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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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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7일 00시 57분 등록

처음 숲에 들어와서 집짓고 아주 조용히 홀로 살 때 나는 가난과 동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늘 충만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몇 권의 책을 펴내고 여기저기 청탁을 받아 기고하고 이따금 방송에 출연도 하면서 나는 경제적으로 아주 조금 나아졌습니다. 아내와 딸의 생활을 위한 돈이나 이 공간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진 빚의 이자를 또 다른 빚을 내어 갚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따금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험을 갖게 됩니다. 마을 어르신들의 일하는 재미와 소득을 높여드릴 거점으로 정부를 설득해서 시작한 마을 시설 조성 일이 완성되어갈 즈음 나는 모욕적인 이야기를 풍문으로 듣게 됩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마을의 누군가 저 놈이 마을을 삼키려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공중파 방송 특강을 녹화하는 자리에서 한 방청객이 사실 확인도 없는 악의적인 질문을 하며 나를 비난하는 경험도 갖게 됩니다. 또 어느 숲 관련 분야 단체의 일부 사람은 나의 사적 생활까지 시시콜콜 왜곡하여 나쁘게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간간히 듣게 됩니다.

 

나의 의도나 행동, 혹은 사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그 이야기들이 먼 길을 돌아 내게 들려올 때 나는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해 잠깐씩 씁쓸해 하곤 합니다. 선의가 악의로 되받아쳐 올 때, 내 삶의 사생활이 잣대조차 불분명한 판단의 도마 위에서 마음대로 칼질을 당할 때 세상을 향하고 있는 나의 활동에 대해 자꾸 되돌아보게 됩니다.

 

대외적 활동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그런 스캔들에 휘말리기가 쉬운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특히나 말과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 경계할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나는 최대한 침묵합니다. 바로잡아서 설명해 주고 싶은 마음이 본능처럼 뜨겁게 일어서지만 나는 가능한 애써서 침묵합니다. 차라리 나를 돌아보려 하고 그 소문의 진원 속에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려 애씁니다. 자연의 원리가 그런 것이니까요. 새옹지마(塞翁之馬) 호사다마(好事多魔), 그렇게 삶은 음지와 양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리며 흘러가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음지 국면에서 좌절할 이유가 없고, 양지 국면에서 겸손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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