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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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립니다~ ^^**
<10대 풍광>
1 내게 주는 선물: 2008년 크리스마스, 나는 내게 커다란 선물을 하나 주기로 하였다. 늘 알 수 없는 길을 쫓아 살던 내게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등불 하나를 선물하기로 한 것이 그 결정이었다. 우연을 가장하여 찾아온 꿈벗과의 인연은 연구원으로 이어졌고 그 곳에서의 1년 생활은 평생 가장 힘들어했던 나의 부족한 부분을 서서히 메워주기 시작하였다. 나는 천천히 인문학에 빠져들어 그 안에서 나의 전문성을 자아내기 시작하였다.
2. 나의 분신, 첫 책: 연구원 생활 1년 동안 좋은 책들을 깊이 있게 만나고, 그것을 내 안에서 녹이는 작업을 거치며 나는 천천히 실을 자아내듯 내 안의 것들을 나의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나의 첫 책은 그렇게 내 삶과 인문학의 버무림 속에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3 세계의 땅을 밝다: 2008년까지는 세계의 땅을 밟아보지 못했다. 그저 공중에 떠서 때로는 관광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출장이라는 이름으로 그저 붕붕 떠다니다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10년 난 참 많은 곳의 땅을 밟았다. 사부님을 모시고 연구원 동료들과 전 세계 구석구석 땅을 밝으며 그 땅의 기운을 느껴보았다. 거기에는 관광단의 스쳐 지나가는 일정도 출장의 빠른 스케쥴도 아닌, 별과 바람과 땅 기운이 있었다.
4 인문학과 세계, 내 안에 녹아 들다: 첫 책이 나온 후, 나의 인문학 책 읽기는 변함없이 진행되어 조금씩 깊이를 더해갔고 그 곳에 세계의 땅 기운들의 기가 더해지기 시작해 엉성하지 않은 책들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새로운 책들이 하나씩 세상에 나올 때마다 나도 조금씩 내적으로 깊어지고 있었다.
5 나만의 공간, 나만의 작업실: 드디어 나만의 조그만 작업실을 갖게 되었다. 작다.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참 아늑하다. 그 곳에 난 늘 살아있는 생화를 꽂아 놓고 그네들의 밝은 생명력에 가슴이 떨리는 대화를 나누었다. 밤에 작업을 할 때는 전기 불 대신 커다란 양초와 향을 밝혀 놓았다. 이 세상에 마치 나 혼자 있는 듯한 그 공간에서 난 세상을 향해 조용히 이야기를 건네었다.
6 International Book Seller: 드디어 한국 책을 해외 시장에서 출간하게 되었다. 영국의 한 출판사와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 책을 내기로 하였다. 이로서 나의 해외 진출은 시작되었고 그 나무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7 휴먼 네트워크: 글 세계로 넘어온 후 나는 더 이상 공/사를 구분해서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 그저 진솔한 내 모습 그대로 환히 웃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벗과 동료들이 생겼다. 그들 가운데에는 함께 문화 프로젝트의 길을 가는 이들도 있다. 얼마나 든든하고, 얼마나 감사한지. 또 다른 십 년도 그들과 함께 성장할 설레임에 세월이 흐르는 서러움도 잊고 지냈다.
8 노모의 일본 배낭 여행기: 엄마의 꿈이 일본 유학이었다. 당신 세대 여자로서는 참 당찬 꿈이었다. 그렇다. 엄만 참 당찬 여인이고, 나도 그 피를 이어받아 야무지다는 소리를 들으며 컸다. 그런 엄마의 꿈을 난 너무 오래 외면했다. 칠순이 넘어서도 일본어와 한자를 공부하는 엄마를 모시고 일본 배낭 여행을 떠났다. 관광으로 갈 때보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엄마는 정말 유학이라도 온 것처럼 마냥 들떴다. 역시 그녀는 나의 어머니다. 당신 역시 나처럼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일본의 땅 기운을 느껴보고 싶었던 게다.
9 단 하나 형제, 내 동생: 그녀는 외국에서 약사로 살고 있다. 그러나 경영학을 공부한 나보다 비즈니스 성향이 더 강하다. 자신만의 조제 자격증을 취득하더니 자신의 브랜드로 무방부제 화장품 회사를 만들었다. 화장품을 일대 일 고객에 맞추어, 그 때 그 때 방부제를 하나도 첨가하지 않고 만들어 준다고 한다. 나는 브랜드에 문화적 색채를 입히는 것으로 지원했다. 오염되지 않은 천연 원료에 동양의 약초를 가미한 정말 특이한 우리만의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 또한 내겐 문화를 버무리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0 함께 가는 길: 우린 서로를 남편이나 아내라 부르지 않는다. 대신 “길동무”라 부른다. 내겐 함께 길을 가는 벗들이 많은데, 그 역시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그가 다른 벗들에 비해 특별한 것이 있다면, 조금 더 강한 인연으로 만나 한 공간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속박하지는 않는다. 친구란 서로를 소유하거나 구속하려 들지 않기에. 그러나 그가 있어 내 인생이 더 충만하고 그가 있어 더 든든하기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을 가끔은 표현하기도 한다. “그대가 있어 참 좋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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