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 엄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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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6일 06시 45분 등록
우선 기한에 맞춰 엉성한 모양이나마 올립니다. 하지만 기쁘네요.
꿈꿀 수 없었던 제게 꿈꾸는 법을 가르쳐 주신 구본형 선생님과 여러분들께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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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직업관
내가 생각하는 직업은 나의 기질, 소질, 재능과 내면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 그 일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사귐이 깊어지고 서로를 세워줄 수 있는 것, 소명 곧 신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다는 마음의 확신이 있는 일이다.

2. 내가 바라는 직업 3가지
*개인변화관리 전문가
*부적응 학생들을 돕는 교육가
*미래 직업을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희망을 갖도록 돕는 전문가

3. 나의 기질
나는 온화한 사람이다.
나는 compassionate한 사람이다.
나는 친밀한 관계의 사람이다.

4. 나만이 가진 장점과 경험
사심이 없이 찍으면 맞는다!
모두들 기억 못하는 사소한 것들을 잘 기억해 낸다.

- 8년간의 선교단체 생활 가운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성찰하는 법을 배웠다.
- 5년간의 시민단체 생활을 통해 숭고한 뜻을 추구하는 자체가 그 사람을 숭고하게 하지 못하며 그 이전에 먼저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배웠다.
- 현재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영기획팀에서 비영리기관의 조직과 그 생리, 모금,배분관련 분야를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5. 나만의 직업
희망체험프로그램 디자이너 및 희망의 마을 이장

슬로건 : 마음 속에 희망의 새싹을 심어드립니다.(작성중)
비 전 : 작성중

6. 엄승재의 10대 풍광

10년전 1월 이때쯤에도 눈이 많이 내렸지. 그때처럼 지금 이곳 희망의 마을도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 10년전 바로 그 꿈프로그램에서부터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비로소 내게도 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작은 희망의 싹을 틔워 나갈 수 있었다.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이다. 10년전 그날 이후로 줄곧 새벽을 깨울 수 있었다. 아니 새벽은 너무도 기다려지는 기쁨의 시간이다. 바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꿈의 공작소였기 때문이었다.
제게 소중한 하루를 살 수 있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새벽 주님과의 사귐은 더할나위 없이 달콤한 사랑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마음의 모든 두려움이 걷히고 새로운 소망을 덧입는다.오늘도 10년 전 만든 기도문을 마음을 다해 낭송한다.
“사랑하는 주님, 오늘 하루도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소망을 믿는 믿음 위에 더욱 굳게 하여 주십시오. 날마다 부딪히는 선택의 순간에 제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는 지혜를 갖도록 도와 주십시오. 제게 허락하신 일들에 대한 믿음을 굳게 하여 주십시오. 날마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열정을 다하여 희망을 일구어 가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이 저와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행복해졌다고 느끼도록 하여 주십시오.”
매일같이 10년을 드렸던 이 새벽의 기도는 이루어졌다.

풍광 #1 공동체 생활을 맛보다
북한산 끝자락에 있는 아름다운 공동체. 공동체생활을 체험해 보고 싶어 이사를 했었지. 창문을 열면 쏟아져 들어오는 시원한 북한산 내음과 정다운 새소리들. 아름다운 공동체는 이름처럼 정말 이름처럼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매일 아침 나는 북한산에 오른다. 북한산 오르며 산을 느낀다. 넉넉한 북한산의 품에 안긴다. 산을 흠뻑 누린다. 산은 어머니처럼 나를 품어준다.
공동체에서 만난 사람들은 조용한 혁명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함께 아이들을 키웠다. 나의 아이, 너의 아이가 아닌 우리들의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희망의 존재로 자라갔다.
이곳에서 나는 낮은 자와 함께 하는 법을 배우고, 낮은 자가 되는 법을 배우고, 모든 것을 채우시는 그분을 체험하였다. ‘이것이 공동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풍광 #2. 사회적 혁명의 실험실
꿈벗이 된지 얼마 안되어 제3기 연구원을 뽑는다는 공지가 걸렸다.
1년간의 치열한 연구원 생활을 통해서 머뭇거림에 지나지 않았던 나의 생각과 글이 주위 사람들과 한국사회를 울리는 생각과 글로 비약적 발전을 해 나가게 되었다. 1년 동안 50권의 책을 읽고 매주 한편의 칼럼을 쓰면서 시나브로 되어 갈 수 있었다.
“읽지 못하면 쓸수 없다. 쓰지 못하면 깊이 알 수 없다. 깊지 못하면 사이비다.”라는 선생님의 가르침은 깊은 데로 나아갈 수 있는 지표와 힘이 되었다. 선생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 이 시대와 세상을 꿰뚫는 통찰을 배울 수 있었다. 나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성찰을 할 수 있었다. 그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배울 수 있었다. 먼저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면서,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좋아하는 법을 배웠다.
서로가 서로에게 큰 울림과 배움의 본이 되었던 10명의 연구원들은 한마디로 “동지”였다. 우리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교제하고 인맥을 넓힌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한 뜻으로 뭉쳐진 공동체였다. 연구원 생활 초기에 우리 각자가 가진 꿈들을 조합하여 보았을 때의 놀라움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각자의 꿈들이 모여 하나의 완벽한 큰그림이, 새로운 세상이 그려졌던 것이다. 이런 세상이면 정말 살만 하겠다는 탄성이 나왔다. 연구원 모두의 마음 속에 사회적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지금도 이들을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 든든하다. 함께 속내를 터놓으며 함께 꿈을 향해 나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

풍광 #3. 책 3권의 저자가 되다.
바랄 엄두조차 못내던 책을 쓰는 저자가 될 수 있었고,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 꿈을 발견하는 법, 꿈을 되찾는 방법 등을 나 자신의 경험을 엮어 기록한 책이다.
○희망을 보여 드립니다 : 희망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시도하면서 겪었던 일들, 희망을 찾게 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희망의 마을 이야기 : 희망의 마을을 일구어 가기까지 그리고 희망의 마을을 열어가면서 바라는 희망들을 정리한 책이다.

풍광 #4. 희망체험 캠프 프로그램 기획과 시행(일반학교와 대안학교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
안해와 함께 기획한 희망체험 캠프 프로그램이 간디학교, 성미산 학교, 하자작업장학교 등의 대안학교와 여러 공립학교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기획안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서 보완하고 도전하면서 드디어 희망체험 캠프 프로그램이 시작되게 되었다. 이 희망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두웠던 아이들의 표정이 밝게 바뀌고 희망찬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은 언제나 벅찬 감동과 기쁨을 준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자신의 소질과 꿈을 발견하고 자산에게만 있는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MBTI, 애니어그램, 주역 등의 도구로 마음에서 바라는 바를 찾아 가고 각 전문가들의 상담을 통해 . 그리고 요리사, 연예인, 과학자, 경영가, 법률가, 컨설턴트, 통역사, 문화컨텐츠 전문가, 감성마케터 등 각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원탁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실제 생활이 어떠한지 직간접적인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각각의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친구요 삼촌이요 스승이 되어 자신의 직업의 현장을 직접 견학할 수 있도록 한다.
매번 각계각층의 저명 인사들이 아이들이 희망을 갖도록 용기를 붇돋아 주는 강연을 해 주었다.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상임이사,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 연출가 임진택, 한비야, 김미화, 가수 비, 김용만, 아나운서, 모델, 디자이너, 소설가, 역사가, 출판전문가 등등. 이번 봄 캠프에는 구본형 선생님이 흔쾌히 강사로 나서기로 해 주셨다.

풍광 #5.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프로그램
통일이 된 후 북한의 아이들을 위한 희망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북한의 한 지역으로 향했다. 아이들의 휑한 눈, 너무도 어두웠다. 식량난으로 몸이 왜소해서 그런 것보다는 그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랬으리라. 그 누구보다도 이 아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했다.

풍광 #6. 가족들의 이야기
우리 가족은 언제나 아침식사를 모두 모여 함께 한다. 아침밥상 앞에서 우리 가족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한 일들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사귐과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늘 부족한 가족들과 사귐의 시간은 엽서와 편지로 보충하고 있다. 나와 안해, 아이들은 각자의 편지상자를 갖고 있다. 매주 아이들에게 보낸 엽서와 편지가 어느새 수백통이 넘어 편지상자에 쌓여져 있다. 아이들에게는 때로는 단호한 질책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위로와 격려를 통해 용기를 붇돋아 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고 안해와 나도 아이들로부터 더할나위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안해에게는 글로써나마 사랑 고백을 하고 있는데 점점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비율을 높여나가야겠다.
마찬가지로 안해와 아이들로부터 받은 내 편지상자도 나의 보물1호다. 이 편지들에는 지난 10년간의 추억과 사랑이 담겨져 있다. 이 편지들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하다. 다음에는 이 편지들로 서재 한쪽 벽을 장식해 봐야겠다.

안해는 북한전문가로서 북한 아이들을 돕는 사업의 본부장을 맡았다. 아이 양육과 공부 그리고 직장일까지 해내며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간 안해는 정말 훌륭하다. 내가 한 일은 공부하는 안해를 내조하고 격려해준 것 밖에는 없다.

풍광 #7. 희망의 마을
희망의 마을로 가는 길은 수십년간 쌓여온 소나무잎으로 푹신푹신한 오솔길이다. 그 오솔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면 오동나무판에 새겨진 희망의 마을 표지가 나온다. 강원도 산골의 고즈넉한 희망의 마을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양식으로 지어졌다. 마을을 이룬 각각의 집채들은 황토와 통나무 등 자연친화적 재료로 지어졌는데 채와 채, 공부방, 먹는 방, 자는 방을 나눠 여백과 동선을 극대화하여 지어졌다. '채나눔' 방식이 전통과 현대와 만나면서 세련된 직선이 멋지다. 각 집채에는 모두 마당이 있다. 마당은 서로가 서로를 채울 수 있는 소통과 여백의 공간이다. 희망의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시간과 물질을 나누는 공동생활로서만이 살아갈 수 있다. 각 집채들은 사람 몸에 이로운 옻으로 마감했다. 모든 식사는 유기농으로 지은 농산물로 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희망체험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희망체험 시설과 세미나 공간 그리고 쉼과 성찰의 명상공간 등이 있다. 이곳은 희망체험프로그램을 더욱 심화시켜 영성과 지성 그리고 실천을 모색할 수 있는 희망충전소의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이 공간이 사람들에게 쉼과 회복과 희망을 덧입는 공간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풍광 #8. 세계 교육공동체를 체험
파커 팔머와의 만남과 퀘이커 공동체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의 저자 파커 J. 팔머를 만나 그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대화할 수 있었다. 파커 팔머는 여전히 소년과 같았다.
“가르칠 용기”(Courage to Teach)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교육의 본질에 대하여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본질, 진정성을 얻는 길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젊은 시절 그가 도움을 받았던 퀘이커 공동체 생활을 하였다. 퀘이커 공동체 생활을 통해 나는 새로운 영성을 체험하고 예수님과 깊은 사귐을 가질 수 있었다. 너무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스캇펙 박사의 공동체 FCE(Foundation for Community Encouragement) 과정을 통해 개인과 조직에게 공동체의 원칙을 가리키는 비영리 기관의 모습을 구상하였다. 희망의 마을을 만들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 유럽 부르더호프, 북유럽의 여러 공동체와 아시아지역에 생겨난 여러 공동체를 탐방하였다. 이 여행을 올바른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을 중심에 놓기보다는 우선 한 사람을 사랑해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풍광 #9. 서재, 공부방(작성중)


풍광 #10. 성찰의 시간(작성중)


7. 1년간 액션 플랜

- 1주일 안에 : 정리해서 홈피 5천만의 꿈에 올림

- 1달 안에 해야 할 일 : 먼저 “에너지”를 얻기 - 수영, 자전거, 라틴댄스 등 내면의 열정을 회복하기

- 매달 첫째주 주말포도단식

- 2007. 2 : 제3기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응모, 도서목록 50권 선정 및 읽어내기

- 2007. 3 : MTB로 출퇴근 하기

- 2007. 4 : 수수팥떡 생활단식 프로그램 등록

- 2007. 5 : 간디학교 또는 민들레학교 등 대안학교 교육과정 등록

- 2007. 6 : 희망체험프로그램 관련 Blog 개설

- 2007. 7 : 지리산 여행, 10대 풍광 version up!

- 2007. 8 : 희망체험프로그램 자료 수집, 에듀플랜 모더레이터 기초과정 이수

- 2007. 9 : 희망체험프로그램 기획안 작성 및 시연

- 2007. 10 : 희망체험프로그램 기획안 작성 및 여기저기 기획안 제출

- 2007. 11 : 희망체험프로그램 보완

- 2007. 12 : 희망체험프로그램 론칭(대안학교, 일반학교 등)

- 2008. 1 : 2007년 성찰과 2007년 전망을 위한 여행 또는 단식 3일, 10대 풍광 version up!


참고
5천만개의 역사, 5천만개의 꿈

지난 6월은 아름다웠다. 한 나라의 볼거리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이 바로 그 나라의 사람들이다. '그때' 우리는 사람이 참 매혹적인 나라였다. 우리는 그때까지 약점이라고 알려진 것들 속에서 강점을 발견했다. 우리들은 냄비가 아니라 열정이었다. 우리를 모래알 민족이라고 부른 것은 참 억울한 모함과 무고였다. 오해를 받아온 젊은이들의 이기적 개인주의는 얼마나 멋진 분별있는 자율적 공동체주의로 변모하였는가 ?

그때 내 머리 속에 아주 작은 불씨가 켜지는 듯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사람들의 역사와 꿈을 담아보고 싶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미시적 현세사를 구성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할까 ?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조금 더 내 생각이 자유로운 비행을 하도록 놓아두자. 그래, 우선 이렇게 하자.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려고 한다. 아주 오래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남은 내 인생도 길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편지를 언젠가 받게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납니다. 당신이 이 편지를 받게된 까닭은 우리가 아주 우연히 같은 시대에 같은 공간에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인생 중에는 각자에게 소중한 서로 다른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5천 만 명이 체험한 아름다운 순간들을 모아 서로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이 편지를 받으면 아래와 같이 두 가지를 적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즉시 보내주셔도 좋고, 세월이 흐른 후에 보내셔도 좋고, 여러 번 보내셔도 좋고, 물론 한 번도 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린 마음이 통해 서로 만나고 싶은 것뿐이니까요.

첫째, 당신 생애 중 지금 생각해도 아름다운 장면 하나를 적어 주세요. 가장 아름다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있어 당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믿게 하는 그런 환한 이야기 하나 들려주세요.

둘째, 앞으로 당신에게 찾아 올 아름다운 장면을 하나만 미리 알려 주세요. 아마 당신의 꿈들 중 하나겠지요. 그래요, 아주 아름다운 꿈 하나 적어 주세요. ''

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아름다운 개인사 한 장면씩을 사진첩처럼 모아두려고 한다. 그리고 또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아름다운 꿈 한 장면씩을 역시 모아 두려고 한다. 이 장면들이 모두 모이면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시적 현세사이고 미시적 비전이 아닐까 ?
우리가 서로와 서로에게 혁명처럼 다가섰던 아름다운 6월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했고 거리는 훨씬 더 기분 좋은 곳이었듯이, 우리가 서로의 아름다운 과거와 꿈 하나씩을 교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늘 6월처럼 살 수 있지 않을까 ? 꼬레토피아 ( Corea -Utopia의 합성어) 는 그렇게 찾아 올 수 있지 않을까 ?

세계인들은 사람이 아름다운 한국을 찾아 모여들 것이다. 오기 전에 여행 안내서와 함께 '한국인에 대한 5천만개의 아름다운 과거와 5천 만개의 꿈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세계인들은 월드컵 즐기듯 대-한민국 사람들의 역사와 꿈을 즐기게 될 것이다.

편지를 받으면 누군가 회신을 해올 것이다. 회신이 오는 대로 홈페이지에 올려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일 년에 한번 혹은 이 년에 한번 그 동안 모인 것들은 누구나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보자. 내가 지금 시작하면 이 작업은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계속될 것이다. 이것 또한 역사처럼 끝없는 흐름일 것이다. 오늘은 내가 시작하고, 내일은 나의 생각에 동조하는 젊은이가 계속할 것이다.

자, 그럼 나부터 시작해 볼까 ? 나는 '내 삶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언제였는지 물어 보았다. '가장'이라는 단어가 생각의 흐름을 막았다. 그래서 '가장'이라는 단어를 빼 내었다. 그러자 여러 순간들이 서서히 그러나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말하자면 '내 인생의 역사 101 장면'이 줄줄이 기억난 셈이다. 추억 속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들어있다. 두개만 소개해 볼까 ?

# 내가 좋아하는 장면 1

'그녀는 그날 오후 햇빛이 가득한 면회실에 모르는 여자로 달랑 혼자 앉아있었다. 누굴까 , 이곳까지 날 찾아 온 이 낯선 여자는 ? 그녀는 내게 찾아 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제서야 나는 모르는 여자가 모르는 남자를 찾아온 이유를 수긍했다. 우리는 거리로 나와 함께 걸었다. 봄바람이 일찍 핀 꽃잎들 사이로 흙먼지와 한기를 품고 지나다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겨울은 바람 속에 녹아 있었다. 겨울을 녹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람이다. 그래서 봄엔 그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이다. 분홍 투피스를 입은 그녀의 어깨가 자꾸 부딪혀 왔다. 이 여자가 첫 눈에 나에게 반한 것일까 ? 우리는 그때 '사랑을 사랑하는 그런 나이'(when love loves love) 였다. 바로 그 나이에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었다.'

# 내가 좋아하는 장면 2

아마 그때 나는 내 인생 중에서 가장 초라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대학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나는 책을 끌어안고 좁고 차가운 다락방 안으로 숨었다, 집은 가난했고, 그래서 학원을 다닐 수도 없었다. 남은 일년은 새카만 터널 같았다. 나는 재수를 원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다. 공부는 진척이 없었다. 재미도 없었고, 열의도 없었다. 침울한 가운데 봄은 왔다. 나는 그때 서울 교외(지금은 서울의 한 가운데가 되어 있지만)에 텃밭이 있는 작은 집에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봄이 되자 할머니는 내게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밭을 파엎어 달라고 했다. 아침부터 삽질을 했다. 점심이 되자 밭은 다 뒤집어엎어졌다. 점심은 맛있었다. 오후에 나는 흙덩어리를 깨 콩고물처럼 만든 다음 이랑을 만들어 두었다. 저녁이 다되어 나는 아름다운 밭 한가운데 서있었다. 하루의 노동은 정직하게 보상받았다. 딱딱하고 완강하게 움추리고 있던 겨울 땅은 풍성하고 부드러운 밭이랑으로 변해있었다. 책상에 몇 시간이고 앉아 있어도 나아진 것 하나 없는 그런 공부에 비해 너무도 아름다운 보상이었다. 할머니는 그 밭에 구획을 정해 여러 가지 씨앗을 뿌려두셨다. 밭은 이내 푸른 잎들로 뒤덮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그렇게 내 암울한 재수 생활도 지나갔다.

이제 나는 앞으로 내게 다가올 내 개인사의 101 가지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나를 기다리는 장면들. 그리고 내가 기다리는 장면들 중 두개를 펼쳐 보았다.

앞으로 나를 기다리는 장면 # 1

나는 바닷가에 작은 집을 한 채 빌린다. 초라하지만 넒은 바다가 곧 정원인 집이다. 나는 하루 종일 바다와 함께 있다. 걷고 뛰고 바라본다. 태양과 함께 일어나고, 달빛 속에서 잔다. 내 짐은 조금 커다란 검은 색 가방 하나다. 그 속엔 반바지 2개, 긴바지 2개, 속옷 두벌, 양말 2개, 남방 2개, 그리고 자켓 하나, 노트 한 권, 필통 하나.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가 하나 들어있다. 나는 작은 종이 박스에 만원자리 지폐를 300개 넣어 둔다. 그리고 7번째마다 천 원 짜리 하나씩을 끼워 넣어 둔다. 그리고 하루에 한 장씩 꺼내 쓴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하루에 천 원 짜리 하나로 산다. 하루에 1달러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으니 일주일에 한 번은 나도 그들이 된다. 나는 지갑도 없고 카드도 없고 명함도 없다. 그 돈 통이 다 빌 때까지 나는 그 바닷가에 있다. 파도로 물빛으로 바람으로 그리고 명멸하는 햇빛으로.

앞으로 나를 기다리는 장면 # 2

언젠가 나는 내 홈페이지에서 만나 알게된 10명의 젊은이들에게 e-메일로 초청장을 보낼 것이다. 그들은 나처럼 경영 컨설턴트가 되고 싶어한다. 그들은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멋진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자신을 사랑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이 깊은 젊은이들이다. 나는 이들을 일주일에 두 번 연구소로 초대한다. 연구소에는 아주 아름다운 커다란 방이 있다. 그들은 그 곳에서 논의하고 토론하고 연구한다. 나는 그들을 지옥에 온 것처럼 괴롭힐 것이다. 밤을 새우게 할 것이고, 수 백권의 책을 읽으라고 할 것이고, 읽은 것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라고 할 것이다.

우리에겐 하나의 원칙이 있다. 가라사대, '우리는 어제의 고뇌가 오늘의 고뇌가 되지 않게 한다. 고뇌의 깊이를 달리함으로 어제의 고뇌의 반복으로부터 벗어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그들의 논의는 실시간으로 정리되어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 등재된다. 그러면 다른 젊은이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한다. 이 사이트는 격전의 장이고, 공감의 장이고, 연대의 장이고, 전환과 혁명의 장이 된다. 진부한 관행을 허용치 않는 무례함, 반복을 허용하지 않는 의외성, 통렬한 반전, 그리고 새로운 질서를 위한 모색의 공간이 된다. 대-한민국을 목놓아 부른 6월의 붉은 광화문처럼 신나는 공간이다. 10명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자라 자신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 ? 당신이 이 글을 보면 지금 bhgoo@bhgoo.com 으로 '당신의 역사 한 장면과 당신의 꿈 한 조각'을 보내 주셔요.
( 상상은 늘 이렇게 실제 상황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상의 힘입니다. 모든 역사는 늘 이렇게 만들어졌지요. )

상상에 대하여

상상은 또 하나의 현실이다. 현실 속의 꿈이고 꿈속의 현실이다. 하나의 현실세계 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은 현실에 갇히게 된다. 과거가 만든 현재의 조건 속으로 위축된다. 그리하여 미래 역시 지금에 의해 조건지어진다. 도약할 수 없는 갑갑한 평면적 삶만이 매일 그들을 기다리는 일상일 뿐이다. 상상은 무수한 또 다른 삶의 평면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도약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삶은 팍팍한 평면적 현실을 넘어 아름다운 별처럼 미래로 확장된다.
IP *.23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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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1.16 01:42:59 *.70.72.121
11기 깨일이 다들 착하고 순하게 생겼는 줄 알았는데 "복수형"이 있네요. "당신들이 나를 꿈꾸게 했잖아, 나 그래서 살았단말야!" 처음처럼 소중히 아름답게 가꿔나가시겠다는 다짐 저도 접수해 둡니다. 환영!!!
프로필 이미지
부지깽이
2007.01.16 05:26:43 *.116.34.126
8개의 꿈을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참고로 옮겨놓은 '5천만의 꿈, 5천만의 역사' 코너를 만들 때의 몇년 전 마음도 잘 읽어 보았습니다. 계획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현되고 있는 것을 보며, '마음으로 꾸고 몸으로 실천함'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됩니다. 그대의 아름다운 풍광 꼭 이루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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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재
2007.01.16 06:54:30 *.117.226.14
에궁, 저 착하고 순한 사람입니다 ^^ 그런데 10대 풍광 적고 보니풍광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좀 독하고 모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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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7.01.16 20:31:45 *.156.12.11
착하고 순한 승재씨 가 독하고 모질어지길 바래 봅니다
조용하지만 마음가득 차 오르는 의지와 꿈들을 보았습니다.
스케치를 마치고 위에 색칠을 하듯 구체적이고도 아름답게 펼쳐진 풍광 하나하나가 장면 하나하나가 승재씨를 닮았네요
분명 잘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 됩니다.
-싱가폴에서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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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1.18 20:50:22 *.72.153.164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풍광보고 반했습니다.
서로가 성장하고 돕는 좋은 모질고, 독한(?) 동지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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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재
2007.01.19 11:13:51 *.235.90.3
한정화님, 저도 만나보고 싶었어요. 정화님의 풍광을 찾아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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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식
2007.01.20 02:10:52 *.32.5.192
꿈벗 승재님! 멋집니다. 읽기만 해도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군요. 처음 만났을때 그 순수함과 편안함에 반했고 프로그램내내 진지함과 깊은 마음에 반했는데 이번에는 열정과 에너지에 반했습니다. 승재씨의 아름다운 꿈들이 꼭 이루어 질거라 확신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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