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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일 15시 10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3.3

더위와 장마사이의 작은 틈이 생겼을 어느 저녁 무렵 식당 주변에 심어놓은 페츄니아의 시들은 꽃잎들을 떼고 갈증에 허덕이는 그들에게 흠뻑 물을 적셔주고 있다가 어느새 이런 일들이 내게 주어진 식당에서의 유일한 소일거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마실에 있는 조그마한 연못과 심어놓은 꽃과 나무들은 언제부터인가 내손에 의해 만져지고 다듬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작년 겨울 동한을 버티기 위해 나무마다 보온덮개를 만들었을 때에도, 봄에 새싹 같은 꽃들을 옮겨 심었을 때도 최근 국화 꺽꽃이를 할 때도 언제나 내 손을 거쳐 마실의 조경이 다듬어졌다는 것에 나이 먹는 것과 자연을 그리워하는 것의 상관관계를 보는 것 같아 혼자 싱긋해진다.

벌써 한 해의 반이 지났을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뭘 했지? 꿈꾸었던 것들에 대한 뭔가는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두렵다. 정말 이것이 내가 꾼 꿈인가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고통일 때도 많다. 그럴 때면 언제나 다시 내가 꾼 꿈속으로 돌아가 본다. 다시 하나하나 만지고 더듬고 확인해야 마음이 놓인다.
정말 변화라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그렇게 해서 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 잘 모르지만 그럴 것이라는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간다. 그것 이외에 내가 가진 무기가 하나도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1)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다

‘내 꿈의 첫 페이지’ 프로그램을 이수한지가 만 2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꿈 벗은 12기 80여명의 적지 않은 인원이 동문회를 만들어 매년 두 번씩의 정기모임을 만들만큼 성장해 왔다.
‘날마다 반복되는 습관적 맹목성을 공격하고, 꿈을 나의 강점과 연결시켜 구현하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실험과 모색들’로 이루어진 며칠간의 단식과정 속에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는 꿈 벗 누군가의 꿈을 도와주고 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안성 세렌티피티에서 있었던 ‘꿈으로 가는 작은 계단’이라는 작은 제목으로 열렸던 꿈 동문회에서 내가 보듬어 안고 갈 꿈 벗을 만났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서울에서 다시 그를 만났다. 술자리로 인해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눈빛만으로 둘만의 교감을 나누기에 충분했다. 그는 자기의 꿈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그의 꿈을 위한 아주 오랜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제 직업은 "보이지 않는 손" 입니다. 경제학 용어로서의 손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직업입니다.
재미없고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 직업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올바르게 커가는 모습을 듣고, 커 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는 것이 저에게는 연봉 1억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이게 현실적 보상이고 이득입니다...

내가 지켜주고 힘이 되어주고 싶은 꿈 벗의 꿈이다.

2) 반환점을 지나는 대학원

대학원 수업 중 가장 힘든 것은 산수과목이다. 글로 쓰는 과목은 정답이 여러 가지라 생각과 결과가 다양하게 나와도 가능하지만 계산을 하는 과목은 정답이 하나라 복잡한 수식을 동원해야 하는 과목은 잼뱅이인 나에게는 중도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한 ‘관리회계’와 ‘재무관리’였던 것이다.
기말고사를 준비하던 중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 고민 끝에 교재를 천천히 정독하면서 아는 것만 풀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지나니까 교재의 내용이 머릿속에 조금씩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물론 현장과 책 사이의 간극은 시험문제만큼이나 컸지만 그보다도 경영학 전반에 걸친 산책을 하는 과정에 느낀 기분 좋은 발견이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보다는 학위와 폼에 더 끌려 경영대학원을 다녔던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공부보다는 사람과의 만남에, 수업보다는 가방 들고 학교 가는 재미에 다니긴 했지만 만만찮은 수업료가 아까워 결석하는 것이 아까워 꾸역꾸역 다닌 대학원이 벌써 반환점을 지났다. 마케팅과 통계의 연관성에 놀랐으며, 원가관리와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배웠다.
남들만큼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경영대학원이 가져다 줄 효용은 비싼 등록금보다 크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한 시간인 것 같다.

3) 누군가의 미래가 되리라

“꿈을 만들고 키워가는 재미를 가지기 전에는 시간이 나면 술과 쓸데없는 곳에다 시간과 아까운 돈을 버렸다. 모든 행위들은 적정한 결과의 대가라는 합리성의 허울을 달기 바빴고, 그렇게 사는 것만이 비즈니스와 인생의 목적인 것 같았다. 이제 마흔이 넘고 한 발 물러서 지나온 날들만큼 남아 있는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며 항상 어제보다 나아지려는 모든 것들을 어여삐 여기게 된다. 여기 저기 후원하던 부분들과 가치 없이 쓰여 지고 버려진 것들을 아껴 세상을 빛내고 나아지게 만들 어린 꿈들에게 투자하려 한다. 작은 마음이나마 그들의 움추린 어깨를 펴게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밝고 환한 새 날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먼저 장학회가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면 좋은지를 정리하였다.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지금보다 맑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 갈 어린 꿈들에게 가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을 찾아 나서는 일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러한 봉사를 하는 이나 단체 또는 교육기관에 후원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하였다. 그런 다음에 여기 저기 가치 없이 쓰여 지거나 버려지는 돈을 다 정리하였다. 여기에다 조금 더 아끼고 줄여 십일조 헌금처럼 수익의 10%를 장학회에 넣기로 하였다. 대충 마음의 정리가 되고 얼개가 그려진 다음 지역에서 믿고 따르는 분과 상의하였다. 약 두 달 정도가 지난 3월경 어느 정도의 윤곽이 그려졌고 기존에 후원하던 곳을 포함하여 5곳 정도를 선택하여 간략한 후원약정을 맺기로 하였다. 그리고 다시 두 달이 지날 무렵 마지막 약정을 맺음으로써 내가 생각했던 장학회를 일단락 하였다.

4)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식당비즈니스

“마실을 먼저 차별화하라. 그래서 손님이 줄을 서게 하고, 그 서비스와 맛을 특화 시키는 것이 우선적이다. 완성되지 않은 맛과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표준화 한다는 것은 원본이 부실한 카피와 같다. 먼저 최고의 품질을 가진 원본을 확보하라. 차별적 원본, 즉 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이 모델을 카피하고자 할 때 표준화가 필요하다. 표준화란 늘 표준화의 모델이 먼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가 조금 지났을 무렵 선생님께서 식당비즈니스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를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하기위한 여러 가지 준비도 하였고 스스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조금씩 그리고 매일 어제보다 나은 식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겠노라고 자부하던 시점 다시 선생님께서는 ‘고객은 내 서비스의 수혜자’라는 개념을 덧붙여 주셨다. 내 서비스에 매니아가 생겼다는 것은 고객이 감동했다는 것이고 고객만족의 또 다른 비즈니스적인 용어는 재 구매라는 단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고 하셨다.

순간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에 얼떨떨해졌다. 이렇게 명료하게 정의될 수 있다니! 그렇게 많은 책과 강의 속에서도 복잡하기만 했던 고객만족에 대한 정리가 한순간에 명확해졌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난 10여 년 동안 장사하는 과정이 여기에 맞춰지지 못해 그 먼 길을 돌고 돌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돌아오는 동안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나지 않았다. 나는 비즈니스란 고객을 창출하고 그를 돕는 것이라 배웠고 그것에 올인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것이라 믿고 또 믿었다. 이것과 재 구매는 다른 말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고객을 돕는 일이 곧 그들이 나의 서비스를 재 구매하게 만드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마케팅일 것이라 믿고 싶었다. 이론에 관한 생각과 실천을 통한 사색이 통섭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한 달이 지난 지금 조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곤 하지만 고객이 곧 비즈니스인 이 현장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하다. 단지 몰랐던 새로운 방법 하나를 더 가지고 시도해 보는 것 외에는.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마실의 상승세가 한풀 꺽였다. 여전히 고객들로 붐비기는 하지만 욱일승천하던 올 봄까지의 기세는 아니다. 항상 장사가 잘 되기만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 .
고객이 만족하는 식당, 그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식당,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진심으로 대해주는 서비스까지 식당비즈니스는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5) 매일 조금씩 게을러지는 나태함을 어찌하랴

식당비즈니스와 관련된 글을 쓰기 위해서 다섯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바로 마케팅, 통계·회계, 상품력, 사람, 인문학이다. 현장과 이론이 서로 다르지 않다. 이 다섯 가지 분야의 관련된 책을 중심으로 50여권의 선정해서 읽고 싶다. 수련의 시간으로 잡은 2년 동안 내가 해야 할 가장 큰 공부이기도 하다. 매 주 한권씩의 책 읽기는 하루의 기본이 된 삶이다.

그리고 성질이 급한 연유로 뭐든지 쉽게 결정하고 쉽게 시작하고 쉽게 마무리하는 성격을 고치고 싶었다. 세상도 그렇게 쉽게 사나 보다 싶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타고난 천성이 그런지라 어쩌지를 못하고 있다. 책을 읽을 때도 글을 쓸 때도 급하게 서둘러 대기만 하였다. 2007년에는 매일 조금씩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산을 가던지, 산책을 하든지, 가만히 앉아 있든 간에 하루를 생각하고 할 일을 정리하고 읽었던 책을 되새김질 하며 글감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여유가 있는 생활, 마음이 편안한 하루, 몸이 바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첫 책을 내는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게으름의 소치다. 영어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었건만 작심삼일이다. 나태한 몸의 결과가 아니고 무엇이랴.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힘에 부친 하루가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쳐 쓰러져 버리곤 하였다.

그래도 다시 일으켜 자신을 돌아봐야 하리라. 나의 현장에서 스스로 만든 나만의 서비스로 내 고객을 만들어 내자. 그러면 나는 어디에 있던 먹고 사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며 이름 빛낼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조금씩 정해진 시간에 나를 위해 투자하자. 길고 긴 시간이라 하더라도 또는 어렵고 힘든 고통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가지고 가보기로 하자. 실천하지 않는 변화나 꿈은 밤에 꾸는 꿈에 불과하다. 그런 나의 마지막은 초라한 자신에 대한 안타까운 주정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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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02 23:01:12 *.70.72.121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역시... 터줏대감나으리 다우심.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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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7.03 12:35:47 *.232.22.105
자로님의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더욱더 많이 기대됩니다.멋지고 매력적입니다.
스스로 수호천사가 되신다는 마음이 기적을 일으키는 힘입니다. 두아이의 수호천사이기도하지만 이미 우리 꿈벗들의 수호천사입니다.
"다시 일으켜 자신을 돌아봐야 하리라." 자로님 내면에는 무궁무진한 힘을 가진 거인이 있는 것을 믿습니다. 그 거인을 보여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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斗海
2007.07.03 17:51:45 *.244.221.2
누군가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 그것은 관심받는 자의 진정성이 담보되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을 위해 제 스스로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선배님께서 하신 말씀들...제 머리속에 오롯이 기억되고 있습니다.
많은 숙제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호두과자 감사히 받았다는
인사말을 아버님께서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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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이웃
2007.07.06 12:01:26 *.94.42.67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다른 이를 위해 분투노력하시는 자로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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