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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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보건복지학부 김종인 교수팀은 1963년부터 2010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부음기사를 바탕으로 직업별 평균수명을 비교분석하였다. 이 결과에 따르면 최하위 직업군에 작가와 언론인이 포진하였다. 작가가
되겠다고 공부하는 사람으로 흥미로운 결과였다. 오래 살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빨리 죽고 싶은 마음도
없었던 사람으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리고
작가가 일찍 죽는 이유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변경영 연구원이 되고서 매주 한권의 책을 읽고 그와 관련된 주제로 칼럼을 쓴다.
이 과정은 나에게 ‘고난’이다.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는 것은 신체적으로 힘든 일이다. 잠이
부족해진 것이 첫번째 이유고, 움직여야할 시간에 방에 틀어박혀 앉아 있어야 하는 것이 두번째 이유다. 책을 읽고 쓴다는 것은 뭔가 신체를 학대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신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힘들다. 뭔가 좋은 글쓰기 재료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조금씩, 그리고 집요하게 나를 좀먹는다. 난 매일매일 내 일상을 쥐어짜내서
일주일에 한편의 칼럼을 완성한다. 완성된 결과는 언제나 불만족 스러웠고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직 정식작가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짧은 글 한편 쓰는 것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보니 작가의 평균수명이 낮은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문제는 마음이였다. 이 직업은
내 마음에 여러가지 스크레치를 내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 보잘것 없는 내 경험을 넘어서는 주제들 때문에 매번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일주일에 한편의 칼럼으로도 내 온 몸이 아우성을 친다. 가끔 스크레치는
소화불량의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무기력으로 표현된다. 작가가
된다는 것이, 아니 좋은 작가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였구나..
책을 쓴다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정말이다. 진지하게 고민이 되고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를때는 책을 쓴다는 것, 작가가 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창작의
고통을 요한다. 정말이다. 해보니 알 것 같다. 창작의 고통이라는 저 식상한 단어가 실상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누가
맨 처음 저 단어를 사용했는지 모르지만 기가 막힌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맞다. 창작한다는 것은 바로 고통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가끔 미치도록
열받는 일인 것이다.
열받는 이유는 간단했다. 써야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 이런 날이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열받는
또 다른 이유로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글로 쓰면 난잡해 진다는 것. 이건 기술의 문제이기에 공부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열받는 것은 글이 창의적이지 않을 때이다. 뻔한 글. 뻔한 내용, 전혀
매력이 없는 이야기들만 생각날 때이다. 쓰는 것도 아니요, 안
쓰는 것도 아닌 그런 맹숭맹숭함.
글을 쓰는 것이 힘든 이유가 뭘까. 작가들이 수명이 낮은 이유가 뭘까. 여기에 그 이유가 있는 것같다. 바로 ‘창의성’. 글을 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이다. 일기를 쓴다거나 대학 리포터를 쓰는 것이 아닌 이상 우리 글에는 창의성이 필요하다. 왜냐면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톡톡 튀는
글, 남과 다른 글이 필요하다. 혹은 재밌거나 진솔하거나
독특해야 한다. 그리고 진솔함에도 창의성은 필요하다. 창의성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글의 구성, 문장의
의미, 이야기의 전개방향같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창의성이 필요하다.
이때부터 우리는 글에 온 힘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매력적인 글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읽지 않을테니깐. 그래서 문장 하나, 글 한줄에도
엄청난 창작의 고통이 들어간다. 아니 들어갈 것이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진지하게 책 한권 써보지 않았지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전문 작가들은 파우스트적 계약을 한다. 자신의 수명과 스트레스를 볼모로 색다른 경험, 아름다운 문장을 얻기 위해 말이다.
작가가 일찍 죽는 이유 그건 창의성을 얻기 위한 신과의 계약이행이라고 생각한다.
목숨을 담보로 얻는 짜릿한 쾌감. 몸을 상해가면서 얻는 창의적인 희열. 그리고 그 무서운 계약을 알면서도 작가들은 글을 쓴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그럴 운명인 것이다.
영혼을 잡혀 젊음을 얻는 것도 모자랄 판인데 젊음을 저당잡히고 영감을 받아오다니! 뭐가 남는 장사일까? 근데 글쓰기의 쥐어짜는 고통은 연구원 1년차인 2005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때로는 더 쥐어짜는 것도 같다. 차라리 그 시절에는 책을 많이 봐서인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책을 얼마 읽지 못하는 지금은 마치 배지도 않은 아이를 낳으려는 억지스러움이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도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작은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어쩌다 한번씩 내가 써놓고도 어찌 이런 표현을 썼을까 싶어 기특하다고 느껴질 때, 내가 그냥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라 이렇게 활자속에 살아있다고 느껴질 때 그 쾌락이란! 깊은 만족이란 글쓰기처럼 스트레스를 통과하면서 쾌락을 느낄 때가 아닐까? 쾌락은 물론 고통 또한 두루 잘 즐기도록!
책을 세권 쓰고 나서 알았어요.
나는 글쓰는 직업을 갖고 싶었던게 아니라는 것을.
나는 글쓰는 시간이 즐거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그냥,,,,,, 조금 더 제대로 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려면 좀 더 정성스럽게 살아야 하거든요. ^^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하고,
가지 않아도 될 길을 한번 가 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물어보게 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글을 쓰고 싶었을 뿐,,,,,, 이었지요.
좋은 글을 쓰기 보다는 좋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창작의 고통으로 몸부림 치는 작가의 일상은 제 것이 아닙니다.
일단 나가 놀고, 그것이 넘쳐흘러 글이 되어 나올 때까지 놀아 볼랍니다.
저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
나는 돈 주면 쓰고
돈 안 주면 한 자도 안 쓰는 작가였다.
며칠 전
함께 일했던 선배 작가를 만났다.
그 선배는 방송 다큐멘터리 계의 대 작가다. 아이의 사생활 등등을 집필한 뛰어난 문체와 구성력, 삶의 깊이를 지닌.
그런데 그 선배가 1년 전 부터 펜을 꺾었다.
그리고는 농사를 짓는다. 흙집을 짓는다.
이제는 어깨가 너무 아파서 글 쓰기를 못한다고 하신다.
직업병이다. 눈이 침침하고 어깨와 목이 결리는....
나는 작가라는 직업은 그냥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생활로서의 직업,
무슨 글이든 쓸 수 있는.
작가의 삶 역시
샐러리맨의 고단한 하루처럼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고 원하는 것이라면
작가의 삶을 가야 할 것이다.
몸관리를 잘 하며
매일의 힘을 빌려서.......
작가로 산다는 것과 책 한 두권 내어 내 분야에 있어 전문성을 높힌다는 것은 다른 것이다.\
작가는 글로서 배를 채워야 한다. 돈을 벌어서.
대작가가 되어 경제적 안정이 보장 되기 전 까지는
밥벌이가 되는 글은 무엇이든 쓰는....(물론 그 내용에 있어서 취사선택은 해야 겠지만...)
파우스트의 거래.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희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그러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희생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하지만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준영아...
너무 길게 썼다.
지금 열나게 삼국유사 두번 읽기 하면서
잠시 들어와서 주절 주절^^
준영아.
이번 네 칼럼이 제일 좋다.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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