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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칼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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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20일 21시 00분 등록
 

① 2018년 십년을 돌아보니 열매 맺은 것이 참 많다. 독서관련 책을 다섯 권 출판 했다. 독서지도사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권. 대입을 위한 독서지도책. 초등학  생을 대상으로 한 초급 ? 중급 ? 고급은 단계를 이십년 내 노하우를 정리해서 출 판했다. 특히 독서지도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반응이 있어 출판사 와 나도 짭짤한 인세를 챙긴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전국을 상대로 특강으로 여행을 많이 했다.


② 우리땅걷기를 꾸준히 하며 두 발로 걸은 경험을 토대로 여행 책을 2권 냈다. 주 로 혼자 하는 여행이어서 여자 혼자 여행을 즐기는 법을 토대로 숙박이나 음식점을 자세하게 넣었다. 문화유적이나 풍광보다 여성으로 이 땅에 살아내면서의 감상을 많이 넣었다.


③ 여성으로 60년을 살았다. 마흔 다섯 너머 “이생 아니면 언제 여성으로 태어날까?” 내 삶에 여성으로써 자긍심과 정체성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차별과 선택에서 늘 밀려났던 아픔만큼 이 땅에 나 먼저 살다간 여성들의 삶. 그 중에서도 근대화의 정점에서 자신의 과거를 뛰어넘고 사회의 벽을 뛰어넘어 마침내 자신을 뛰어넘은 여성들을 조명하는 책을 두 권 출판했다. 앞으로도 나는 이 작업에  매진할 생각이다.


④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했던 시간, 공간을 재현하고 싶어 백 사람을 인터뷰해 보편적이고 그러나 모두 특별한 꿈을 모은 책을 한 권 출판했다.


⑤ 2010년 오빠의 유고집을 출판했다. 우리 집의 모든 기대주였고 아버지의 대망 이었던 오라버니였다. 나에겐 아버지, 큰 오빠를 대신한 보호자였다. 아버지에게 같이 쫓겨나와 모기에게 같이 뜯겨가며 엄마를 기다렸던 나의 오빠. 내 늦깍이 학업에 시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늘 박수쳐주며 유일하게 소통했던 사람이었다.

북한산 추락사 후, 오빠의 글을 내가 보관하고 있다. 2010년 편집, 교정을 보고  유고집으로 내가 출판을 담당했다. 사진, 퉁소, 글을 잘 썼던 오빠의 기억을 정리하면서 나또한 과거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었다.


⑥ 2012년 빨간 슬레이트 집을 시골에 하나 마련했다. 개도 한 마리 키우고 있다. 산책길에 늘 나와 동행이다. 오늘은 망초 꽃 한다발을 꺽어왔다. 뚝배기에 담그니 은근히 멋있다. 30평 텃밭도 가꾸어 좋아하는 야채도 자급자족 중이다.

   소낙비가 오면 슬레이트 지붕엔 음악이 가득하다. 통나무나 날아갈 듯한 서양식 집은 나는 게을러서 관리하기 벅찬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느리고 게으른 것을  충분히 살아갈 날에 즐기고 싶다. 비오는 날은 황토방 한 칸에 군불을 때고 바깥을 즐긴다.


⑦ 2012년 나는 암투병 5년을 마감했다. 전이 없이 완쾌했다. 3년을 가장 넘기기  싫은 투병생활을 잘 견딘 내가 자랑스럽다. 1년이 지나자 가족과 주변 사람이  잊어갔다. 지독하게 나 자신을 담금질했다. 술 거의 끊기, 부지런히 걷기, 특히 부산 달맞이 고개에서 동해 평해까지 10여일 걷기, 주말이면 만사 제치고 걷기 모임에 나섰다. 걸으면서 체력을 다지고 내게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스트레스를 긍정으로 바꿔나갔다.

   6개월마다 정기적 CT촬영과 약물의 쇼크도 잘 견뎠다. 일주일에 4일은 꼭 뜸을 떴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신을 만났다. 오년동안의 그 많은 기록들을 다 태웠다.

   암은 강점도 많다. 6개월씩 다시 사는 긴장감 그리고 안도, 감사함. 늘 죽음을 인식하는 것은 늘 삶도 치열하게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⑧ 2014년 5층 건물을 하나 샀다. 1층은 어린이 서점. 2층은 어린이 도서관, 3층은 강의실로 꾸몄다. 주 3일은 이곳에 나가 강의를 하고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 어머니 교실, 실버문화교실을 하고 있다. 모두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사회에서 얻은 것이므로 사회로 돌려 보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동화 읽어주는 실버, 독서 지도사를 6개월 교육하여 배출시키고 있다.


⑨ 세계를 여행했다. 주로 문화, 예술을 주제로 톨스토이 ? 괴테 ? 차이코프스키 생     가를 돌아봤다.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와의 20년 넘는 인연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하여 3개월을 보내고 온 것이 경이로웠다. 원시의 음악, 조각품, 자연. 이미 성년이 되어 자신의 일을 당당하게 꾸려가는 아이들과의 만남이 행복했다.


⑩ 환갑잔치 대신 평생 산 옆지기와 서해, 남해, 동해를 디귿자로 도보여행을 했다. 그곳에서 멋진 느티나무를 발견했다. 500년은 된 나무다. 우리 모두 이곳에 수목장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유서를 작성했다. 같이 40년 살았지만 앞으로도 같이 살아갈 날에 감사한다. 자식들도 이제 40이 다 되어 각자의 몫을 하고 있다. 우리가 쓰고 남는 돈은 모두 기아대책협의회에 내놓기로 합의를 보았다. 배고픔은 인류 모두의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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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10.20 22:02:46 *.36.210.43
<청량산 시 축제> 참가시 가장 시인 같고 처녀로 순수함을 간직한 채 나이들었을 것 같았던 여자.
장년을 향해가는 중년 여인의 중후한 멋을 물씬 풍기며 목에 두른 머풀러 만큼이나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여자.
나이를 어디다 내팽겨쳐버리고 울음 가득 웃음 너풀 아이 냄세가 물씬 풍기던 여인.

조용히 말없이
수줍고 섹시하게
맑고 여리며 독하게 간직했을 법한 여자의 인생길

넌즈시 넘겨주던 한 권의 속삭임과 나부낌 같았던 촘촘히 써내려간 시집

오래 기억에 남았지요.


이렇게 또 하나의 의미와 벗으로 우리 곁에 살포시 내려앉듯 오시네요.

이미 두 권의 시집을 내고서도 겸손하고 어린 마음으로 다가오시네요.

가꾸어 가시는 꿈 참 예쁘네요.

나비 같으네요.


뜸 참 좋아요. 참 좋은 치료라고 생각해요. 연기 때문에 눈에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몸을 보호하며 사기를 없애는 가장 좋은 치료의 한 가지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에 몸을 먼저 생각하신다면 서둘러 환기가 잘 되는 뜸 방을 마련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이미 그렇게 하셨나요?) 물론 백방으로 투병과 치료를 하셔야 하지만 보조적으로 병행해도 무리가 없다고 한다면 좋은 음식과 함께 치료하시면 훨씬 좋을 듯 싶어요. 꼭 잘 이겨내셔요. 스스로가 건강하지 않으면 남을 돌볼 수 없지요. 비록 자식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잘 배설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 것 아시지요? 잊지마시고 꼭 실천에 옮기셔요. 늘 평안하시길 바랄께요. 힘 많이 많이 내시고 소망 이루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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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골반
2008.10.21 09:53:23 *.234.76.203
처음 보던 날 언니는 말 한마디, 눈길 한 번 없이 레몬을 열심히 까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차갑고 딱딱한 느낌을 받았었죠.

마치 딱딱한 호두껍질같은......
본인이 살아오는 이야기를 시작하하려고 할때 가위 , 바위, 보로 정하자던 언니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내가 만들어 놓은 생각 속의 호두껍질이 깨어지고
삶의 이야기를 너무나 감정요동 없이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언니의 딱딱한 껍질은 여리고 여린
언니를 보호하기위해 살아가며 만들어진 보호막이였구나 라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사람끼린 알아본다며 나를 이해해주고 밤이 늦도록 나눈 대화에선 언니는 호두껍질 난 달팽이
껍질을 뒤 집어 쓰고 속살 연한 스스로를 보호하며 살아왔다는 공통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언니......
언니는 그 동안 치열하게 언니 꿈을 이루어 놓아서인지 10년후의 모습은 소박히 이루어 나가며
사는 모습이지 꿈 같지만은 않네요.
이중 언니 스스로 해 낼 수 없는것 건강이지요.
지금처럼 힘든 치료도 잘 이겨내고 민간요법인 뜸도 게으리하지 말고
5년뒤 내가 이겨냈다 소리치며 우리 꿈더듬이 팀들이 축배를 올리는 날을 기도합니다.

글을 읽으며 긴 머리, 분위기 있는 옷 차림의 가을 여인 언니가 보고싶네요.
아마 언니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얻으라 3년간 기다렸다 이 번 20기에 가게되었나봐요.
언니를 만난것이 또 하나의 감사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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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발이
2008.10.21 15:01:32 *.92.16.25
스칼렛 누님~
담담하고 소박한 꿈 풍광 잘 읽었습니다.
잔뜩 기대했는데 그 예민한 신기와 더듬이 촉수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ㅎ
마치 일기같이 소복한 풍광이네요.

그날 미처 듣지 못했던 사연들이 여기에 또 있네요.
누님 풍광에는 책 출간이 엄청 많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저술가의 삶을 사실려나 봐요.
근데 왜 시집은 한권도 없죠?

그 날도 몸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던데 몸관리 잘하세요.
옆에서 꿈더듬이가 응원합니다.
그래도 술은 완전히 끊지 않고 거의 끊네요.ㅋㅋ
다음달에 뵐 때 딱 석잔만 하세요.
누님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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