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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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먹는 일.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선홍빛 진실과 함께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터트리지 못하고 꾸욱 눌러 참을 수 밖에. 무채색 현실의 팍팍한 무게와 함께 서글픈 아빠가 되어간다. 아직 어린 한 직원이 직장을 그만둔다 한다. ‘그래, 그리 하여라.‘ 그 한 마디 속시원하게 해주지 못하는 비루함과 함께 또 하루가 간다.
비겁하다. 비겁하다. 비겁하다.
피 한방울 흐르지 않는 자책의 날들이 흐르고, 그 누구의 명령 따윈 듣지 않으리라는 우스운 결심 따위 헌신짝처럼 져버린채 적당히 묻으면서 하루를 산다. 견디고 견디고 또 견디면 좋은 날이 오리란 장미빛 희망 따위 버린지 오래이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그리하여 되물어본다. ‘누군가의 죽음을 먹고 사는 너의 삶으로 대체 무엇을 밝힐 것인가? 또 너의 죽음으로 누구를 살릴 것인가?’ 그리하면 한 시도 허투루 살 수 없는 일일텐데, 또 속절없이 어둠이 내린다. 그렇게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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