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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9일 09시 44분 등록


  제목으로 낚아본다.

 

 

오랫동안 연구원칼럼을 쓰지 않았더니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않다.

 

지난 주말 연구원 총회때 9기들에게 부채를 선물했다.

부채뒤에 있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지난해에는 연구원 여행을 시칠리아로 갔다.

마침 비행기 옆자리에 싸부가 앉았기에 두런두런 얘기를 하다가

부채를 하나 꺼내서 선물로 드렸다.

 

 

이 부채에는 우리가 갈 곳들의 동선이  씌여있었다.

나폴리- 팔레르모- 체팔루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 에트나 -시라쿠사- 몬레알레- 로마 ....

싸부는 여행내내 이 부채를 들고 다녔다.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르는 날,

나무그늘 밑에서 부채를 부치면서 "최고의 선물이예요."라고 속삭였다.

 

싸부는 여행하는 동안 항상 손에 부채를 들고 있었다.

해를 가리기도 하고 아그리젠토의 옛성을 가리키기도 하고

헤라클래스를 얘기할때는 부채를 펼쳐보이기도 하면서.

나중에는 쌍둥이에게 퀴즈를 낼때 사용하기도 했다.

 

 

 이 부채의 글씨는 누가 쓴 것일까?

   1. 로이스

   2. ***

   3. 좌샘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관찰을 하던 쌍둥이는 3번 답을 골랐다.

 

 

나중에 터키인의 계단으로 갈때 쌍둥이가 물었다.

왜 글씨를 쓰세요? 언제부터 쓰신 거예요? 무엇을 쓰세요? 그래서 무얼 하시려고 하는데요?

나는 퀴즈를 낸 싸부 덕에 쌍둥이에게 매우 심도있는 인터뷰를 당했다.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한번에 정리하고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가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는 순간에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어쩄든

나는 요즈음도 매주 토요일,  인사동으로 나가서 글씨를 쓴다.

우리 서도반에는 1989년, 아이비엠 서도반 시절부터 글씨를 쓰던 사람이 있다.

신영복선생님은  출소후 처음, 아이비엠에 초대를 받아 글씨를 쓰고싶어하는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그때 우리 싸부도 몇번 들렀었다 한다.

왔다가는 가고 또 오고 글씨는 쓰지않고 자주 다녀갔다 한다,

 

 

언젠가 싸부가 회상을 했다.

 

그때 글씨를 썼으면 좋았을 껄......

그때 함께 있었던  동료가 이번에 부채를 써 주었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구본형.

 

 

그사람은 우리가운데 글씨를 제일 오래썼고 제일 잘 쓴다.

싸부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싸부의 문장을 정성껏 써주었다.

나는 그 부채를 싸부없이 싸부를 따라가고 있는

9기 연구원들에게 선물했다.

 

 

숙제를 하기에 바빠서 부채를 부칠 시간도 없었지만

그들에게도 이 부채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잘 쓰여지기를 바란다.

IP *.201.99.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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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9 22:36:11 *.65.152.84
스승이 저에게 보내시는 편지를 상상하여 써본적이 있습니다. 제 마음속의 스승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더군요. 물처럼 바람처럼 제 마음을 놓아주라고요.
범해선배님께서 선물해 주신 부채에서 마음의 바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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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09:21:55 *.201.99.195

형선,  제목을 처음 봤을때..부치는 부채이야기인즐  알았어?

요즈음 우리 삶이 팍팍해서 빚, 부채 , 채무 ...이런 얘기일까....생각했어?... 내가 오히려 궁금하다니까.... ㅎㅎ

물처럼 바람처럼.....물 부채, 바람 부채도 쓸 수 있지롱.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 바다가 됩니다.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새 날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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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10:35:50 *.39.134.221

저는 대차대조표에 나오는 부채인줄 알았어요. 자산, 부채...이런종류중에 하나.

이런걸 직업병이라고 하지요.

 

부채는 단오에 선물하던 물건이라고 하더군요.

이제 더위가 찾아오니 요긴하게 쓰라는 뜻도 있고

가지고 다니다가 못볼꼴을 보면 눈을 가리라는 의미로도 부채를 선물했다고 말입니다.

두번째의미가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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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14:57:52 *.201.99.195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맘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두번째 의미는 ...이 시와는  완전 다른 상황?

그때는 부채를 펼쳐.......

서연 댓글보는데 난 왜 자꾸 웃음이 나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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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21:42:21 *.149.231.240

댓글 쓰려고 비밀번호 다시 받았네요 ^^

 

샘 글 다시 보니까 너무 너무 반갑고요 ~

이전보다 문장이 짧아지고 줄 수가 줄었는데 스며나오는 느낌이 ...저에게는 '내공' ..?  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밀번호 재설정해야겠어요. 댓글 달 때 마다 임시번호 받지 않으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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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30 22:02:58 *.201.99.195

우와, 내 마니또.....

바람 한점 없는 이상한 유월인데.....

그대 댓글보니.... 산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듯...... 기분이 좋아요....ㅎㅎ

 

나 요새 무지 열심히 쓰고 있어요.

항아리에 담아 숙성 중이니... 기대하시라.....개봉 박두!!!!!!......

요거이 진심이면 좋겠는데...좀 뻥이 들어갔단 말이죠. ㅎㅎㅎ

 

그래도 어제보다 아름답게.......7월에 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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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3:10:53 *.58.97.22

선생님, 정말 딱 낚였습니다.

 

처음에 얼핏 보았을 때는 '부처론'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부채론'이라.... 무슨 빚에 관한 건가 싶었어요.

 

클릭하여 글을 여니...

그 부채가 바로 지금 제가 손에 들고 있는 이 부채네요.

9기들의 부채, 사부님의 부채...

 

몽골 여행 가서도 솔솔~ 부치며

몽골 땅, 사부님의 발자취 더듬어 볼까 합니다.              -9기 서은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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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9:27:54 *.201.99.195

은경씨,

낚시줄 드리워놓고 가끔 와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ㅋㅋ

 2004년 신선생님 모시고  바이칼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 그 푸른 초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다운 언덕들,

한가롭게 거닐던 말과 소 . 들판에 가득 핀 야생화들.....

야, 여기서 좀 살면 좋겠다..... 그랬었어요,

아마 비슷한 풍광을 보게될터인데..... 근데 밤엔 무섭게 추워요.  술을 한병 꼬불쳐 두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텐데요......

 

그땐 요술부채에게 더운 바람 나오라고...주문하면 ....솔솔바람이 술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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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7:33:58 *.94.41.89

와, 글이 그냥 착착 감기네요. 좌선생님 부채 진짜 잘쓰고 있어요. 회사에서 ^^; 넘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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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19:38:55 *.201.99.195

쭌영,

지난 번 수업때 발표 들으며

요즈음 청년 으로는 드물게 참 생각이 깊구나........감동했었어요.

 

싸부가 우리에게 "그대 내 행운들이여..." 라고 했던 말 전해 줄게요. 한번 들어봐요.

 

"모든 성공한 사람의 필수요소는 행운이다.

운은 알수없는 끈으로 나와 우주를 잇는다.

그것은 오늘 그대가 우주에게 잘한 일 하나에 대해

우주가 그대에게 화답하는 것이다.

어제 문득 알게 되었다.

그대들이 잘되면 내 운은 반드시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원으로 공부하고 서로 만난 인연을 아껴

지금 좋은 마음으로 한 일들이

그대들의 앞길에 훌륭한 행운이 되기를......

그대들이 내 행운이다.

내가 내 행운들에게 바라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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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23:22:25 *.50.96.158

선생님, 부채를 고히 보관만 했지 제대로 사용을 못했네요. 제가 웨버니까 특별히 더 큰 것을 주셨는데..

이제 '세상밖으로' 불러 내야 겠어요.  조급함을 부채로 날려 보내고 느긋함을 즐겨야 되겠어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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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2 14:14:43 *.201.99.195

웨버의 큰 부채는 웨버는  한번 부치고 다른 사람을 두번 부쳐주라는 뜻이지요.

큰 부채는 커다란 負債입니다.  ㅎ ㅎ

오이디푸스는 그 모든 운명을 잘 견뎌내고 신의 반열에 올랐다지요.

그를 받아들여 뼈를 묻어준 곳에는 행운과 번영이  약속되어 있답니다.

그러니 힘껏 부채를 부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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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2 00:30:12 *.185.21.47

선생님께서 주신 부채에 저희 9기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으셨네요.

이렇게 더운날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어콘 있는데 있다가 밖에 나오니,

제가 냉동실에 있다가 나온 고기처럼

냉동되었다가 해동되었다가 하루에도 몇 번 냉동 해동을 반복하는 고기같았어요. ㅎㅎㅎㅎㅎ

인간도 고기처럼 냉동 해동을 반복하는 여름이네요.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연구원 수련에 힘을 내게 하네요.

더운 여름 시원하게 해주는부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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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2 14:21:13 *.201.99.195

미경씨,

해동 자주하면 맛이 엄써지는데.....

 

난 그대가 만들어준 산신령 싸부 액자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책 앞에 두고 싸부 한번 책 한번.... 이러고 지내고 있어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금방이라도 그림 속에서 짜잔 하고 튀어나오실 까봐 온도를 좀 낮추고 있지요. ㅎㅎㅎ

비는 왔는데 시원하지가 않아서 대략난감입니다.

나갈까 말까..... 우리 자주 봐요. 서울은 흐리고 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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