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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9일 05시 58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  소설가. 철학자. 수필가

 

스위스 취리히 출생.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 런던에 살면서 런던 대학교에서 대학원생 철학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음. 20032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예술문화훈장 받음.

[슈바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음. 같은 해 11월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수여되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상] 수상.

 

그는 서재를 창조의 도구라고 말한다. 만약 어떤 주제에 대해 기존 작가들이 어떻게 얘기했는지 알지 못한다면 앞으로 제가 집필하게 될 내용이 흥미로울지, 독창적일지, 중요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글을 쓰기 전에 항상 타인들이 그 주제에 대해 기존에 어떻게 생각을 했는지 알아야 해요. 이를 통해 제 책이 독창적일지 흥미로울지 알 수 있게 된다. 책은 주로 집에서 읽고 여행을 할 때는 창 밖의 세상을 보려고 노력함. 행복과 고통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제일 행복했던 때는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라고 말한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중-

 

저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1993(23)

[삶의 철학산책]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여행의 기술]

[우리는 사랑일까]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나의 의견]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기 위한 독서 지침서. 이는 뉴욕 타임스의 서평이다. 알랭드 보통의 책을 읽기가 나는 쉽지 않다. 어렵다. 일단 쉽게 읽히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를 잘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홉개의 장으로 나뉘어진 목차는 흥미를 끈다.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 시간의 여유, 성공적으로 고통받기, 감정표현, 좋은 친구가 되는 법. 눈뜨기. 사랑안에서 행복하기. 책 내려놓기. 어느 것하나 관심이 없는 부분이 없지만 막상 글을 읽고 난 느낌은 제대로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 자세히 그럴듯하게 설명된 것 같은 느낌이나 공감능력이 떨어지나? 이해능력부족? 아마도 원인은 디테일의 부족이 아닐까 한다. 평균수준의 디테일에도 떨어지는 느낌이 있는 나다. 제일 마음에 와 닿는, 바로 기억이 되는 부분은 성공적으로 고통 받는 방법편이다. 고통에서 지혜를 얻는 방법에 대한 글이 지금의 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서 이지 싶다. 고통을 받아도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고 그것에서 지혜를 얻을 수 없다면 고통 없이 지혜 없음 보다 못하다. 고통없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인데 그 방법은 없는 걸까?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7 위로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널리고도 또 널렸다. 우리 육체의 연약함, 사랑의 변덕스러움, 사회생활의 불성실함, 우정의 손상, 습관의 둔화작용 등등. 이런 지속적인 고난 앞에서야 우리가 더 큰 기대를 품고 기다릴 만한 사건은 오직 우리의 사멸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

 

22 차세대의 건강한 프랑스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머니가 될 소녀들의 건강 향상을 위한 조언이 필수적이라고 간주된 까닭이었다. 건강한 아이를 낳는 일. 개인적으로나 사회,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됨. 건강한 여성의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평소 자주 하던 생각이다. 여성의 건강은 자신만의 건강이 아니라는 생각. 특히 가임 연령에 있는 여성은 더욱 자신의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함.

 

26 과연 이 세상의 소설 중에서 진정으로 치료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는 작품이 몇 권이나 있을지, 그리고 그 쟝르 자체가 가령 아스피린이나 교회 산책이나 드라이 마티니 한 잔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위안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말이다.

 

33 현실에서 모든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그 자신의 독자이다. 저자의 작품은 만약 그 책이 아니었다면 독자가 결코 혼자서는 경험하지 못했을 어떤 것을 스스로 식별하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시력보조 장치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속에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진실성에 대한 증명이다.

 

37 두 사람이 헤어질 때, 배려의 말을 건네는 쪽은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38 우리의 정신은 마치 의식 속을 떠돌아 다니는 특정한 대상을 잡아내기 위해서 주파수가 새로 맞춰진 레이더가 된다.

 

시간 여유를 가지는 방법

 

54 사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를 사랑하는 그런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끼치는 걱정을 이용해서, 우리가 그들에게 심어놓고 계속해서 불러일으키는 조마조마한 마음을 이용해서 죽이고 있는 것이다. 상대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 즉 권력을 이용하는 경향은 나이가 들어서나 그렇지 않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56 프루스트의 주장은 바로 예술작품의 위대함은 그 소재가 가진 외관상의 성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그 소재에 대한 차후의 처우와 같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여기에 덧붙인 그의 또 다른 주장은, 세상 만물이 잠재적으로는 예술을 위한 풍요로운 주제이며, 우리는 비누 광고에서도 파스칼의 [팡세]만큼이나 가치 있는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63 덜 탐욕스럽게, 더 중요하게, 더 느리게 가는 것은 더 큰 동정심을 일으킬 수도 있다.

 

성공적으로 고통 받는 방법

 

67 우리가 어떤 저자에 관해서 우리 자신에게 상당수의 질문을 제기하고 또 그 질문을 답변하며,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고 스스로의 입으로 그렇게 하기 전까지는, 우리는 그를 완전하게 파악했다고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그런 질문들이 그의 글쓰기의 성격에는 매우 낯선 것처럼 여겨진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종교에 관한 그의 생각은 무엇일까? 자연의 경이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여성에 관한, 돈에 관한 문제에서 그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는 부유했을까, 아니면 가난했을까? 그의 악습 또는 약점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 가운데 그 어느 것도 부적절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68 어째서 프로스트가 생브뵈브의 논제를 비판하면서, 중요한 것은 작가의 삶이 아니라 작품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는지를 설명해준다.

 

76 "사랑은 치료 불가능한 질환이다." "사랑 속에는 영원한 고통이 자리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하는 사람이 항상 동일인인 것은 아니다."

 

79 서른 살 때의 자체 평가 : "즐거움도, 목표도, 활동이나 야심도 없고, 내 앞에 놓인 삶은 끝났고, 내가 부모님께 준 고통을 생각하니, 나는 전해 행복하지 못하다."

 

83 "사람이 슬플 때에는, 침대의 온기 속에서 누워 있는 것이 좋다. 그 안에서 모든 노력과 분투를 포기하고, 머리를 이불 아래에 파묻은 채, 완전히 항복하고 울부짖음에 몸을 내맡기는 것이다. 마치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91 발목을 삠으로써 우리는 신체의 무게 분산에 관해서 금세 깨닫게 된다. 딸꾹질을 함으로써 우리는 이전까지 몰랐던 호흡기 계통의 이런저런 면을 알고 적응하게 된다. 연인에게 걷어차이는 것이야말로 감정적 의존성의 메커니즘에 대한 완벽한 입문이 된다. 허리를 삐끗하여 한의원에 치료 중일 때 "언제쯤 다 나을까요?" 선생님 왈. "허리가 없어지는 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허리를 감각으로 느끼지 않는 날이 되니 허리는 다 나아졌다. 아프니까 허리에 신경을 쓰는 거지 안 아프면 그곳에 허리가 있었는지 우리는 의식하지 않고 몸을 쓴다.

 

92 프루스트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고통을 겪고 나서야, 무엇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나서야, 비로소 어떤 것을 진정으로 배우게 된다.

 

물론 우리는 굳이 고통을 당하지 않고서도 정신을 이용할 수 있지만, 프루스트의 제안은 오직 고통을 받을 때에만 우리가 적절하게 탐구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고통을 받고, 따라서 우리는 생각을 한다. 생각은 고통을 체계화하도록 우리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생각은 고통의 기원을 이해하고, 고통의 규모를 파악하고 고통의 현존과 화해하도록 우리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93 따라서 고통 없이 떠오른 생각은 중요한 동기 부여의 원천을 결여한 샘이 된다. 프루스트가 보기에 정신 활동은 두 개의 범주로 나뉘는 듯했다. 즉 한편에는 고통 없는 생각이라고 불릴만한 것이 있다. 이는 딱히 어떤 불편에 의해서 촉발되는 것은 아니며, 기껏해야 어떻게 잠이 작용하는지, 또는 왜 인간은 잊어버리는지를 밝혀내려고 하는 순수한 소망에 의해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또 한편에는 고통스러운 생각이라고 불릴 만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잠들지 못하는, 또는 어떤 이름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등의 괴로운 무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후자의 범주를 프루스트는 특별하게 특권으로 여겼다.

 

프루스트의 말에 따르면, 사람이 지혜를 얻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선생님을 통해서 고통 없이 얻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삶을 통해서 고통스럽게 얻는 것이다. 그는 고통스러운 쪽의 지혜가 훨씬 더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삶을 살아볼 수 없는 우리는 책으로 간접경험을 한다. 책을 통하여 얻는 것. 이것도 나쁘지는 않다. 스승을 통하여 얻는 방법. 이는 책을 통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은 있다. 다른 하나 스스로 경험을 통하여 얻는, 그것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하여 얻는 지혜가 우월하다고 하는 것에 동의되는 부분도 있다. 다만 굳이 고통스럽게 경험을 하고 그것으로 지혜를 구해야 하는 것에는 꼭 그렇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94 내가 알기로 젊은 사람들은.....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정신의 고상함과 도덕적 세련됨을 교사로부터 주입 받게 되네. 아마 그들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에도 취소하고 싶은 경험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을 거야. 만약 스스로 선택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자신이 말하거나 행한 모든 것에 관해서 기명 보고서라도 간행하려고 들 걸세. 하지만 그들을 불쌍한 피조물이고, 교조주의자의 나약한 후예이며, 그들의 지혜는 부정적이고 메마른 것에 불과하네. 지혜란 누구한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고, 다만 그 누구도 우리를 위해 대신 수행해주지는 않는 여행을 통해, 그 누구도 우리를 위해 면제해주지는 않는 노력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일세.

 

95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이 슬픔은 우리가 더 행복한 시절이라면 회피했을 일종의 정신적 체육 활동을 거치도록 해준다. 실제로 그의 말에 담긴 암시란, 우리가 정신 능력의 발달에 진정한 우선순위를 둔다면, 우리는 만족보다는 오히려 불행한 채로 있는 편이 더 나으리라, 그리고 플라톤이나 스피노자를 읽는 것 보다는 오히려 괴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편이 더 나으리라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여자, 그리고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여자는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천재적인 남자가 할 수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심오하고 더 필수적인 감정의 전 영역을 우리로부터 끌어낸다.

 

99 살아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관해서 상당수의 심오한 증언을 남긴 사람들은 만족스런 삶을 살던 사람들이나 열정적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런 지식은 대개 극도로 비참한 사람의 특권적인 영역이거나, 또는 그런 사람에게 허락된 유일한 축복이기 마련이다.

 

100 온전한 삶의 기술이란 우리에게 고통을 일으키는 개인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101 고통의 이해를 통해서 우리는 유독 우리만이 유일무이하게 저주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는 한편, 우리의 고통의 한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 배후의 씁쓸한 논리에 대해서 자각하게 한다.

 

슬픔이 생각으로 바뀌는 바로 그 순간, 슬픔은 우리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그 능력 가운데 일부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고통이 생각으로 승화되지 못하는, 즉 우리에게 더 나은 현실 감각을 부여하기는 커녕 오히려 우리를 유해한 방향으로 밀어가는 일 역시 너무나도 자주 일어난다.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전혀 배우지 못하며, 훨씬 더 많은 환상에 노출되고, 중요한 생각들을-차라리 애당초 고통을 받지 않고서도 내놓을 수 있었을 것보다도-훨씬 덜 내놓게 된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119 "그는 마치 긴 분필 하나를 칠판에 대고 긁었을 때 따라 나오게 마련인, 고통스럽고도 짜증스러운 종류의 표정을 짓곤 했다.

 

125 가끔 오후에 하늘에는 하얀 달이 작은 구름처럼 기어올라왔는데, 그 은밀하고 내보임 없는 모습은 마치 한동안 "무대에 나올"필요가 없는 어느 여배우가 평상복 차림으로 "객석 앞"으로 가서 한동안 자기 동료들이 출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러나 여전히 배경에 머물면서, 자신에게 시선이 모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달에 대한 프루스트의 묘사

 

131 작가가 글을 잘 쓰려면, 그에 앞서서 독창적이어야 하며, 또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확성, 즉 문체의 완벽성도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독창성의 저쪽에, 그것도 그 모든 잘못을 거친 다음에야 있는 것이지, 이쪽은 있는 것은 아닙니다.

 

137 클리세(cliche, 진부한 표현)를 이용하여 말하는 것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이것은 세상 그 자체에는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강우와 달과 햇빛과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이를 포착하거나 우리에게 기대하도록 가르치는 기존의 표현들은 이보다 훨씬 더 적기 때문일 것이다.

 

138 알베르틴이 연인에게 그토록 깊은 애정을 느낀 까닭은 단지 그가 아침에 수염을 너무나 끼끗이 깎았기 때문이었으며, 그녀가 매끄러운 피부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는 곧 그의 지적 수준은 그녀의 특정한 열의를 설명하는 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암시한다. 만약 그가 두번 다시 면도를 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 그녀는 내일이라도 당장 그의 곁을 떠날 것이다.

 

이는 부적절한 생각이다. 우리는 사랑이 최소한 이보다는 더 심오한 원천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시작은 아주 사소한 그 무엇이다. 거창한 것들이 필요하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없을 것이다.

 

144 우리의 허영, 우리의 열정, 우리의 모방 정신, 우리의 추상적 지성, 우리의 습관은 오래 전부터 줄곧 작용해왔으며, 예술의 과제란 이런 것들의 작용을 취소하는 것, 우리로 하여금 이제껏 왔던 방향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우리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채 놓여 있는 깊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예술이 가지는 위대한 힘. 방향을 바꾸게 하는 무엇.

 

좋은 친구가 되는 법

 

그는 너그러웠다.

그는 인심이 후했다.

그는 200퍼센트의 서비스 요금을 덧붙이기를 좋아했다.

그는 단순히 과도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직 자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는 호시심이 많았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잊지 않았다.

그는 겸손했다.

그는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다.

그의 집에서는 아무도 따분해하는 일이 없었다.

 

대화는 쓸모 없는 활동이다.

"대화, 이것은 우정의 표현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은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주지 않는 피상적인 여담에 불과하다. 우리가 평생 동안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어쩌면 단 일분의 공허함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157 대화의 리듬은 휴지기를 용인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존재는 지속적인 반응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한 말의 공허함을, 그리고 우리가 가지지 못한 잃어버린 기회를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평소에 즐겨 보던 책의 저자를 만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실망스러울 것이다. 그런 만남은 그 저자가 시간의 한계 내에 존재함을 밝혀주고, 아울러 자신 스스로도 그 한계에 종속됨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간에 던져진 존재. 사람. 그 한계의 발견.

 

162 책이란 우리의 습관 속에서, 사회 속에서, 우리의 악덕 속에서 우리가 보여주는 자아와는 또

다른 자아의 산물이다.

 

복잡한 생각을 풍부하고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그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여전히 다음과 같은 근거에 의존할 수 있다. 즉 우리의 가장 친밀하고 정직한 생각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리고 특별히 그때만큼은 우리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밝혀줄 수 있는 기회를 우정이 우리에게 제공한다는 근거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165 그는 애정을 확보하는 데에 여전히 깊이 관심을 기울였다. ("내가 정말로 슬플 때에 나의 유일한 위안은 사랑하고 또 사랑받는 것뿐이다.")프루스트는 "우정을 망치는 생각들"이라는 표제 아래에 일상적인 감정적 편집증 환자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일련의 불안감을 고백했다.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우리는 서투르지 않았을까?" "그들이 우리를 좋아했을까?" 물론 이건 것도 있었다 "다른 누군가에게 밀려서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것은 프루스트가 어떤 만남에서든 남들이 자기를 좋아하고, 기억하고, 많이 생각하게끔 관심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타인으로부터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 욕망에 그것을 위하여 자신의 시간과 돈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런 행동이란 생각이 든다.

 

167 자신의 마음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를 이야기해서 당신을 지루하게 만드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항상 질문을 던지는 쪽이 되어서 당신의 마음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를 자신에게 털어놓게 만들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이외의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나쁜 대화 태도일 것이었다.

 

"대화 중에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이기적이게도 자기가 관심 있는 부분들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재치가 없는 셈이다." 대화에서 동반자를 즐겁게 만들려면 자기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가 잡담을 할 때, 그때는 더 이상 우리가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에 우리는 다른 사람과 유사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이며, 그들과 다른 우리 자신이 아닌 것이다."

 

176 우리는 책을 상대로 할 때에 얼마나 훨씬 더 정직한가? 최소한 거기서는 우리가 원할 때에 그것들로 눈을 돌릴 수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자마자 지루한 표정을 짓거나, 대화를 건너뛸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우리가 몰리에르와 함께 저녁을 보낼 기회를 얻는다면,  이 희극의 천재조차도 우리가 간혹 한번씩 가짜 미소를 짓게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이것이 바로 프루스트가 살아 있는 희곡작가보다는 차라리 종이책과의 소통을 선호한다고 표현한 이유이다. 사람이 제일 잘하는 일이 사람과의 소통이기도 하지만 제일 하기 어려운 것이 소통이기도 하다. 시대가 흐를 수록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이 소통이 아닐까 한다. 자신과 언어의 소통, 자신과 책과의 소통. 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소통.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눈을 뜨는 방법

 

188 그림은 하나의 세계로 통하는 창문이다. 즉각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친숙한 우리 자신의 세계이지만, 또한 평소와는 달리 놀라우리만치 유혹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193 위대한 화가는 우리의 눈을 뜨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들 자신의 눈이 시각적 경험의 국면들에 대한 특이한 수용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가령 숟가락 끝에 나타나는 빛의 움직임, 식탁보 섬유질의 부드러움, 복숭아의 벨벳 같은 껍질, 노인의 피부의 분홍빛 색조 등이 그런 국면들이며, 이런 특성들은 또다시 아름다움에 관한 우리의 인상에 영감을 제공한다.

 

207 우리 주위를 둘러싼 이미지들은 종종 단순히 시대에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전혀 도움이 되지 않게 지나치게 과시적일 수도 있다. 이 세계를 적절하게 평가하라며 우리를 재촉할 때, 프루스트는 수수한 풍경의 가치를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샤르댕은 소금 그릇과 주전자의 아름다움에 우리가 눈을 뜨게 해주었다. 마들렌은 일반적인 부르주아의 어린 시절에 관한 기억을 상기시킴으로써 작중화자를 기쁘게 해주었다. 엘스티르는 면 드레스와 항구보다 더 웅장한 것은 그리지 않는다. 프루스트가 보기에 이런 수수함은 아름다움의 특징이다.

 

215 가만히 보면, 바다의 풍경과 그 소리가 정말로 즐길 만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다가도, 이런 풍경과 소리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호텔 방에 들어가서 하루에 100프랑씩 내기로 동의했을 경우에는, 이런 풍경과 소리가 정말 즐길만한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아울러 그들의 완벽한 초연한 취향은 보기 드문 자질이라고 확신하게 되는-사람들이 있다.

 

이와 유사하게, 어떤 사람이 똑똑한지 여부에 의구심을 품다가도, 일단 그 사람이 똑똑한 사람에 관한 지배적인 이미지에 들어맞는 것을 보게 되고, 그 사람의 교육 수준과 사실적 지식과 대학 학위를 알게 되자마자 재빨리 그 점을 확신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 안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

 

그는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 아니다. 그러나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한계가 유독 사랑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한계는 항상 주변에 있는 어떤 것, 또는 어떤 사람과 음미 가능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어렵다는 데에도 있다.

 

224 왜 습관은 그처럼 사람을 둔감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229 음미에서 물리적 소유가 단 하나의 구성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만약 드레스덴을 여행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오르자마자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는 카탈로그에서 어떤 옷을 보자마자 곧바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부자가 운이 좋다고 한다면, 그들의 부가 욕망을 성취시키는 바로 그 속도 때문에 그들은 사실 저주를 받은 셈이다. 따라서 그들은 보다 특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감내해야 하는, 욕망과 만족 사이에 격차에서 오는 고통을 겪을 기회가 전혀 없는 셈이다. 그 명백한 불유쾌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통은 사람들로 하여금 드레스덴의 그림, 모자, 실내복 그리고 오늘밤 한가하지 않는 누군가를 알게 되고 깊이 사랑하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막대한 이익을 준다.

 

235 질투의 개입은 습관에 의해서 망가지는 상황에서 관계를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질투의 순기능

 

236 그녀를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는 다른 사람들은 전부 잊어버린다. 그녀를 붙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그녀를 비교하고 곧바로 다른 사람들을 더 선호하게 된다.

 

책을 내려놓는 방법

 

239 우리가 다른 사람이 쓴 책과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유익함만이 아니라 나아가서 그 한계의 음미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42 모든 책이 그 독자에게 하는 일의 상징이다. , 가치가 있으면서도 간과된 경험의 한 측면을 습관과 부주의로 인해서 야기된 죽음의 상태로부터 되살리는 것이다.

 

246 "사람이 무엇을 스스로 느끼는지를 자각하는 방법으로 말하자면, 어떤 거장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스스로 재창조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책을 읽어야 한다.

 

248 독서는 정신생활의 문턱에 놓여 있다. 독서는 우리를 정신생활에 소개시켜준다. 그러나 독서 자체가 정신생활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255 좋은 책은 우리를 침묵하게 만든다.

 

273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충분히 내던져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3. 목차

 

1)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2)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

3) 시간 여유를 가지는 방법

4) 성공적으로 고통 받는 방법

5)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6)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

7) 눈을 뜨는 방법

8) 사랑 안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

9) 책을 내려놓는 방법

 

감사의 말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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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2 [7월 4주차] 사기열전 1_ 두번읽기 file 라비나비 2013.07.22 2468
3771 <사기열전> 사마천 지음 ( 2회 읽기 ) file jeiwai 2013.07.22 2917
3770 (No14-2)두번읽기-사마천 사기열전1 file [2] 오미경 2013.07.22 7886
3769 #12. 두 번 읽기 - 사기열전(상) - 사마천,민음사 [1] 땟쑤나무 2013.07.22 3359
3768 두번 읽기_사마천 사기열전 file 유형선 2013.07.22 3162
3767 #12. 사기열전(두번읽기) / 사마천 file 쭌영 2013.07.22 3648
3766 (No13-1) 두번읽기2: 고운기[삼국유사]현암사-9기 서은경 [2] 서은경 2013.07.21 2573
3765 (No.13-1) 두번읽기1: 고운기 [삼국유사]현암사-9기 서은경 file 서은경 2013.07.21 2745
3764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 / 고 녀석 맛있겠다 한정화 2013.07.20 12231
3763 [7월 3주] 열정과 기질_하워드 가드너 (박진희) file [1] 라비나비 2013.07.15 2437
3762 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file [1] 오미경 2013.07.15 4813
3761 (No.14) 하워드 가드너[열정과 기질]북스넷-9기 서은경 file 서은경 2013.07.15 3639
3760 <열정과 기질>/하워드 가드너 file jeiwai 2013.07.15 3414
3759 7월 2주차_열정과 기질_하워드 가드너 file 유형선 2013.07.15 2808
3758 #11. 열정과 기질(하워드 가드너) 땟쑤나무 2013.07.15 3376
3757 #11. 열정과 기질 / 하워드 가드너 file 쭌영 2013.07.15 3136
3756 [2-11] 숲에서 온 편지 - 김용규 한정화 2013.07.10 2509
3755 주제 -강유원- 장재용 2013.07.09 7372
» #58_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 서연 2013.07.09 2897
3753 우리가 정말알아야 할 삼국유사/ 고운기/현암사 file 오미경 2013.07.08 7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