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 장재용
  • 조회 수 4924
  • 댓글 수 5
  • 추천 수 0
2007년 7월 19일 11시 34분 등록
프롤로그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일상은 실로 엄청난 힘으로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음을 2박3일의 아주 짧았던 단절로도 어렵지 않게 느꼈다. 나는 그야말로 일상 안에서 흐릿했고, 움직일 수 없었으며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살아내던 일상의 위력은 잠시나마의 단절로 비로소 실감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일상에 다시 빨려든다. 악마와의 키스라도 할 셈인가?

남부럽지 않은 직장, 적당한 급여, 편안한 집, 원만한 직장생활, 주말의 여유
우리 안의 토끼, 쳇바퀴의 다람쥐, 전두엽이 사라진 어느 정신병자...이 모두의 공통점은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왠지 불편하고, 맘에 들지않고, 심지어는 화가난다. 그래서 난 아직 악마와의 키스 전 이다. 아니 반쯤은 했지만 아직 그 달콤함에 내 심장을 내어주기 전이다.



내 꿈을 정확히는 찾지 못해 다소 혼란스러웠고 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심 자신있어 보이려 했지만 미숙하기 짝이 없어 가소롭게 느껴진다. 아직까지 혼란스럽지만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용기내어 써본다.


#######


나는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다. 그리고 오지탐험가도 되고 싶다. 또한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직업의 역동성, 사회적 영향력, 비합리적인 권력에 기꺼이 계란이 되어 깨어지고 싶다. 그래서 저널리스트는 나에게 매력적이다.

-자연에서 편하다. 자유를 느낀다. 사시사철 변하는 산의 풍광, 냄새가 사무치도록 그립다. 큰 아름드리 나무가 말해주는 어릴 적 얘기도 듣고 싶다.

-지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의 교감은 나를 짜릿하게 한다.


######


막연하게 생각한 모습이 나의 직업이 되어 나를 웃게하고 울게하여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려면 아래 네가지를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겠다.

-나를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나의 밥줄을 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일을 생각할 때 가슴이 뛰어야 한다.
-굶어서는 안 된다. 저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건 다들 비슷해 보인다.^^


#####


그나마 나에게 있는 '재능'이다. 대부분은 꿈벗 동기들의 지적이다. 내가 나에 대해 얼마나 무지 했었는지를 절감했던 대목이다.

-타인에게 믿음, 신뢰를 준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잘 따라할 수 있다.
-추진력이 있다. 자기지도적
-끈기, 우직함
-글쓰기를 좋아한다.
-운동신경이 있다.


####

나의 '기질'이다. 이게 나의 기질이다.라고 단정짓기도 어렵고,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지만 근접하다.

-MBTI FORM-K , ENTP유형
-충만한 ENERGY를 가지고 있으나 위축된 상태, 역동적일 필요성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경과가 더디거나, 시간이 걸리면 싫증.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


###


일천한 '경험'으로, 경험이라 하기에도 무엇하지만...

-모험적 등반, 무모한 산행, 변화무쌍한 자연을 체험
-2년간 CEO, SPEECH WRITER 전담
-1년간의 산행대장과 정맥종주대 LEADER
-배(SHIP)에 대해..
-예산실무, 관리회계/재무적 실무
-경영학 전공


##

'Golden Triangle'의 조합이 쉽지 않았다. 얼핏 굉장한 연관성으로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조언을 들었지만, 내 마음은 이끌렸으되 확신은 서지 않았다. 그래서, 거창하게 'Unperceived Road Teller'라 명명했지만 내 직업관을 만족시키는 직업이라 할 수 없다. 다만 나중에 책을 쓰게 된다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리가 알고는 있으나 미쳐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길’의 역사성과 그 길이 품었던 역사적 명장면, 그리고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으나 그 길을 지나 다니면 생을 살아내던 그 시대 정신의 기저를 이루게 한 장삼이사들의 얘기들을 주제로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다.

꿈 프로그램을 마치고 이 글을 올리기까지 바로 이 대목에서 생각은 항상 멈춰섰다. 나의 마음을 끄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어느것 하나 버리고 싶지 않은 욕심이 꿈을 그리로 갈 수 있게 놔두질 않았다. 욕심이 문제였다. 그리고 억지로 생각을 이끈다면 또 다른 혼란이 올까 싶어 잠시 고민을 놓고 다시 장고에 들어갈 생각이다.




10대 풍광




난 마치 웃는 듯 거칠게 호흡하고 있다.

기도를 하고 또 했다. 나는 간절했었고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의사는 다소 놀랐지만 내 왼발의 빠른 회복에 자신의 공인 듯 이내 우쭐했다.
정상에서, 내 옷은 눈이 덕지덕지 뭍어있고 난 마치 웃는 듯 거칠게 호흡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게 벌써 8년 전 이었구나.
2009년 에베레스트 pre몬순기, 4월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본다.

아내와 난 큰 배낭을 짊어지었다.
두 눈이 마주 칠 때마다 웃었다.
우리 식의 일탈의 방법이다. 배낭을 메고 떠나는 것. 하지만 이번엔 찐~했다.
1년 반 계획의 세계일주다. 입버릇 처럼 말했던 “뜬다!”를 행동에 옮긴 것이다.
아내가 자랑스럽고, 내가 자랑스럽다.
2010년 3월 15일 아내의 생일을 맞아 우리는 떴다.



서점에서 내 책을 점원에게 내밀었다.

다소 공격적으로 쓴 문체의 나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전문을 통과하는
일관된 주제는 ‘일탈’ 이었다.
저자인 내가 점원에게 나의 책을 내밀었다.
밋밋한 표정으로 점원은 계산을 끝내고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아주 천천히 마음을 담아 숙였다.
2012년 이었다.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기자는 생각보다 힘든 직업이었다. 사회적 이슈의 한 중간을 휘젓고 다니며 분노하고, 기뻐했다. 서글픈 현실임을 다시 깨닫게 한 취재를 한 뒤 선배 기자와 포장마차에 앉아 삶에 대해 다시 물어본다. 느닷없이 난 “돈 많이 벌고 싶다”고 우는 듯 웃으며 말한 뒤 무기력하게 고개를 숙여버렸다.
내 인생 가장 치열했던 순간이었다. 그때가…2014년이었을 거다.



둘째.

아이가 아니다.
2번째 나의 책을 출간했다.
내 이름이 선명하게 찍힌 책을 들고 어머니 영전에
바친 다음 절을 하고 음복 했다. 눈물이 나왔다.
바람이 불었고 나는 다시 시작이란 생각했다



잠이 오질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내 의자에 앉았다.
내 의자는 나의 오랜 친구다.
방을 둘러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책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음을 깨달았다.
겸손해지자...다시 한번 다짐한다. 2017년 7월, 10년을 회상하며 생각했다.




2007년 7월부터 2008년 7월까지 해야 할 일.

1. 책에서 구한다는 심정으로 정성들여 책을 읽는다.
2. 마음에 드는 잡지사, 저널에 나의 글을 무작정 기고한다.
3. 경험삼아 기자시험에 응시해 볼 것이다.
4. 자유형 100m
5. 칸트를 잡아 ‘순수이성비판’을 비판해 보자. 어디까지나 나의 관점으로…
6. 1년간은 어디든, 누구든, 무엇이든 참여하고 초대하자. 큰소리로 말해보자.
7. '미친놈'을 겁내지 않는 1년이 되자.



에필로그

나에게 나의 꿈이 있는지 심각하게 물어보았다. 아직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끊임없이 물어보고 시도하지 않는 한, 일상의 왕성한 소화력에 꿈은 분해될 것이다. 잊지말자, 꿈은 내 안에서 울고 있다.












IP *.51.145.193

프로필 이미지
김주한
2007.07.19 23:08:36 *.205.221.212
재용아, 키스의 대상이 악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결코 네 입술을 뺏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
나 또한 일상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지만 조만간 다른 풍광을 다시 그려보려고 한다. 8월말에 부산간다. 그때 보자.
프로필 이미지
부지깽이
2007.07.20 14:03:50 *.128.229.230
사람들이 가지 않은 오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길로 들어서야 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자신의길로 선택한 평법한 사람은 먼저 자신의 문제를 풀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자기라는 오지를 풀어 가는 첫번 째 출발지다. 나라는 오지. 나라는 수수께끼, 나라는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나라는 사람이 걸어 간 오지의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다. 그대는 영상의 포착 능력이 강한 카메라 같다. 잘 살려 텍스트화 하라.
프로필 이미지
정양수
2007.08.08 20:24:02 *.226.104.121
악마와 키스를 하여 천사로 맹그는(경상도 사투리: 만드는) 힘이 있는 부산사나이... 장재용
니는 해낼끼다...
8월 23일날 꼭 보자.
프로필 이미지
장재용
2007.09.28 17:21:15 *.51.145.193
시시때때로 울컥 올라오는 질문...나의 문제를 어떻게 풀것인가?..선생님, 참 어렵습니다. 양수 행님의 편안했던 미소는 아실려나?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11.09 20:36:10 *.70.72.121
재용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마치 조카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뭔가 성숙하고 생각이 많고 약간은 저돌적일 것 같으면서 예리한 눈과 몸매 빠르지 않은 말...

꿈이 많군요. 글이 뛰어난 것 같아요. 구절마다 생각하게 하고 느낌이 신선하고 약간 어려운 듯 하지만 여운이 깃들어 이 가을에 더 운치가 있는 듯 하네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구원에 지원해 보셔도 좋을 듯 하고요.
이 번에 내가 몸 컨디션이 저조해서 이야기랑 술도 제대로 못나눈 것 같아요. 글이 인상적이에요. 또 봅시다. 잘 지내세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9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3.3 [4] 자로 2007.07.02 4059
348 10년 後를 준비하며...(Ver 1-1) [9] 斗海 2007.07.04 3961
347 아름다운 풍광 하나 소개합니다..^^ file [1] 이기찬 2007.07.07 3718
346 13기 비몽사몽(飛夢射夢)팀... [11] 정양수 2007.07.10 4518
345 하나의 풍광을 위해~ [8] 경헌 유현수 2007.07.12 4198
344 비몽사몽 13기 박안나입니다. [6] 박안나 2007.07.13 4268
343 13기 비몽사몽- 송정민입니다. [6] 송정민 2007.07.15 4072
» 내 가난한 젊은 날의 기록 [5] 장재용 2007.07.19 4924
341 13기 비몽사몽 ver 1.1 "느림, 비움...그리고 나눔&... [5] 정양수 2007.08.08 4354
340 반갑습니다.13기 장세진입니다. [4] 장세진 2007.08.26 4454
339 10대 풍광(version 1.1) [11] 김호 2007.08.27 4043
338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3.4 [5] 자로 2007.09.04 3856
337 천천히 그리고 끊임없이... [12] 백산 2007.09.13 4095
336 10년 後를 준비하며...(Ver 1-2) [6] 斗海 2007.09.15 3570
335 나의 존재, 재능 그리고 꿈을 찾는 여행 [13] 양재우 2007.09.17 3880
334 10대 풍광-내 그리움의 이유, 나 file [21] 로이스 2007.09.18 6981
333 14기-어디에도 없는 먹는 행복을 드리겠습니다. [5] 이병철 2007.09.18 3715
332 [삐쭉이 周榮이의 막무가내 꿈] [6] 김주영 2007.09.20 4084
331 저의 꿈은 ing입니다. [4] 문경춘 2007.09.20 4324
330 귀한자식의 꿈길 여행 [11] 김귀자 2007.09.21 15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