로 아이들의 기질 파악, 앞으로의 교육 방향을 가늠 해보고자 시도 했던 것인데 시간이 꽤 흘렀으니 이제 그간의 활동을 정리해 볼 필요성도 있고 해서 출판을 결심했다.
전문 육아 서적은 아니지만 평범한 사람이 실제로 겪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쓴 글이니 만큼 독특한 성격을 가진 하나의 육아 서적으로 인정 받기를 기대해 본다.


3.
9기와 10기 꿈벗 분들께서 준비해 주신 꿈벗 정기 모임에 다녀왔다.
몇 년 전과 비교해 보면 사람 수가 엄청나게 늘었지만 이 모임에 함께 하는 사람들과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그간 혼자만의 공간에서 홀로 연습해 왔던 플룻을 처음으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특별한 시간을 부여 받았다.
모두들 만족스러워 하는 표정이었고 주위의 친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선물해 줬다는 생각에 나 자신도 뿌듯하다.




4.
지난 10년간 찍어왔던 사진들을 한데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
화려한 전시관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아 와준 사람들에게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이 살아온 모습을 보여주는 작은 이벤트였다.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할 때 구입했던 보급형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그리고 어느 날 손 떨어가며 어렵게 구매했던 최고급 DSLR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까지…… 잘 찍었다고 생각되는, 또는 그 당시의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는 사진들을 엄선해서 한 자리에 모았다. 우리의 일상, 함께 여행 했던 곳, 기쁨을 함께 나눴던 벗들의 모습을 보니 지나온 세월이 느껴진다.
어느새 루아는 훌쩍 커 있는데 아내는 여전히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이다. 나도 그렇고……


5.
10기 꿈벗 한정화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학교를 설립하는데 나더러 IT 분야의 교육을 맡아 달라고 하신다. 다른 교사는 모두 자원봉사 할 사람들을 구했는데 나만은 그간의 명성을 고려하여 특별히 유급으로 해주겠다 하신다. 장난 삼아 ‘글쎄요, 어떡해야 하나’ 했더니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라고 ‘살짝’ 다그치신다. 솔직히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흔쾌히 응했다. 현장에서 직접 학생들과 얼굴을 맞대고 나의 교육관을 적용해 보고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믿는다.


6.
요리 학원을 수료 했다. 신혼 때부터 가끔씩은 직접 요리를 하곤 했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종종 한계를 느끼곤 했었는데 음식에 대한 시야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고 다양한 응용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듯 하다. 학원에서 실습 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종종 가족들에게 특별한 음식을 접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줄 생각이며, 우리 집을 찾아주는 손님들께 정성 가득한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싶다.


7.
‘만화 보듯 배우는 컴퓨터’라는 제목으로 교재를 출간했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교재들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 전문용어를 최대한 배제 했고, 다른 책에서 언급한 내용 중 효용성이 떨어진다 싶은 것들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일상 중에 컴퓨터와 관련하여 부닥쳤던 문제들에 대해 조사하고 그 핵심을 분석하여 그에 대한 해결책 등을 담았다.
드디어 나와 했던 크고 중요한 약속 한 가지를 이행했다. 다만 몇 사람이라도 이 책을 가지고 컴퓨터를 잘 활용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줬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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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아리아
2006.10.09 18:38:38 *.190.158.69
재동님에 글을 읽고 조금이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첫번째로 덧글을 달았습니다.. ^^
7번째 아이디어 산물을 곧 서점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만화에서 배우는 컴퓨터'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IT 서적들이 정말 실용적인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해 아쉬운데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군요~~
저는 9기입니다..
내년 9기, 10기 꿈벗 정기 모임에서 뵈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뵐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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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록
2006.10.09 20:51:11 *.177.223.179
추석 잘 보내었요? 재동형.
10기 꿈 프로그램 내내 보여준 형의 진중함이 인상적이었슴다.
저 한테는 부족한, 제가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거던요.
앞으로도 한 수, 두 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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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0.09 23:52:37 *.112.80.193
선배님! 당신께서 마지막 선물로 연주해주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하모니카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네요. 참 묵묵히 시종일관 없는 듯 중요하게 있는 분이셨지요. 제 생각엔 꿈 벗이 커지면 참으로 중요하게 진면목을 발휘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요리사도 정말 어울리실 것 같아요. 특유의 배려심으로 인하여... 당신만의 양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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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6.10.10 00:53:27 *.72.153.164
꿈벗으로 같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로 자신의 경험을, 삶의 방식을, 꿈를 소탈하게 털어놓고 이야기 해준 덕분에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꿈벗으로 같이 해 주실꺼죠?
쉽게 배우는 IT 책이 나오면 어머니께 컴퓨터 알려드리는 것 다시 도전해 봐야겠어요.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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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6.10.10 06:55:34 *.142.145.9
아리아님의 한 마디가 힘이 되네요. 이번 달 꿈벗 모임서 뵈었으면 좋겠네요. 아니면 따로 책 내용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군요.

기록..
추석 잘 보냈죠. 나도 친밀감 만들어 내는 그대의 능력 배우고 싶어요.

써니 누님.
이제 말씀 낮추시고 과분한 말씀이지만 듣기엔 참 좋네요 ^^

정화님
함께 차 타고 갈 때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 포즈 취하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늘상 미소를 머금고 계신 모습도..
저도 정화씨도 다른 분들도 영원한 꿈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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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6.10.10 16:25:03 *.116.34.191
"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 길로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는 결심이 선다" 는 것이 훌륭한 진보다. 하루에 좋은 시간을 잡아 그 시간에 지속적으로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내라. 매일 써야 그 쓰는 습관이 평생 가고, 그래야 평생 '쓰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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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06.10.11 00:43:02 *.103.132.237
재동님. 앙~~다문 입술이 가장 인상에 남아있어요. 그리고 그 앙~~다문 입술로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서른즈음에를 열창하셨죠. 온 몸에 소름이 돋아서 눈물이 졸졸졸... 흐르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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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6.10.11 12:31:32 *.55.54.35
재동이형, 70%의 자리 이야기가 가슴에서 울리네요.
무지개처럼.. 일곱가지의 이야기가 다 제각각의 색깔이 있는것 같아요.
그 중 전 핀란드 여행과, 요리 이야기가 참 좋네요. 완전 애처가..ㅎㅎ

만나서 좋았고, 이야기해서 달아올랐(?)습니다.
형은 꿈벗들 중에 여운이 가장 오래 남는.. 차분하지만 안으로 불을 품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불이 화재가 될때까지.. 한번 불살라보자구요.
아자 아자 &#54299;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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