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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일 08시 54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4.0

戊子(무자)년 새해가 병술년 한 해를 뒤로 하고 얼퀴고 설켰던 2007년을 깨끗이 씻어내려는 함박눈과 함께 다가왔다.
마흔 이후 네 번째 시작하는 나의 꿈이 그려지는 날이기도 하다.
너무 젊은 나이에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리고 먹고 사는 것만이 모든 것이 돼버린 채 어쩌면 퇴출되어 버릴지도 몰랐던 내가 이렇게 마흔 너머의 삶을 다시 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꿈 벗과 연구원과 선생님 덕분이었다.
일밖에 몰랐던 내게 가족과 스승이자 친구인 벗들이 가르쳐 준 가난한 여유를 알게 된 이후 더 이상 세속적인 성공의 기준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되었다.
다른 사람이 맞춘 성공한 노예라는 틀에 벗어난 나는 전환점을 돌면서 10년 동안 열 개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해마다 10개씩의 작은 꿈을 그리는 작업을 했다.
올해부턴 다시 [내 꿈 찾아가기 3개년 계획]을 시작하는 해이다. 지난 3년이 새로운 삶으로의 방향 전환기였다면 앞으로 3년은 내가 살 집에 터를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3년 동안 건물을 짓고 인테리어를 하면 마흔 10년의 준비를 마감하게 될 것이다.
그 첫 해가 시작된다.

1. 클래식

나는 음치다. 그것도 그럭저럭 들어줄 만한 소리가 아니라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의 소리치라고 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이성을 알 나이 때(?)부터 시작된 음악에 대한 강박감은 마흔이 지난 지금까지도 술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노래 한 자락 뽑지 못한다. 덕분에 노래 좋아하는 딸아이마저도 가족과 함께 노래방 가 본 기억이 없다고 투덜대기 일쑤다.
음치교실도 다녀보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국 노래와 나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방면으로 음악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볼 수밖에.
뱅곤칸의 기타연주, 재동이 하모니카, 귀자의 팸플롯 등의 연주를 보면서 나도 저런 기술(?) 하나 가져야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어느 날 ‘카핑 베토벤’이란 영화를 보면서 음악이 무척 감동적으로 들렸다. 연기가 더 감동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귀는 음악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한 동안 지난 어느 날 음반 가게를 지나다가 클래식 음반코너를 살펴보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올 해는 클래식이 어떤 음악인지 알아봐야겠다.
쇼파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뒹굴뒹굴 대는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
더불어 뭔가 나도 장기같은 것을 하나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래를 잘하긴 글렀으니 악기나 다른 어떤 하여튼 남들 앞에서 뭔가 하나 할 수 있는 것 말이다.
생각해 보고 1년이 지난 연말쯤에 공개해 보려 한다.

2. 여행

가족들과 함께 일본을 한번 다녀왔으면 한다. 이번 겨울에는 대학원에서 중국으로 연수를 가는 일정이 있어서 여름 방학 때 일주일정도 다녀올 계획이다.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한국 외에도 더 큰 세상과 발전된 문명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나중에 자라 무엇을 하든, 어떻게 살든 그것과는 관계없이 너른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두 달 전인가 큰애가 반 친구들이랑 전철을 타고 서울 만화전시장인가 어디를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스스로가 기특한 모양이었다.
겨울에는 시간을 내서 남쪽을 여행하고 싶기도 하지만 집안 사정이 허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건이 된다면 꼭 다녀오고 싶은 곳이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지리산과 설악산을 종주하려고 작년부터 마음먹었다. 지리산은 6월경에 친구들과 함께, 설악산은 10월 정도에 다른 누군가와 함께 각각 2박3일의 일정으로 몸과 마음을 씻어보고 싶다.

3. 큰 애의 고교입시

정규가 벌써 중3이다. 천안은 아직 평준화 지역이 아니어서 고교입시를 치러야 한다. 중학교 성적을 가지고 입시경쟁을 해야 한다. 아내와 아들은 시내 인문계 고교를 원하고 있고 나는 좀 더 큰 꿈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떤가 하고 권유해 보지만 막무가내로 경쟁이 심한 것을 싫어하니 자기 바램대로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아이들 공부는 아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래도 아빠가 되어 중요한 인생의 변곡점 하나를 지나야 할 때를 아무런 성의 없이 보내주긴 싫다.
조금 더 친밀한 이야기,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자신의 판단에 대한 조언과 정보 제공, 사춘기 소년의 다정한 말동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지도 등등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면 생각보다 아빠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던 자신의 판단에 후회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겠다.

4. 대학원 졸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학원을 마지막 한 학기만 남겨두고 있다. 벌써 졸업하기라니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 두 번째 낙방하던 날 그래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붙을 때까지 원서 낼 테니까 하면서 서운한 마음 달랬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 학기만 잘 보내면 졸업을 하게 된다.
경영학 전반을 산책해 보라시던 선생님의 말씀을 너무 안일하게 들었던지 지난 세 학기 모두 고생 많이 했다. 모르는 내용이 너무 많았고 특히 산수과목(재무관리, 통계, 투자론 등)은 내가 봐도 참 한심해 보였을 정도였다.
그래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름대로 배운 바 없지 않다.
세상을 좀 더 넓고 오랫동안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 미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나만의 방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면 지나친 자신감일까? 물론 아직까지 더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마흔 너머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전은 이곳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믿는다.

5. 꿈 벗 재단

재단 이야기가 꿈 벗들 사이에서 나온 지 3년이 지나가고 있다. 다들 조금씩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재단에 관한 싹들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3년이 이러한 관심을 만들고 키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싹을 만들고 잎을 열게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그것의 핵심적 고리는 주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이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적극적인 자세로 앞에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나서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올 한 해 동안 많은 고민과 논의들이 있을 것이다.

6. 한정식 요리아카데미

밥장사 한답시고 여기 저기 교육과 맛 기행 등을 따라다닌 것이 돈으로 따지면 식당 하나는 열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좋았던 교육도 있었지만 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다. 내가 한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텐데 하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본 적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랬던 것이 이젠 거꾸로 그 위치에 서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메뉴개발과 식당운영에 대하여 같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정 미경 선생님(내게는 요리 선생님인 셈이다)과 함께 홍대 앞에서 요리아카데미를 시작하려 한다.
한식요리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과 십 수 년 동안의 요리교육 경험을 메인 강좌로 하고, 식당운영에 대한 고민과 나름대로의 참고서적인 내용을 가지고 하는 나의 식당경영강좌를 합쳐 ‘한정식 요리아카데미’라 이름 짓고 2월부터 시작할 것이다.
지명도도 떨어지고 초보이긴 하지만 그래서 단 한 명이 수강하더라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올 해 요리아카데미의 목표는 ‘최고의 요리강좌’가 되는 것이다.
2001년 뱅뱅 사거리에서 무참히 패배해 철수한 이후 7년 만에 서울에서 다시 벌이는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7. 홈 페이지

마실 홈페이지가 이제서야 만들어졌고 한 달 가량 가 오픈 상태에서 시스템과 내용을 정리하고 나서 다음 주 초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홈 페이지 주소는 www.masilfood.com이고, 덧붙여 또 하나의 도메인 등록을 해 놓았다.
www.yoriacademy.co.kr은 2월 첫 수업을 하게 될 ‘한정식 요리아카데미’의 사이버 교육장이다. 당분간은 마실 홈페이지 내에서 더부살이를 해야 한다.
여느 식당 홈페이지와는 달리 여러 가지 글들과 내용들이 많아서 찾아오는 분들이 혼란을 겪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가진 생각, 내가 가진 꿈, 속내의 하고 싶은 얘기들을 가감 없이 쏟아낼 것이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누구라도 찾아와 조금이라도 힘을 얻고 갈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되게끔 만들어 보려 한다.
꿈 벗 이준일님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의 말처럼 아직 고치고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 하나하나 손보고 수정하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내용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이 이곳을 통해서 모아지고 흩어지는 진지 역할을 할 곳이다.

8. 식당 개선 프로젝트

마실을 하는 2년 동안 또 작년 새로운 식당을 내면서 내가 식당일을 과연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 재능이 있다면 또 얼마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었다.
결론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적어도 내가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업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고 만들고 적용해 본 아이디어들이 상당수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것은 매상으로 직결되었다.
해마다 매상은 기록을 경신하였고 고객은 다시 찾아왔다. 소위 광고 한 번 하지 않고 맛과 서비스 그리고 입소문만으로 이룬 결과라고 자신할 수 있다.
자만하던 와중에 마실에 불이 나고 어수선한 연말을 보내는 동안 운영에 관한 의문점이 들던 몇 가지를 개선해 보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다.
홀의 서비스 개선과 주방의 메뉴개발 개선과정을 대학원에서 배운 프로세스 개선방식을 적용하여 1년 동안 운용해 볼 생각이다.
적절한 타이밍을 통하여(아마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홈페이지 내 ‘식당경영시스템 연구’라는 코너에 내용을 올려보고 싶다.

9.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아직 생각만 하고 있고 내용은 많지 않다.
바라고 싶은 것은 밥장사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들을 알려주고 그래서 적어도 망하지는 않아야 되는 식당을 만들어 주고 싶다.
상대적으로 음식업은 진입하기는 쉽다. 하지만 퇴출장벽은 꽤 높은 편이다. 돈을 벌든지 아니면 투자한 전부를 까먹고 나가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당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손님으로 가득 찬 식당을 꿈꾸겠지만 100개의 식당 중에서 불과 대여섯개만이 성공한다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싶은 것이다.
술이 중심인 식당보다 밥이 중심인 식당에서 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잘할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망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
나는 그것을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별도의 글을 올릴 것이다.

10. 두 번째 책

첫 책 ‘음식보다 마음을 팔아라’가 출간되었을 때 제일 좋았던 점이 선생님이라고 불러 준 것이다. 사장소리보다 선생님소리가 더 듣기 좋은 것을 보니 난 영락없는 샌님팔자인가 보다. 그리고 책을 쓴다는 것이 정말 내게 공부가 된다는 것을 배웠다. 남들 앞에서 1시간 정도는 식당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매 년 한 권씩의 외식관련 책을 내려고 한다. 두 번째 책은 요리아카데미에서 할 강좌의 내용으로 식당경영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가제목은 ‘잘 나가는 식당들의 여섯 가지 습관’으로 잡았다.
목차를 잡고 있는 중이고 자료는 어느 정도 모아 놨으니 여름이 지날 무렵 세상에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맛’에 관한 책을 먼저 준비하려 했는데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한 것이 많아서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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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02 08:17:39 *.70.72.121
언제 기회가 되시면 꿈 벗 한희주님과 만나보세요. 평범한 우리 전통 밥상을 생활에서 지켜가시는 분이신데, 맛과 솜씨며 그 사찰함이 보통이 아니세요.

이렇게 노력하니 날로 그 인품이 더해지는 군요.

호를 붙여서 불러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어울리니까.

물론 사부님 목전에서야 늘 자로일 뿐이겠지만.

그대 꿈만이 아니라 일상들이 아름답게 밀려드네요. 복 많이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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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1.02 08:53:18 *.180.231.183
좋은 음식과 적당한 장소는 퇴근시간의 동료와 고단한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식당 비즈니스 세계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많은 분야로 무자년에도 자로님의 많은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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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1.02 09:49:22 *.128.229.81

자로는 잘 살고 있구나.
자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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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2008.01.03 17:12:11 *.234.181.141
'성공한 노예' 이 말 참 멋집니다.
좋은글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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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
2008.01.23 02:40:37 *.154.120.123
저는 지금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에요`
글보고 너무 감동받았어요. 우리 아버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되고요. 너무 감사합니다. 하시는 모든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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