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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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일 10시 44분 등록



사랑하는 나의 직업

관심 있는 직업

* 상담가/컨설턴트 : 공감력
* 컨텐츠 개발&강의 : 컨텐츠 디렉팅
* 발명가/요리사 : 창의성

"창조 학습 연구가"


구본형 선생님의 ‘그대 꽃도 한번은 피리라’

박승오, 창조학습연구가

그는 한국인이 아니다. 그는 한때 태국인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인이 되었다. 커다란 키와 부리부리한 눈과 인상적인 검은 피부는 이미 한국인이라는 경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끈기 있는 학습자며, 열정적인 자기계발 전문가이며, 통찰력이 있는 작가다. 그는 눈물이 많다. 그 눈물이 그를 다른 사람과 공명하는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눈물이 흔한 열혈아, 그게 그의 정체성의 일부였다. 그는 자기계발 전문가의 길을 걷기 위해 카네기에서 많은 강연을 했다. 그러나 그가 도약한 계기는 자신의 생각을 책으로 쓴 다음 부터였다. 여러 동료들과 함께 쓴 강점혁명을 시작으로, 그는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수단은 있으나 목적이 없는 길’을 거부했다. 말하자면 나침반 같은 인생을 살고자 했다, 그는 스스로 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때때로 가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았고, 거리의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기도 했다. 가을이 되면 그의 영혼은 알 수 없는 추위에 떨었다. 그러나 그의 고뇌는 조금씩 깊어지고, 스스로 길을 찾게 되었다. 사람들의 그의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는 자신이 겪은 체험이 녹아 있는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의 인생은 너무도 재미있는 퍼즐이고 수수께끼였으며 승리의 현장이었다. 그는 이런 모든 것들을 책으로 써냈다. 그의 자기계발서는 가장 한국적이었지만, 세계의 다른 사람들도 그 차별적 범용성을 좋아했다. 그는 문화적 무의식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고, 동시에 사람으로서 가지는 보편적 공통성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책은 언제나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배치되었고, 사람들은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훈계조의, 저자 자신도 행하지 못하는 자기계발서의 유치한 단계를 벗어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해 갔다.


10개의 경치, 내 미래의 회고

“어떤 사람에게나 높은 파도를 타는 듯한 순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 강한 힘에 이끌려 파도에 올라탄 후 기세 좋게 미끄러져 갑니다.
그 때는 멈출 수 없습니다. 사람이 빛나 보이는 때는 바로 이런 때입니다.” - 남부 야스유끼


20대의 경험과 깨달음들이 나를 파도 위에 올려주었다. 나는 배움의 파도를 높이 탔다. 발 끝에 힘을 주어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재미있게 배우며 놀았다. 때로 사람들이 놀이에 동참하여 우리는 따로 또는 함께 미끄러졌다.

그것은 놀이며 유희였다. 각자의 즐거움이 하나로 모여 행복으로 다가오는 축제였다. 나는 30대를 잘 놀았다. 기억력을 잃어버려 떠올리지 못했던, 내가 30대에 이룬 몇 개의 경치들을 떠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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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1 : 하루를 개혁하다
2008년 3월

언제부터인가 나는 새벽 다섯 시 반이면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있다. 부팅이 되는 동안 나는 물을 한 잔 들이키고, 목을 돌리고, 허리를 앞뒤로 젖히고, 팔을 쭉 뻗어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밝은 햇볓이 드는 여름날에는 관악산 주변을 30분 가량 산책하고 돌아온다. 아침의 잠시 여유로 하루는 아주 길어진다. 잠시 눈을 감고 하루를 상상한다. 오늘은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고, 무엇을 읽고, 어떤 것을 듣게 될까?

하루를 개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허나 책을 쓰는 일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매일 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눈을 떠서 책상 앞에 앉기까지는 여전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제 그 고통에 제법 익숙해 진 듯 하다.

이 시간은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은 채 읽고, 생각하고, 깨닫고, 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나는 매일 더하고 매일 조금씩 흐른다. 읽기 싫은 날은 읽지 않는다. 다만 명상을 하거나, 글을 쓴다. 아무리 쓰기 싫은 날에도 쓰는 것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저 생각나는 문장을 모조리 적어내려가는 ‘모닝페이지’를 한다. 덕분에 내 안에 고여 흐르지 못하던 것들에 물꼬가 틔었고, 내면의 깊은 샘물도 시원하게 뚫렸다. 이제는 자신과 더 솔직히 대면할 수 있고 마음 깊은 곳의 욕망에 진심으로 귀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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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2 : 나침반 프로그램을 열다
2008년 5월

카네기 연구소를 통해 젊은이들을 위한 나침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과정 개발부터 강의안 마련, 갤럽의 스트렝스 파인더 라이센스를 얻기까지의 모든 과정의 연구원 동기인 희석이와 함께 했다. 녀석은 언제나 든든한 친구이자 조언가이다.

주 1회씩 총 6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골자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그들이 가야할 방향, 전문분야를 정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노를 저을 줄 알게 되면 누구나 강을 지나 바다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3부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1부는 자신의 강점과, 경험, 기질적 특성을 파악하여 자아 찾기에 대한 내용으로, 2부는 자신에게 맞는 직업 찾기와 관련한 내용으로, 마지막으로 3부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개인 대학 커리큘럼을 짜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과정중에 수강생은 처음으로 자신의 ‘생의 보고서’를 쓰게 된다. 한 번의 성공경험을 하게 하여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꿈과 학습 전략을 업데이트(Update)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 목표이다.

우리는 결코 수강생들이 지식만을 얻도록 하지 않았다. 핵심은 그들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손이 부르트도록 써보고 연습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했다. 우리는 때로 밖으로 나가 산속에서, 바다 앞에서, 때로는 까페나 호프집에서 모였다. 서로는 좋은 조언자였고 각자의 생을 갈무리 하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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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3 : 첫 출산을 하다
2009년 2월

30대 동안 모두 다섯 권의 책을 썼다. 그 중 첫번째 책이 가장 고통스러웠고, 가장 보람있었다. 내 보기엔 마지막 책이 제일 마음에 든다. 그러나 최고의 책은 다음 번에 나올 책일 것이다. 모두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활동을 통해 시작된 것이다.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책을 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점차 현실이 되어갔다. 1년차에서는 무엇보다 다양하게 읽었다. 힙겹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당시에는 왜 하는지 모르고 읽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책을 써가면서 ‘1년차에 읽은 50권이 큰 자산이 될것이다’는 사부의 말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50명의 저자 - 그들은 마음 깊은 곳의 움직이지 않는 추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다.

연구원 2년차 활동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자주 모였다. 그저 안부를 묻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서로 친구이자 스승이 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만났다. 내 제안으로, 서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매주 한 번씩 컬럼과 북리뷰를 과제처럼 올리기로 한 것이다. 사실, 1년차와 달라진 것은 없었다. 자신의 관심 영역에서 고른 책들 중 매주 한 권 읽고, 정해진 목차 중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한 꼭지의 컬럼을 쓰는 것 뿐이었다. 연구원 2년차 동안 50권의 관심분야 책과 50꼭지의 글, 그것만으로 첫 책이 완성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진실로, 책을 쓰는 것은 가장 좋은 배움의 수단이었다. 나는 학습과 배움에 대한 체계적인 모델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책과 강의 사이에 중요한 시너지를 만들었다. 이러한 모델을 토대로 창의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수 있었고, 다시 거꾸로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사례, 꿈에 대한 기록들과 그들의 변화, 실제적인 결과물 등은 다음 책에 심어졌다. 덕분에 책과 강연은 보편성을 지니며 점점 나아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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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4 : 햇살을 머금은 그녀
2009년 9월

사랑을 머리로 하려 하던 때가 있었다. 머리에 구겨 넣는 것이 많아지다 보면 단순한 것도 복잡하게 보게 된다. 나는 결혼 생활에서 가치관이나 목표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 때 사부님이 말씀하셨다.

“열정은 일주일 가고, 결혼은 일주일 보다 길다. 그것이 결혼이 어려운 이유인가 보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짧은 열정은 참 좋은 것이다. 그것 없이 결혼하면 안될 것 같구나.”

아름다운 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어떤 미운 짓을 해도 온 우주가 그녀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사람, 마음이 절로 끌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불로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우리는 한 철 뜨겁게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았다.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하지도, 적당한 거짓말로 문제를 피해가려 하지도 않았다. 그 한철 우리는 그렇게 솔직하고 뜨거운 사랑을 했다.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그녀에게서 그것들을 얻었고, 그녀에게도 영원히 주고 싶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 그녀는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크거나 화려하진 않았지만, 큰 창으로 햇빛이 아늑하게 비치는, 빛과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분위기의 예배당이었다. 그 날, 햇살을 머금은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세속적이지 않은, 자기만의 색깔 있는 꿈을 위해 매일매일 기도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나는 그녀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를 사랑하고 또한 존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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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5 : 신설 카네기 R&D 부서 매니저
2010년 2월

나는 부지런한 편이 아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일에는 강하나, 꾸준히 오래 하는 반복적인 일을 잘 하지 못한다. 독립심이 강한 대신 체제에 순응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카네기 연구소는 작은 조직이었음에도, 이러한 이유로 회사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계속해서 영업을 해야 하는 카네기의 현실은 늘 어깨에 부담을 얹어 주었다. 콜드콜(Cold Call)로 자존심이 상하고, 항상 반복적인 일들을 지루하게 해야 할 때마다 고개를 쳐 드는 ‘꼭 이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부지런히 나의 역할을 찾고, 새롭게 시도해 보도록 자극해 주었다.

다행히 이곳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발견하였다. 이 계획을 동료들에게 알렸을 때 그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해냈다. Strength Finder의 라이센스를 얻어 강점 찾기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으로 시작하여, 나침반 프로그램을 런칭하였고, Willey사의 리더십 책을 프로그램화하여 계발하였다. 이것은 주로 미국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다가 쓰는 프랜차이즈로서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놀라운 것은 나침반 프로그램이 미국 데일카네기 본사로 수출되어 한국 지사가 로열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들 역시 자유로운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카네기 연구소에서는 R&D 부서를 신설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 나를 매니저로 앉히게 되었다. 팀장 직급을 받아 2명의 팀원과 함께 일하게 되었다. 새로운 시도들이 성과를 낸 것, 조직 내에서 나의 강점을 활용하게 된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모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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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6 : 아이의 조그마한 두 손
2011년 7월

건강한 모습으로 첫 아이가 태어났다. 무엇을 잡으려는지 움켜 쥔 작고 귀여운 두 손을 보면 그곳에 온 우주의 진리가 있는 듯 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몸에 갖출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을까. 진실로 신께 감사했다. 커다란 눈에 진한 쌍꺼풀, 도톰한 입술, 어렸을 적 내 모습을 꼭 닮은 아이를 보고 있자니 이젠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 한 켠이 젖었다.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던 내가 나를 꼭 닮은 이 아이를 만나게 되다니! 순간, 마치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나의 아이를 원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동안 힘겹게 아이를 품어 준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아내는 여전히 건강하고 아름답다.

스티븐 코비가 아홉 명의 자녀를 두고 그들을 통해 삶에 대한 통찰을 얻었듯, 나 역시 아이들을 통해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아이는 나의 좋은 스승이자 거울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아이가 힘껏 배워서 자기 자신이 예정된 그 사람이 되도록 도울 것이다. 내 부모님이 그랬듯,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잘못된 일이 아니라면 언제나 사랑하고 지지해 줄 것이다.

나는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너무 달콤한 아빠는 되지 않겠다고, 그리고 아이보다 아내를 더 많이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부부가 화평하고 꿈을 열심히 좆기만 하면 아이들은 바로 선다. 그것이 내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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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7 : 태국에서의 따뜻한 포옹
2011년 3월

회사를 그만두고 한 달간 형 부부 내외와 부모님을 모시고 태국을 다녀왔다. 다행히 예전에 있었던 곳들을 기억해 낼 수 있어 내가 가이드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대신 되도록 바다에서 오래 머무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랫동안 통영의 푸른 바다에서 살았지만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었다. 코 따오(Ko Tao)와 끄라비(Krabi)의 해변에서 바다를 삼킬 듯 타는 석양을 보았다.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천국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나? 그곳엔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어
그저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이야기할 뿐이야
물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핏빛으로 변하는 커다란 공..
사람들은 자신이 느꼈던 그 강렬함과, 세상을 뒤덮는 바다의 냉기를 논하지.
영혼 속의 불길만이 영원한 거야.
- 영화 Kocking on heaven’s door


우리가 다시 함께 바다를 찾을 날이 또 있을까? 부모님께서는 여전히 건강하시지만 노인들은 언제 아플지 모르는 일이었다. 우리는 미리 작별인사를 나눴다. 나는 그 동안 키워주신 것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말씀 드렸다. 오직 두 아들만을 위한 당신들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잘 살겠다고 했다. 부모님께서는 아들이 대견하다 하셨다. 울음이 그치지 않는 밤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엄마와 아빠를 두 팔로 감아 번갈아 가며 꼭 안아드렸다. 오랜만의 포옹이었다. 다시 아이가 된 듯 품 안이 너무나 따뜻했다. 나는 이 따뜻함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임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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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8 : 이직 - 꿈을 넘어 현장으로
2011년 9월

장기간의 휴식을 마치고, 기업의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외국계 기업으로 직장을 옮겼다. 카네기 연구소라는 작은 조직은 나에게 일정량의 자유를 주었고 그것은 꿈꾸는데 부족하지 않을만큼이었다. 세일즈를 하면서 고객과 최접점에서 만날 수 있었고, 젊은 나이에 강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제는 현실의 바닥을 박박 기어볼 시간이었다. 큰 조직에서의 생활은 현실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사람이 조직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 강의는 쇼에 불과한 것이었다.

작은 조직에서 큰 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그간의 강의 경력과 발행된 두 권의 책이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었기에 입사할 수 있었다. 연수원에서 새로 맡게 된 업무는 그룹사 교육의 전체 틀을 잡아 교육을 기획하는 것과 새로운 과정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신입과 경력 사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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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9 : 삶의 고백
2015년 2월

나는 만명이 넘는 관중들 앞에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간의 나의 삶과, 작은 경험들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의미 있고 보람 있어 즐거웠던 지난 시간들을 털어놓았다. 눈물이 많이 났다. 허영심이 가득했던 외롭고 지친 한 영혼이 하나의 계기를 통해 변화하도록 이끈 우주의 절대적 존재에 대한 감사함과, 길벗으로써 함께 이끌어준 또 다른 영혼들에 대한 고백도 있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해 초심과 겸손을 다짐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언젠가 보았던 한 리더의 눈물을 생각했다. 부러웠다. 하나의 목적을 알게 되고, 그것을 향해 삶과 치열하게 만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주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그가 부러웠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무대 밖에 있었고, 두 번째 만났을 때 그의 가장자리에 있었고, 이제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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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광 10 : 햇살을 머금은 집
2016년 7월

양평 두물머리 근처의 산과 호수가 접하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집은 방마다 창을 크게 내어 햇살을 듬뿍 머금었고, 정원에는 벗들을 위한 맞이 공간과 바베큐 그릴을 두었다. 아침이 되면 푸른 숲 냄새가, 석양이 들면 햇볕이 수면에 반사되어 집이 온통 붉어진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서재이다. 나는 이곳을 사색하고, 깨닫고, 세상과 부드럽게 만나는 나만의 연구 공간으로 쓴다.

지난 꿈 프로그램 이후, 양평이 마음에 들어 시간이 날 때마다 발품을 팔아 이 근방을 둘러보았다. 꿈벗 중 부동산 전문가가 많이 도와준 덕분에, 다행히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 가족들과 함께 새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공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자연과 함께 한 덕분인지 생각들이 단순해지고 명쾌해져서 쓰고 있는 책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무엇보다 아내가 기뻐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아 고마웠다.



10년, 1년, 하루의 재편

♠ 10년 로드맵




♠ 2008년 - 1년의 계획

2008년에 집중할 활동은 네 가지이다.

1) 아침 2시간 습관 만들기
: 읽고 쓰는 것이 고통이 되지 않으려면 습관으로 만들어야 함
: 첫 책 준비와 나침반 프로그램이 모두 이것과 연관되어 있음
: 첫 3개월간은 1시간 일찍 기상, 다음부터는 2시간 일찍 일어나기
: 무엇보다도 11시 이전에 자는 것이 관건

2) 나침반 프로그램 준비 & 런칭
: 희석이와 준비 – 주 1회, 저녁시간, 3~4개월 예상
: Strength Finder 라이센스 관련 미국 Gallup과 컨택
: 마케팅 2개월 후, 2008년 6월 오픈

3) 첫 책 준비
: 연구원 2년차, 50권의 관심분야 책과 50꼭지의 컬럼
: 기본적으로 1년차와 다르지 않음

4) 연애 / 결혼
: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님 ㅎㅎ


♠ 하루의 재편

* 하루 중 2시간 빼내기
1) 3월까지, 1시간, 6시반~7시반
2) 6월까지, 2시간, 5시반~7시반

* 원칙
1) 11시 이전에 잔다.
2) 전날 늦게 잤더라도, 약속한 시간에 일단 일어난다.
3) 5분 안에 책상 앞에 앉는다.
4) 하루에 한 줄이라도 적는다.
5) 너무 피곤할 때는 낮잠을 잔다 (1시간 이하)
- 주말 중 하루는 자기계발의 시간(도서관으로 갈 것)
- 나머지 하루는 데이트에 올인

* 무엇을 할 것인가?
글쓰기 (성과물 : 하루 A4 한 페이지 이상의 글)

어떻게 11시 취침을 할 것인가?
- 밥먹고 30분 산책. 퇴근시 걷기 (사당역) 약간의 운동
- 한의원 가기
- 멜라토닌 : 한번만 먹으면, 시차를 그렇게 극복할 수 있다. (개인차가 있음)
- 바하 등의 클래식 음악 듣기
- 마음 편하게 생각하라.
- 무쟈게 어려운 책 보기


IP *.101.22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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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2.03 20:13:45 *.209.47.171
깔끔하고 완벽한 10대 풍광, 잘 보았어요.
꿈을 찾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샘플글이 되어줄 것 같네요.
ㅎㅎ 실은 젊지않은 나도 자극을 받았다는 것,
나는 왜 이렇게 널널한가~~~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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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놈
2007.12.03 20:56:01 *.116.42.26
좋다~! 멋지다~!! 그리고 재미있다. 무쟈게 어려운 책보기!!! ㅋㅋ
아름답게 빚어낸 꿈!! 축하한다. 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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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04 21:43:48 *.70.72.121
너의 글을 읽다가 문득 너의 아버님 생각이 떠오른다.

"글 잘 읽고 있어요. 연구원 모두 충무에 초대하고 싶은데 아직은 준비가 안 되네요. 누이, 우리 승오 잘 부탁해요, 그리고 좋은 여자 친구 소개시켜 주세요. 꼭 좀 부탁해요."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세상 무엇에라도 무릎을 꿇으실 수 있는 존재이다. 자주 눈물을 보이지 마라. 당신 가슴이 더 미어지실 거다.

승오야, 너는 두 분의 아버님이 계시다. 한 분은 낳아주신 아버지고 한 분은 이끌어 주신 아버지시다. 그래, 사부님께서는 너를 크게 이끌어 주시려 깊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 두 분께 사랑받기 보다 두 분의 바람을 잘 숙고하라.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재목이요, 희망이다. 사랑해~


누이가 감명받은 책<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에서 얻은 좋은 글귀를 선물할께.

군자는 물에 뜻을 기탁할 수는 있어도 물에 뜻을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물에 뜻을 기탁하면 하찮은 미물이라도 즐거움으로 삼을 수 있고, 아무리 훌륭한 사물이라도 그를 병들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물에 뜻을 남기는 사람은 하찮은 미물 때문에도 병이 들고, 아무리 훌륭한 사물이라도 즐거움으로 삼지 못한다. <보회당기>에서 p529

'물에 뜻을 기탁하는 것'은 물이 나를 즐겁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지 내가 물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물에 뜻을 남기는 것'은 온 마음을 물에 빼앗기는 것이다.

성인이 만물의 情을 하나로 할 수 있는 까닭은 그가 돌이켜볼 줄 알기 때문이다. 이른바 돌이켜본다는 것은 나로써 물을 보는 것이 아니다. 나로써 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물로써 물을 보는 것이다. 물로써 물을 볼 수 있으니, 그 사이에 어찌 '나'가 끼여들 수 있겠는가? <관물편. 내편>에서

물로써 물을 보는 것은 性이고, 나로써 물을 보는 것은 情이다. 성은 공정하면서도 밝지만, 정은 편벽되어 어둡다. [.......] 내 맘대로 하는 것이 정이다. 정에 빠지면 가로막히고, 가로막히면 어두워진다. 물로부터 말이암는 것이 성이다. 성을 찾게 되면 신령해지게 되며, 신령해지면 밝아진다. <관물편. 외편> p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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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12.05 16:13:29 *.218.201.97
게으른 탓에 이제야 댓글을 씁니다.
작년 꿈 프로그램에 다녀온지 1년이 되어서 이번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10대 풍광이 더 다듬어진 것 이외에, 프로그램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보고 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부님의 '60초 소설'은 감동이었습니다. ㅠ_ㅠ

한명석 선생님, 늘 칭찬해 주시니 몸둘바를.. ^^;
글만 그럴듯 하게 썼지 사실 요즘 너무 게으르게 생활하여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책은 잘 되어가고 있으세요? 2기 선배 중 누구보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생활 해보니 '숙제 다하기'가 얼마나 만만찮은지 알것 같아요.

용규형! 으와~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니 성은이 망극 하여이다. 이번에 '재수' 하기로 결심것도 형의 13기 게스트 참여를 보고 한 것이에요. 진득하니 이야기 한번 제대로 한 적 없지만 왠지 저를 묘한 매력으로 이끌어 주는 형이 참 고맙습니다.

써니누나. 아.. 뒤의, 이야기는 너무 어렵다. 아직 책 안읽었는데 오늘 봐야겠어요. 누나, 이번에 꿈 프로그램 가면서 작년의 모습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특히 누나의 늦었을때의 첫 얼굴, 첫 표정과 꽃대울 펜션에서 처음 이야기 할 때의 눈물.. 그간 우리 참 많이 변했다 그죠?
정말 나날이 아름다워지는 누님. 우리 파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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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철
2007.12.05 18:46:33 *.247.145.133
한 장 로드맵으로 그리신 것을 예전에 연구원 동영상에서 보구 나도 한번 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했었죠. 이제 진짜 따라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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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웅
2007.12.05 21:54:55 *.47.83.77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옹박 형의 1년 전 '10대 풍광'을 참고하려고 꼼꼼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선지 그 날 그곳에서 형의 발표를 들으면서 더욱 깊어진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 좋으네요! 남은 연구원 활동 열심히 하시구요,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이야기 나눠요. 그리고 양평에서 며칠 간 편안하게 대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내년에 활짝 웃는 얼굴로 또 봅시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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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12.07 12:07:15 *.231.50.64
어머나, 옹박아. 난 이제야 왜 니 글을 보았다니..^^
꿈벗프로그램에 다시 다녀와 잘 다음어진 10대풍광을 만들어냈구나.
2년전 옹박의 비젼과 꿈, 같은 강물을 따라 흐르지만 배의 모양이 조금은 바뀐듯하다. 도저히 따를 수 없는 너의 전략적 기질에 다시한번 놀라는 하루야. 하루의 개혁, 꼭 이루어 내어라.

11시이후에는 전화하면 안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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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12.15 15:11:42 *.47.7.123
진동철님! 와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세요? 다음번 꿈벗 전체모임때 꼭 뵈어요~~

신웅아. 너를 알게 되어서 무엇보다 좋았다. 종종 연락하거라. 형이 술한잔 사 줄테니.

모모야. 11시 이후 전화하면 둑어~ ㅋㅋ 이번 옹박미래동화는 이걸 아주 잘 읽고 쓴 흔적이 나던걸.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 밥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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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3.07 23:16:34 *.72.153.12
옹박 너의 10대 풍광 정말 안정적이다. 부럽다.

어느 한곳으로 마구 치우치지 않고 고루 균형을 갖춘 삶을 살겠구나 한다. 아, 잘시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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