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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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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7일 17시 19분 등록

안녕하세요.. 2008년 특별반에 참석했던 이지현입니다.

두시간 쯤 전에 집으로 돌아왔고, 대학원의 마지막 리포트를 작성해서 가볍게 날려주고
이제야 숙제를 올립니다. 아래 내용 중에 수정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으나
오전에 발표한 그대로를 올리라는 명령에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고
올립니다.

아마 내일 아침에 읽어보면서 픽~하고 웃을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뜬구름잡는
이야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 뜬구름들을 땅을 촉촉히 적시는 비로 만들어
내는 것은 저의 몫이겠지요.


<풍광 1> 언덕위의 하얀 집 

서울 인근의 산아래 풍경좋은 곳에 작은 전원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 주변에는 나즈막한 산이 있고, 조금만 나가면 바다 or 강이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지금은 겨울이라 헐벗은 나무들로 매말라 보이지만, 한여름에는 창을 타고 올라오는 작은 청개구리가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웃으면서 바라볼 수 있는 깨끗하고 한적한 곳이다.

지금은 오후 2시 남편은 출근을 했고,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부엌에서 과자를 굽고 있다. 늦은 결혼이라 아이들이 어려서 아직까지는 직접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먹이고 싶어서다. 온 집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흐르고 있고 -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온 집안에 스피커 설치를 했다. 집안 어디에 있든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작은 잔에는 카모마일 차가 있다.  

<풍광 2> 서울의 사무실 

나는 지금 서울시내의 경치좋은 곳에 사무실이 있는 작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 사무실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마련한 곳인데, 요즘은 부쩍 사람 만나는 일이 많아서 일주일에 사흘은 서울로 나가야 한다. 서울로 나가는 길은 너무 아름다운데, 가끔은 눈이 내려 운전을 하고 나가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가끔은 강의도 하는 일인데, 사람들에게 변화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변화를 돕는 일이다. 가끔은 회사전체나 한 부서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팀빌딩을 진행하기도 하고, 조직전체의 OD프로젝트를 하기도 한다. 많은 일을 하고, 또 그에 따른 보람도 많은 일인데, 예전 직장생활보다는 매우 느리고 시간이 많아서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풍광 3> 나를 성장시킨 과정들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을 비롯해 나를 만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쫓아다녔다. 지난 10년간 NLP프렉티셔너 과정을 마쳤고, 한상담학회의 집단상담 과정도 끝냈다. 집단상담과정을 마치고 나서는 한상담학회에서 열리는 정기 집단상담의 leader로 참여했고, 개인을 성장을 위한 행복으로 가는 길 집단상담 프로그램도 개발해서 이제 10기를 마쳤다. 10기를 진행하면서 참 많이 웃고 울었다. 사람들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기쁜 함박웃음을 지었고, 그들이 자신을 풀어낼때는 같이 많이 울었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참 나를 만나고 성장하는 것도 지켜봤다. 과정을 진행하는 5년동안 내 어깨에서 참 많은 짐을 덜어내었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꿈벗모임이나 한알모임에도 중요멤버가 되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있다. 다음번 행가길(행복으로 가는 길 프로그램 참여자 모임) 1월 모임에서는 사회 봉사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다. 
 

<풍광 4> 직장생활을 마감하다. 

회사를 퇴직한 것은 2011년이다. 그때까지도 회사는 명동에 있었고, 상암에는 회사사옥을 짓고 있는 상황이었다. 2008년 회사사옥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2012년에 입주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내가 저 사옥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역시 근무를 하지 못하고 떠났다.

회사를 떠나면서는 정말 시원섭섭한 기분이었다. 아니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이었다고 할까. 그동안 나의 청춘을 다 바친 직장생활인데, 종지부를 찍는 마당이 되니 후회가 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더욱 내 마음에 깊이 들어오는 것은 “이지현, 정말 수고했다.”는 한마디였다. 무슨 다른 말을 하겠는가. 마지막 송별회에서는 정말 펑펑 울었다. 지금까지 마음고생했던 것, 내가 했던 많은 일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 처음 입사때 이불보따리를 들고 창원공장앞에 택시를 내렸을 때부터 서울로 발령받아 부산역에서 커다란 가방을 들고 기차를 탔던 것, 그리고 IMF와 2008년의 경제위기..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까지 수고했다고 회사에서 축하인사를 전해주는 사람들, 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고 걱정을 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혹자는 잘나가는 남편도 있는데, 이제 일 그만하고 쉬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새로운 내 인생을 위해 지금껏 준비했던 것을 가지고 날개를 펴고 날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아쉬움, 그것도 있을 수 있었겠지...

<풍광 5> : 박사학위 받다.

지금 하고 있는 기반이 된 것에 대해서도 기억이 난다. 회사와 학교를 병해하면서 다녔던 고생도 말이다. 박사과정을 2년만에 마치겠다는 미친 짓을 했고, 그리고 그 다음해는 정말 회사일도 정신없었는데, 어찌되었든 논문을 마쳤다.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늦게 퇴근해서 책을 찾고, 논문을 정리하고, 주제를 잡고, 사람들의 조언을 구하고, 교수님과 논의하고.. 정말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태어나서 그때만큼 공부를 한 적이 없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미친 듯이 진행했기 때문에 과정 입학후 3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고, 아울러 직장인의 성장이라는 영역에서 조직내 상황을 담은 나의 대표 책이 출간될 수 있었겠지.

박사논문과 책을 한꺼번에 작업해 낸 나를 보고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얼마나 독하면 그렇게 하냐고 말이다. 하지만 난 그때 작업을 하면서 참 즐거웠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무엇인가가 채워져가는 모습에 희열까지 느껴가면서 말이다. 어쨌든 그때의 단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풍광 6> 세계를 누비다. 

회사를 퇴직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유럽 일주이다. 물론 이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남편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렸다. 남편은 직장때문에 자기는 가지 못하는데, 혼자서 놀러 다니고 싶냐고 투정이었으나, 결국은 나의 말을 들어주었다. 유럽여행은 나를 위한 포상이었다. 한달 동안 유럽의 여러나라를 돌아보는 과정이었는데, 스위스의 로잔과 알프스, 이탈리아의 로마, 피렌체, 서부 유럽의 프라하와 지방의 이름없는 도시들. 그 곳을 돌아보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나를 사람들에게 구경시키고 그렇게 계획없이 다녀왔다. 마음이 동하면 며칠을 더 지내고, 풍경에 빠져서 다니고... 유럽여행의 끝은 영국이었는데 그곳에서 진행하는 유명한 코칭과정에 등록을 하고, 1주일간의 session을 듣고 왔다.

회사를 퇴직하면서 매년 1번 이상은 개인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했었다. 뉴질랜드의 풍광과 번지점프, 북극의 오로라와 얼음궁전, 페루의 마추피추, 쿠바의 째즈와 넓은 해변, 중국의 진시황릉과 소수민족을 만났다. 가끔 업무때문에 출장을 갔는데, 그곳에서도 최소 하루이상은 지역을 돌아다니도록 짰다. 그래서 어지간한 동남아의 도시들은 다 방문을 한 것 같다.

  <풍광 7> 처음으로 대규모 강연을 하다.

처음으로 대강당에서 강연을 한 기억이 난다. 커다란 강당에 2-300명이 들어올 정도의 강당이었다. 하얀색의 벽과 창틀에서는 커튼이 있고, 휴양지였는데 그런 곳에서도 강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 강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모른다. 그때까지 2-30명 단위의 소규모 강의는 많이 해봤고, 50명이 넘는 강의도 해 봤지만 300이라는 청중 숫자는 나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강의 주제에 대해서 담당자와 몇번을 논의하고 나만의 독창적인 것을 더 만들어내기 위해서 강의안을 얼마나 수정을 했는지 모른다. 아마 20번 넘게 수정하고 또 고쳤던 것같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구본형 선생님 등 강의의 달인들의 강의 동영상도 엄청나게 봤다. 원래 유머스럽지 않은 스타일이라 내가 해도 어색하지 않을 유머도 찾아서 연습해보기도 했다. 강의 당일 좀 일찍 도착해서 강의장을 둘러보고 강단에도 서 봤다. 하나둘 들어오는 사람들을 느끼면서 강의록을 최종 들여다 봤다.

강의를 마치고, 약간은 들뜬 마음이 되었다. 강의는 성공적이었고, 몇몇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강단에서 내려오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강의에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고, 나는 웃음으로 답했다. 이제는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하면서...그날 저녁은 잘 생각나지는 않는데, 
근사한 카페에서 촛불을 켜놓고 와인을 마셨던 것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함께 말이다.. 나의 첫 강의를 축하해 주는 내 남편 참 멋져 보였다는 기억만이 생생하다.

<풍광 8> 내 이름을 단 책들을 세상에 내보내다

첫 책을 써내면서 적어도 2년에 한권은 책을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행복에 대한 책을 쓰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이라는 주제,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난 손에 잡히도록 쓰겠다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온 비슷비슷한 경력개발 서적들과는 다른 차원의 책을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내가 쓴 행복론을 읽은 사람들이 감사의 메일을 보내왔다. 삶의 양분이 되었고, 또 다른 책을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나의 책의 주제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사람으로 만들어진 조직내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하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책의 주제도 사람의 행복에서 사람간의 행복, 그리고 조직내에서의 행복이라는 주제로 넓어졌다. 지금 나는 행복한 조직만들기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풍광 9> 아름다운 모임 

이번 연말 모임은 우리집에서 하기로 했다. 소수이지만 서로 만나서 세상을 논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다. 부부가 오기도 하고, 나이는 20대 청년부터 60대의 노년까지 넓은 스팩트럼이다. 이번 주제는 의사소통, communication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의 모임은 주제만 던지고 각자가 생각한 내용을 토론하는 자리이다. 주제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서로 모르는 부분을 공유하고, 가르쳐주고, 그러면서 성장하고 새로운 대안까지 모색해보는 자리이다. 이번 모임에는 미디어를 전공한 00교수님까지 참석을 하니 학문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접근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될 수 있겠다.

음식은 간단한 파티 출장부페를 부를 예정이고(요즘은 손님이 많을 때는 내가 직접 움직여서 하는 것보다는 그냥 돈을 써서 편하게 하려한다. 나도 소중하니까..) 다양한 차와 와인을 준비했다. 가볍게 먹고 마시면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니까. 이번 모임은 또 몇시에 끝날지 모르겠다. 이 모임은 시작시간은 정해져 있어도 끝나는 시간은 대부분 새벽이었다.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고, 왜들 그렇게 진지하게 듣고 있는지.. 지치지도 않나보다. 하긴, 그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나니까... 
 

<풍광 10> 부모님... 

지금도 부모님은 건강하게 밀양에서 지내고 계신다. 아직도 두분다 정정하신데, 아빠가 80세, 엄마는 78세이시다. 늦게 결혼한 딸이 일 때문에 가끔 손자손녀를 내던지듯(?) 시골에 보내도 내새끼마냥 거두어주신 분들이다. 내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의 이면에는 지금까지 나와 동생을 남부럽지 않게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보답을 해야한다는 생각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퇴직한 후 바로는 좀 어려웠는데, 그래도 그때마다 잘 할 수 있으거라는 힘을 실어주신 두 분이다.

작년엔 두분이 사시는 집을 리모델링 했다. 거의30년이 된 집이라 많은 부분이 낡고 삐걱거리기도 하고, 또 아직 정정하기는 하시지만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번 리모델링에는 엄마가 바라는 것을 다 해드렸다. 집안구조나 자재 등을 일일이 여쭤보고 좋고 이쁜 것으로 말이다. 집이 완성되고 나서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직도 못해드린 것이 많은데 더 정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자주 시골집에 다녀와야겠다.


.... 위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IP *.49.11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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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7 19:31:22 *.233.20.220
그새 대학원 숙제를 하다니요. 역시 지해님이네요. 와우~ ^^**
지해님의 땅에 비가 촉촉히 내려 좋은 열매 맺기를 소망합니다.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요, 지금부터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며 함께 가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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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9 08:47:06 *.243.5.20
극소심 I형들이 잔뜩 모인 21기라서 누군가 조금 나서서 깃발을 흔들어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언니가 하심, 딱인데.. ㅋㅋ 저는 앞에서 깃발 흔들면 잘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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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인
2008.12.29 11:52:23 *.132.61.99
정현언니가 깃발을 펄럭팔락 흔들거여요^^ 저도 산만하지만 졸레 따라갈거구요..
두 언니분들 만나서 정말 좋았답니다. 지현언니꿈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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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은
2008.12.29 23:00:23 *.102.104.217
언니가 없었는데 꿈벗에서 든든한 언니들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예쁘게 잘 봐주세요~
지해님,21기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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