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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1일 20시 26분 등록
 

나의 직업 나의 미래 version 5.2


안목, 분석력, 실행력... 그리고 통찰력

식당비즈니스를 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달고 되돌아봤을 때 가장 많이 느꼈던 단어들이 이것이었다.

나름대로 밥장사의 세계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다고 자평했지만... 아직도 변화무쌍한 현장의 흐름 앞에서는 어찌할 바 모르고 허둥대는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두 번째 책 원고를 탈고하느라 한동안 가까이 하지 않았던 책을 다시 들었다.

목요일의 마케팅 비밀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린 ‘목어’가 가슴속 담겨져 있던 응어리를 뱉어내게 한다.

십 몇 년 간의 밥장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실행력’이라고 믿었다.

머릿속 아이디어가 말 그대로 아이디어로만 있을 때는 하는 일마다 어려워졌었지만, 작은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겼을 때는 크던 작던 성공확률이 높아져 장사가 잘되었기 때문이다.


짧은 성공의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즉, 아이디어가 죽어버리면 그 때에도 실행력이라는 것이 성공의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까?

이 느닷없는 아이디어가 지난 몇 달간의 화두가 될 줄이야 그때는 미처 몰랐다.

통섭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안목이 왜 중요한 것인가에 흥미를 느끼게 해 준 ‘아이디어와 실행력’의 관계에서 새삼 통찰력이 정말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해 준 사색의 공간이 고맙기만 했다.


겉이 아니고 속을 바라보는, 진실을 바라보는, 구조를 바라보는, 내면을 바라보는 그런 능력.

순발력과 활력이 넘쳐흐르는 능력보다 부족하지만, 늦었지만 차근차근 공부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능력.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 것인가? 에 대한 사색을 하게 해주는 능력.


인사이트(insight)와 아이디어(idea)의 차이라는 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통찰력이다.


‘인사이트는 지식과 경험의 함수이고, 아이디어는 재능과 용기의 함수이다. 재능을 타고 태어난 자,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거나 남이 시선을 참아내는 용기를 갖춘 자는 아이디어를 잘 만들어낸다. 그것이 완전한 창조든, 모방이든. 인사이트는 많은 지식의 축적과 다양한 경험 속에서 한 개 두 개, 그러나 가치있게 생겨난다. 전문적인 지혜에 가깝다.

인사이트는 많은 사유와 갈등, 슬럼프의 산물이다. 특히 갈등과 슬럼프를 겪게 되면 결국은 하나의 대단한 인사이트를 품에 안고 탈출하게 된다. 그 인사이트의 위력은 수십, 수백 개 아이디어의 위력의 합만큼 가치가 크다.’


1. 고깃집의 연이은 실패


첫 식당이었던 소고기전문점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시작했던 고기전문점의 두 번째 도전이 2년 만에 끝났다.

원했던 만큼의 아웃풋을 만들어내지 못했으므로 결과적으론 실패한 것이다. 실패가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망하지 않았다고 실패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할 것이다.

하루 1,500만원의 매출도 올리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고 지출구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우리나라 음식점의 30% 가량을 차지한다는 고깃집이라는 대중적 아이템에도 불구하고 연속해서 참담한 패퇴를 거듭했다.


그래. 깨끗하게 인정하자.

나에겐 고깃집이 맞지 않을 뿐이야.

그래도 언젠가 기회가 다시 온다면 그때는 이렇게 허무하게 물러나진 않겠어.


2. 면요리전문점에 대한 아쉬움


작년부터 외식업계에는 2009년에 대박이 터질 아이템을 2가지로 꼽았다. 그중 하나는 한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면 요리였다.

이 면 요리들의 내면을 살펴보자면, 스파게티와 월남쌀국수를 비롯한 외국 면 요리와 비빔국수와 칼국수 그리고 냉면, 전통의 짜장면 등을 비롯한 면을 소재로 한 음식점들이 몇 년 전부터 소리 없이 비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봄부터 면 요리전문점에 대한 준비를 했다.

푸드코트에 입점하는 계획과 천안에 별도의 칼국수전문점에 대한 컨설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오픈계획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푸드코트에 입점하는 안은 투자자의 급작스런 계획변경으로, 컨설팅은 업주의 자신감부족으로 둘 다 무산되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불찰이 가장 컸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그것에 대한 설득력과 미래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기운이 빠져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직도 나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시험들인 것만 같다.  

    

3. 한상차림 한정식 마실 두정점


기존의 마실과는 다른 유형의 한정식 전문점을 오픈했다. 형님이 운영하던 고깃집의 점심메뉴로 출발했던 한상차림 한정식은 또 하나의 독립적인 메인메뉴가 될 만큼 성장했다.

남도상차림의 외형과 서울한식의 담음새 그리고 건강식이라는 아이템이 만들어낸 한상차림 한정식은 저렴한 가격대비 와! 하는 푸짐함을 매력으로 만든다.

6월 1일 오픈 이후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재 구매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먹자골목 외곽이라는 입지 때문에 기존 마실에서 판매했던 ‘주안상요리’를 리뉴얼한 술안주 메뉴는 조만간 히트상품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한정식으로 벌여나가는 식당비즈니스의 두 번째 아이템인 한상차림 한정식은 내년 정도 모습을 드러낼 ‘산채정식’ 그리고 언젠가 한 번은 해보고 싶은 ‘해물한정식’과 함께 한정식 포토폴리오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4. 마실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점과 두정동 한상차림 한정식, 5개의 가맹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마실은 작년 광우병파동과 올해의 SI파동, 그리고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작금의 실물경기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오픈 초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청주점이 약간 주춤하긴 하지만 인천과 광주점은 예의 그 본연의 파워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청주점은 올 해 진통을 겪긴 하겠지만 그리 늦지 않는 시간 안에 안정적인 매출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담양과 안성은 한정식전문점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해당 지역 내에서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데다 메뉴경쟁력까지 보완했으니 조만간 괜찮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가맹점은 언제나 본점과 같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영업현황이 항상 같은 조건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니만큼 장사라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만 않다는 것을 경영지원활동을 하면 할수록 더 절감하게 된다.

가맹점주들과의 워크숍을 개최해서 상호간의 이해와 요구들도 소통하게 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한 허심탐회한 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을 얘기했다.

진정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채워주어야 하는 것이 본점의 역할이라는 것을 배운 기간이 아닌가 싶었다.


5. 두 번째 책 - ‘맛있는 경영(가제)’


첫 원고를 탈고한지 10개월 만에 몇 번의 수정을 거친 두 번째 책 원고를 마감(?)하였다.

앞으로 두 달 가량 다시 한 번 더 수정과 보완을 해야 하고, 사진을 준비해야 하는 마지막 일정이 남아있지만 큰 짐은 벗은 듯한 느낌이다.

이번 책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동안 다음 책을 준비하는 것을 멀리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내 글의 진정성과 그 글에서 보여줄 외식업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을 다듬어야 할 필요 때문이다.

연구원 시절 배웠던 알량한 지식이 그나마도 다 빠져 나가고 없는 것이다.

채우지 않고 뱉기만 하면 무엇으로 전문가가 되고 통찰력 있는 글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금 공부에 대한 절절함과 간절함이 그리워진다.

IP *.152.8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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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6.23 23:44:51 *.129.207.60
일매출 1500 대단하군요. 외식사업 관련 조언 들었으면 합니다. 한 번 찾아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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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9.06.25 20:55:16 *.180.231.33
장군과 같은 기개로 음식사업에서 대박을 꿈꾸는 용기는 가상합니다. 하지만 대박이란? 전해야 할 편지를 가득담은 배달가방을 떠맡는 것처럼 피곤한 일입니다. 높은 마진이 보장되어야 대박의 지름길을 내달릴 수 있는데, 위에 서술된 1의 내용처럼 발목을 잡는 고지출구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경영기술을 갖고 있거나, 남이 함부로 뜯어 볼 수 없는 고도의 지적기술이 내장된 음식이 아니라면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자로님의 경력과 실력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봅니다. 지속적인 도전을 하시면서, 책을 쓰는 마인드로 경영을 분석하여, 본인의 노하우를 접목 하시다 보면 성공에 아주 가까이 다가가있는 자로님을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렇게 되세요 하는 마음으로 몇 줄 적어 보았습니다. 건강과 행복도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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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2009.07.01 08:20:45 *.231.52.2
자로님의 글을 읽으며 오늘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7월에는 줄탁 한 번 모여야 하는데 말이죠.
연락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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