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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5일 14시 14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4.3

요즘 배드민턴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고 있다. 올 초부터 시작한 이 운동은 지금까지 경험했던 운동 중에서도 중독성이 가장 강하다. 그냥 편안하게 길게 주고받는 난타만 친다면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게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마약만큼이나 짜릿한 기분이 든다. 잠자리에 들면 천정이 코트로 보이고 오늘 한 게임이 자연스럽게 복기되면서 다음 날 운동시간이 기다려진다. 수학여행 가지 전날 잠자리에 뒤척이다 새벽녘에 깨는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그만큼 강렬한 운동이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관심과 집중을 쏟아봤던 기억은 없었다.

내 삶도 이랬으면 좋겠다.

1. 아듀! 대학원

대학은 다녔으나 공부는 뒷전이었던 탓에 허리 휘며 고생해서 학비를 보내주신 부모님께 졸업장도 보여드리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생활 속에서 방황하고 반성하다 구 선생님의 권유로 서강대 MBA를 도전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서류접수에서, 두 번째는 면접에서 미역국을 먹고도 세 번째 또 떨어져도 끝까지 응시할 거라는 협박(?)속에 대학원 3수를 하면서 시작했던 경영대학원 공부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많이 배웠다.
입학식 날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하면서 대학원도 완주하겠노라고 결심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났다. 경영학 전반을 산책하고 나면 더 나은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앞으로 배운 대로 행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 것이다.
그동안 아내의 힘이 컸다. 매 주 하루는 학교 때문에 외박하는 남편을 대신해 가정과 가게를 꾸리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다. 여름휴가는 아내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2. 마실,

올 여름은 무척 덥다. 사실 덥지 않은 여름이 여름으로서 가치가 있을까마는 그래도 여름이 조금 시원했으면 하는 바람은 항상 있었던 것 같다.
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 같은 기대심리에서 출발했던 2008년은 고유가와 원자재 파동난속에서 심리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이미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추락하고만 있다. 잘 살아보려고 이렇게 저렇게 아등바등하는데도 항상 힘들기만 하니 내 속도 많이 타들어간다.
그 와중에도 마실은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와 주었다. 점심에는 여전히 웨이팅이 걸릴 정도며 주말에는 가족고객들로 항상 붐빈다. 5월, 6월 해피데이를 통해 적지 않은 금액을 사회에 기부할 수 있게 되어 그 또한 마실을 찾아주는 많은 이들 덕분이다.
처음 오픈할 때 가졌던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3. 두 번째 책, 식당공부

지난 번 ‘book-fair' 행사를 통하여 다산북스와 두 번째 책 출판계약을 맺었다. 애초 생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게 결정이 되어 원고를 다시 써야 한다.
8월말까지 원고를 마감하고 가을이 되면 두 번째 옥동자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책의 제목은 ‘식당공부’로 잡았다. 마실을 운영하면서 울고 웃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공부라는 주제로 식당비즈니스를 꿈꾸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준비 중이다.
학교를 떠난 30대 10년 동안 배운 10개의 인생 공부와 마흔 이후 식당에서 배운 공부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들어 보려고 노력중이다.

4. 배드민턴

2008년 나에게 가장 큰 변화는 뭐니 뭐니 해도 배드민턴으로 운동을 바꿨다는 점이다. 그동안 빠져 살았던 마라톤이 어느 날 지루하게 느껴지더니 급기야는 달리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로 여겨져 두 달 가량 운동을 하지 않았다.
몸도 무겁고 전투력이 떨어지는 것이 갑갑해서 오랜만에 마라톤연습을 나갔다가 우연히 배드민턴클럽을 발견하고는 들어가 이것저것 알아보고 바로 가입해버렸다.
재미를 붙이기까지 몇 달은 힘들었지만 게임의 묘미에 빠지기 시작한 4월부터는 거의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배드민턴만큼 중독성이 강한 운동도 별로 없다고 할 정도로 네트를 앞에 두고 벌이는 복식게임의 매력에 몰입해 버렸다.
요즘은 더위로 인해 몇 게임만 해도 땀으로 목욕하는 덧 하지만 운동 후 온몸을 개운하게 해주는 즐거움을 잊지 못한다. 아마도 이런 것이 긍정적 중독이 아닐 런지.

5. 맛있는 창업

첫 책을 낸지 얼마 후 출판사의 소개로 ‘맛있는 창업’이라는 외식컨설팅 소장을 만나게 되었다. 마흔이 갓 된 젊은 분인데 단정한 이미지의 소유자로 보였다. 그의 홈페이지에도 들리면서 가끔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어느 날 합류를 제안 받았다.
6년 동안 창업컨설팅 분야에서 한 눈 팔지 않고 경쟁을 이겨냈다는 것에 내가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외식업에 관련된 6권의 책을 썼다는 사실이 그와 같이 일하게 만든 것 같다.
앞으로 맛있는 창업(www.jumpo119.biz)은 창업컨설팅 위주에서 벗어나 외식경영컨설팅과 외식교육사업을 중심으로 한 '외식컨텐츠 D/B'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고 싶다.
올 봄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해서 시도했던 ‘요리아카데미’가 시간과 돈만 까먹고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해 서울재진입이란 목표가 좌절되는가 싶어 마음이 안타까웠는데 조금 다른 형태이지만 결과적으론 이것이 더 나은 모습인 것 같다.

6. 강의 준비

나사렛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의 하나를 맡기로 했다. 제목은 ‘외식경영과 마케팅’으로 잡고 매주 90분, 16주 코스의 강의다. 전남대 강의 이후 특별하게 강의를 자주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가끔 외식커뮤니티 공간에서 강의도 아니면서 강의 같은 형식으로 하다 보니 체계도 없고, 실제 배우는 분들의 고민들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됐다.
그러다 외식경영과 마케팅의 전반적인 내용을 커리큘럼으로 잡고 교안을 준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하던 중 평생교육원 관계자를 알게 되어 이런 내용으로 강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서 이뤄진 것이다. 하반기 맛있는 창업에서 진행하게 될 ‘외식마케팅전문가 과정’과 맞물려 준비내용이 많기는 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시작하기 전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다 싶었는데 막상 준비하려 하니 너무 어렵다. ‘외식경영작가’라는 직업전망이 이러한 교육과 잘 맞물려 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올 여름은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가 계속돼 일보다 더위에 지치는 느낌이다. 벌써 며칠 째 불볕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너무 대학원에만 신경이 예민하게 가있어 그런지 요즘은 맥이 많이 풀리는 기분이다. 마지막 시험을 본 이후 지금까지 두 번째 책 원고를 조금씩 쓰는 것 외에 다른 일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한다. 7월은 내내 그렇게 지낼 것 같다.
휴가를 다녀온 8월에서야 다시 분위기 반전을 기해 본격적인 가을준비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IP *.145.2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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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07.15 15:27:45 *.117.68.202
선배님 멋집니다.
나사렛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의 정말 기대됩니다.
16주면 풀코스죠..ㅎㅎ 항상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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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8.07.15 22:32:47 *.251.185.184
이 더위에 씽씽 잘 나가십니다. ^^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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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2008.07.16 11:54:07 *.132.197.114
안녕하세요 18기 꿈벗입니다.
자로님의 풍광을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자주 읽어왔는데요
항상 풍광을 꾸준히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배움을 받습니다. 계속하여 자로님의 풍광을 기대하겠습니다.

배드민턴을 새로 시작하셨네요~ 좋은 운동이죠, 저도 한 때 즐겼는데요~ 동네 배드민턴 클럽 횡포에 배드민턴을 끊었습니다. ^^ 요즘은 자전거를 타지요 ^^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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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옥균
2008.07.20 19:14:09 *.180.243.87
역시 자로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끊임없는 변화의 모색을 통하여 늘 전진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된다. 참 부럽다. 나도 올 여름엔 뭔가를 건져야 할 터인데... 나의 삶이 부끄럽지 않도록 살자고 노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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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7.21 16:45:52 *.46.147.2

자로! 말일날, 바람산에서 보세, 안 될까?
병곤회장이랑, 재동이, 승완이도 함 불러서...
7 월이 가기전에 지키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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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일
2008.07.26 23:46:28 *.5.214.252
한걸음씩 걷다 보면 산을 넘게된다던데, 자로님의 풍광(ver.4)을 보면 벌써 4개의 산을 넘으셨구나 싶습니다. 꿈벗소풍때 밤새 얘기해주신 말씀이 가슴에 묵직하게 남았습니다. 후에 뵐때도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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