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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4일 08시 47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3.4

방학은 나이 든 사람이나 어린아이에게나 똑 같이 즐거운가 보다. 두 달의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었지만 어떤 강박감에서 벗어난 느낌은 자유롭게 자유를 향락할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우선 편하게 쉬고 싶었다. 방학 때 하기로 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기다리고 있었지만 당장은 놀기로 하였다. 마음편한 지인들을 만나면서 세상 살아가는 재미를 흠뻑 즐겼다. 그래봐야 주어진 시간은 열흘 정도였지만.

두 달 동안 읽고 싶은 책을 10여권 정도 골랐다. 인문서와 경영서가 5권, 외식관련 서적이 5권. 7월엔 인문서와 경영서를 주문했고 8월엔 외식서적을 주문하였다. 당근 다 읽어야지 했는데 아직도 몇 권은 책상위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 승완과 세나의 책이 더해져 나머지 놈들은 더 오랜 시간을 하품하면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몇 권 다시 읽었는데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새로운 책과 기존의 책 사이에 내용적 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요구하는 내용과 단어의 나열이 다를 뿐 말하려고 하는 핵심은 대등소이 했다. 82년 출간되었던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 다시 출간된 것을 보면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경영의 맥은 같다는 결론이다. 예전엔 일단 책을 많이 사자는 주의였는데 앞으론 조금 읽더라도 제대로, 몇 번씩 반복해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정답은 눈을 감을 때까지도 알 수 없는 것이 삶일 것이다. 언제나 같은 생각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여러 가지 상념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하곤 한다. 다행이 이번엔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한 동안 술과 사람들을 멀리 하고 책과 글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속에서 자신의 미래와 그 전부를 쏟아 부을 수 있는 무엇인가에 관해 사색할 수 있었다. 그 결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책을 동시에 준비하게 되었고 <외식경영작가>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돈(?)이 되지 않는 이런 계획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당장은 외식업에 관한 책을 쓰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독자들을 도울 수 있는 책을 짜깁기하듯 만든 여타의 것들과 달리 내 삶과 주장이 탄탄하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내용 있는 책을 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직도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내 이름으로 나올 첫 책에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 조급해 하는 제자를 다독거리며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선생님의 도움이 너무나도 컸다.
“그들을 선전하지 말고 너의 이론과 주장을 입증하는 근거로 써라. 4장을 그대로 놔두면 흐지부지 지리멸렬이 된다. 3장은 너의 노하우의 응집이다. 소제목을 강력하게 가져가라.  파격과 차별적 언어를 구사해라. 강력한 설득과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
다시 고치고 지우고 새로 쓰기를 목에 피가 나올 때까지 연습하는 가수처럼 하려 했으나 그렇게까지 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노력의 부족이고 자신감의 부족이었다. 더 이상의 수정은 없다고 소리 높여 외치길 몇 번인가. 그 때마다 선생님의 조언은 다시 쓰게 만들었고 8월 말이 지나 마지막 교정본이 나오기 며칠 전까지 봐야 할 것 같다. 덕분에 8월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던 두 번째 원고 초안이 한두 달 늦어지겠지만 다시 볼수록 아쉬움과 기대감에 들뜨기만 한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9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지난 번 버전에서 장학회를 언급한 적이 있다. 여러 사람들을 끌어 들여 하려 했지만 괜한 부산함만 만드는 것 같아 혼자서 시작하였다. 이번엔 거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Happy Day' 프로그램이라 이름 지은 이 일은 매 월 하루의 매출의 절반을 비영리사회단체들에게 기부하는 방식이다. 그들은 정해진 날에 마실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며 그리고 자기들이 하는 업무와 내용을 마실에 온 고객들에게 홍보하는 일도 한다. 9월부터 시작하여 12월까지 시험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7월부터 논의하기 시작하여 한 달 가까운 시간동안 몇 번의 미팅을 통하여 4개 단체와 합의하였으며 그 성과에 대한 평가를 가지고 더 많이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로 하였다. 매 월 수입의 30%를 지역과 사회에 기부하게 되는데 부담이 없진 않지만 솔직히 비즈니스엔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식당 이미지 향상에 많은 공헌을 할 것이고 고객도 더 늘어나겠지. 9월 3일 첫 행사가 진행되었고 우왕좌왕하면서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출발이 좋다. 어떤 지인이 왈 “박 사장 정치하려고 그래요?”
글쎄요. 정치보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관심 없거든요.

마실을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가 어느 한 후배를 먹여 살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6개월을 하더니 식당일은 못하겠다고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이 작년 8월이었다. 괜찮은 아이템을 잡아 시작한 일이 다행히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 해에는 일이 많아져서 처음 시작했던 조그마한 가게를 넓혀 이전하였다. 같이 자리를 알아보러 다녔고 사무실도 꾸몄다. 내 자리도 하나 마련해 놓는다고 한다. 가끔 와서 조언과 도움을 달라는 뜻일 게다. 어쩌면 먹고 살기 힘들 때 나를 책임질 수 있을 든든하고 평생의 동무가 될 친구다. 그의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에 기쁘다.

올 여름, 마실에 조금의 변화를 주었다. 그 중 하나가 직원들의 휴무를 늘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면서 시스템을 조금 바꾸었다. 작년에 휴무일을 하루 더 늘였다가 많은 문제가 나타나 다시 원 상태로 복귀한 적이 있었다. 대신 급여를 인상하였지만 마음속에는 늘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엔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월 4회 휴무에서 매 주 하루씩 휴무를 주기로 하였다. 5주가 있는 달은 한 주를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게 되어 힘들어 했는데 매 주 쉬게 되니까 직원들이 무척 좋아한다. 마실에서 갈비를 굽는 직원이 쉬는 날에는 내가 대신 했는데 신 메뉴를 개발하면서 이를 없애 버렸다. 직원들이 말하길 일하기 싫어하는 사장이 이제는 이 일마저 안 한다며 우스개 소리를 한다. 어쨌든 카운터를 봐 주는 일 외에는 현장에서 실무 일을 보지 않게 돼 솔직히 기분 되게 좋다. 그리고 저녁 정식 가격을 조금 인상하였다. 가격은 내리고 품질은 높이는 것이 요즘 외식업의 트렌드인데 가격을 올려버렸으니 불만이 나올 만한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고객이 더 늘어나고 있다. 가격대비 고객만족도가 최고여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어떤 손님 한 분 왈 “여기는 야금야금 밥값을 올리네요.” 그래도 어쩌랴. 나도 먹고 살아야 하거든요. 8월에는 4개월 만에 반전을 그리며 다시금 비상하기 시작하였다. 세렌티피티에서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고객만족은 재 구매다”라는 금언을 새삼 확인하게 한 여름이었다.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고 영원히 물러가지 않을 것처럼 생난리를 치더니만 언제 그랬다는 냥 아침저녁 뚝 떨어진 기온이 벌써 가을을 데리고 왔다. 문득 글을 쓰다가 2007년도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벌써! 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만 무심히 흘러버린 느낌이다. 다시 차분하게 뒤를 돌아보고 싶었다. 해마다 꿈을 꾸고 가꾸고 열매 맺기를 소망하지만 언제나 그 결과는 아쉬움이 많았다. 다시금 정리하고 못 다한 꿈은 이루려고 노력하고 만들어지고 있는 꿈은 잘 마무리해야겠다. 그리고 내년의 꿈들도 하나씩 싹을 튀우기 위한 스케치를 그려야겠지. 3년 전 양평에서 그렸던 10대 풍광도 다시 가다듬고 손을 봐야지. 무엇보다 <꿈 벗 재단>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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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9.04 10:09:02 *.128.229.230
자로는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구나. 참 성실한 사람이다. 앞으로 그가 꿈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내게 많은 기쁨을 줄 것이다. 참 좋은 자신을 만들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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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9.04 10:54:44 *.218.203.239
형, 한게 아무것도 없다니..
형은 책을 읽었고, 책을 썼고, 계속 고쳤네요. 사회 환원을 위한 장학회를 시작했고, 아끼는 후배가 독립하도록 도와주었고,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R&D(?)도 개선하셨네요.
무엇보다도 게을러지려하는 후배 한 명 정신 번쩍! 차리게 하셨네요.
그런데 한게 아무것도 없다니.. 그것은 제게는 너무 혹독한 말이옵니다. ㅎㅎ 선배님이 앞장서니 후배도 열심히 뒤따라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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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9.04 14:51:32 *.248.64.242
한결같은 자로님 진지함과 성실함에 반했습니다.
어떤 일이나 마음을 열고 대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참 좋습니다.
지금 당장의 목적의식을 가진 일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씨앗을 뿌리는 일들을 보면서 자로님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이 행운처럼 느껴져요.
자로님답게 자신의 길을 잘 가고있다는 생각이 들게됩니다.
삶터를 서울로 이전하시는 일은 어찌되었는지요?
원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어 우리 꿈벗들에게 행복 나눠주시길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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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04 15:52:20 *.75.15.205
와~ 삶 터를 서울로 이전하면 좋겠는데...

나도 저 집 식당가서 시다발이 하면서 경영수업해 볼까? ㅎㅎ

비영리 단체 모모네 성폭력상담소에 지원해줘도 좋을 텐데, 천안과 서울은 너무 멀까? 그곳에도 있긴 하겠네. 서로 돕게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 스치고...

싸장님! 북한산 갑시다요. 지난 번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출판 기념식엔 너무 짧은 만남이었잖우? 허회장님도 불러 올리면 안 될까요? 정치(? )때메 바쁘실까? ㅎㅎ

옹박인 시간 되나? 기원님! 우리 한번 봐야죠? 너무 오래됐잖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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斗海
2007.09.05 07:11:32 *.244.221.2
선배님...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주는 제가 밤에 근무를 해서 어제 선배님 전화를 받지 못 했습니다.. 오늘 퇴근하면서 전화 드리겠습니다..
(퇴근 시간 오전 9~10시 사이....13시간 근무...헐~~~)
선배님의 꾸준함이 저를 더욱 자극되게 합니다.. ㅋ~~ 곧 저도 7~9월
사이에 실천한 꿈에 대한 내용을 올릴 예정입니다..
일요일에 시간이 허락되면 같이 책사러 가시면 좋겠는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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