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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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많은 이들이 떠나고, 찾아온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더 나은
조건을 찾아서 유목한다. 회사는 빈자리가 생기면 새로운 사람을 찾는다.
경영의 현장에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되지만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쉽지 않은 일이다.
짐
콜린스는 “좋은 경영자는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먼저 생각하고 버스에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먼저 적합한 사람을 태우고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한다.”라고
했다.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경영의 출발이다. “사람먼저, 그 다음이
할 일”이라는 논리인 셈이다.
대부분
경영의 현장에서는 흠이 없는 적당한 사람을 뽑는데 만족한다. 그리고 적당한 사람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부여 시켜가면서 일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짐 콜린스는 회사나 직무에 맞지 않는 사람을 동기 부여시키려고 애쓰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일갈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게 하려고 돼지를 때리는 우를 범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람들은 지치고 돼지는
괴로울 뿐이다. 차라리 돼지를 팔아 카나리아를 사는 편이 더 낫다.”
동기부여를
잘 시키는 것 보다 버스에 태울만한 적합한 사람만을 골라서 태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어떻게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선택할 수 있을까? 적합한 사람을 태우려 하지만 사람을 선별하는 특별한
기준을 가지고 실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중소 중견기업에
지원하는 B급 인재 중에서 어떻게 옥석을 가릴지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어떤 모임에서 건축디자인 회사의 경영자를 만났다. 내가 인사담당자라고 소개하자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A 플레이어들 하고만 일하고 싶다. B, C 플레이어들과는 일하고 싶지 않다. 헌데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다. A플레이어들이 지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구경하기 힘들다.”
이렇듯
중소 중견 기업에서는 B, C 플레이어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 것이 사람을 선택하는 메인 환경이다. 사람을 선택하는 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A급 인재가
아닐 바에야 고만고만하다고 생각하여 대충 뽑는다면 회사는 오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공유지처럼 쓸모 없는 땅이 되고 말 것이다.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
그간
인사담당자로 많은 면접에 참여했다. 매번 어려움을 느끼지만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 세 가지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려고 한다.
첫째, 지원자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 본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
주는 가장 좋은 지표는 삶에서 보여준 다양한 선택들이다. 학교와 학과는 왜 선택하였는지,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왜 기존 회사를 그만두었고, 새로운 회사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직장 생활 중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고 선택한 해결책은 무엇이었는지 등
지원자가 선택한 길들을 들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강 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직장에서 2~3년을 다니고 유목민처럼 계속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람이 있다.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그만 두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다.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퇴사를 한 이유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회사를 선택한 기준이나 가치관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의 직장생활 나아가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삶의 구비구비 갈림길에서 지원자가 어떤 선택을 일관되게 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사람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 기준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유심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누구나 말은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행동이
수반한 실제 경험을 이야기 한 사람들의 말은 공허하지 않다. 개념적이지 않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증명되지 않는 언술을 즐겨 쓰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뻥을 치고 있거나 기회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그런 경험을 소개해 달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경험의 전과 후를 물어보면 실제인지 허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적인 성과가 중요하고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협력을 통해서 어떻게 조직적인 성과를 내었는지, 그 때 조직적인 성과란
결과적으로 무엇이었는지, 그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무엇을 느꼈는지” 물어보면
대답을 하지 못하는 지원자들이 많이 있다. 사람을 판단함에 말보다는 행동이나 경험으로 판단하는 것이
오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이 이(利)에 민첩한지, 의(義)에 민첩한지를
살피는 것이다. 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이(利)에 민첩한 사람들은 많이 만나게 된다.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사람들이다. 채용 과정에서 이를 검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삶의 궤적을 유심히 살펴보거나 가치에 대한 토론을 통해서 그 사람의 기본적인 철학을 짚어 볼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
이(利)는 무엇이고 의(義)는 무엇일까? 아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세
시대 교회 공사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석공 세 사람에게 "지금 무엇을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첫
번째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이것으로 먹고 삽니다."
두
번째 사람이 비전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석공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세 번째 사람이 계속 망치를 열심히 치면서 말했다.
"나는 교회를 짓고 있습니다."
면접을
보면 대부분 두 번째 유형에서 면접자들의 생각이 머물고 있다. 자기 밥 그릇에 대한 욕망이 대부분이다. 조직은 개인의 산술적인 합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적으로
위대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직장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은 것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경력관리의 기본이다. 하지만 조직생활에서 개인의 이(利)가
조직을 움직이는 제1의 동력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
이유를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목소리를 통해서 들어보자.
“장인정신을
가진 전문가들의 힘을 적절히 모을 수 없으면 기업은 힘을 한곳으로 모으지 못하고 각각의 기능 분야로 분산되게 된다. 자신의 '비밀'을 열심히
보호하고, 기업 자체의 성장보다는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기능적인
왕국들이 느슨하게 모인 연합체로 전락시키는 노릇을 하게 된다.”
누구를 버스에 태울 것인가?
적합한
인재를 태우고 싶어도 인재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 실행될 수 없다. 누구를 태우지 말아야 할지는 금방
판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를 태울 것인가의 선택은 쉽지 않다.
앞서
이야기한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은 지극히 보편적인 것이다. 어쩌면 누구를 태우지 말아야 할지 걸러내는데 적합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모든 회사에 적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를 태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 회사만의 인재를 선별하는 개별적 기준이다. 한 회사의 경영전략과 기업문화와 함께 일관성을 가지고 정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아래와 유사한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 비단 우리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A’ 고객사 ERP 구축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8개월이 지났다. 1년간 이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로 남은 4개월은 프로젝트의 품질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프로젝트는
메니저(Project Manager)를 중심으로 몇 십 명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서 움직인다.
프로젝트
메니저는 회사에서 경험이 많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선발해서 배치한다. 컨설팅 업의 중책이자, 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날 해당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영식(가칭) 이사가 면담을
요청했다. 면담 내용은,
“앞으로
프리랜서로 전업(轉業)할까 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잔여기간 또한 프리랜서로서 일하고 싶습니다. 남은
기간 프리랜서로서 제가 희망하는 보수는 00백만원입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퇴사하여 다른 일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지방에
있는 “B”사로부터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회사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성장하기 위해서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Team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지방에서 1년 가량을 근무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고, 먹고 자는 것도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는
수용하고, 어느 누구는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서 거부한다.
공자는
논어 이인(里仁)편에서 “군자는 의(義)를 밝히고[君子喩於義], 소인은 이(利)를 밝힌다[小人喩於利]” 고 했다. 큰
사람[君子]은 의(義)을 탐하므로 욕(慾)을
버릴 수 있지만 소인은 이(利)을 탐하므로 욕을 버릴 수
없다 라는 뜻을 담고 있다.
위대함을
꿈꾸는 회사라면 두 번째 석공과 세 번째 석공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이면서 의(義)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 전체라는
틀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해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전체를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공헌하고 기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 조직을 이용하려는 사람과 모든 면에서 차이를 만들 것이다.
끝.
헤드헌터로 밥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훈오라버니의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했습니다.
저도 이 일을 한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사람을 만나고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스웨이>란 책에서 보았는데 대부분의 면접관들은 후보자가 자신과 비슷한 가치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선택하는 경향이 있대요.
그래서 인터뷰 보다는 어떤 상황을 주고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물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기 위해서 거금을 주고 저와 같은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지만
일을 하다보면 결국은 첫번째는 조건(학벌이나 경력) 그 다음은 케미스트리(호감 등)인 것 같아요.
저도 이 주제에 대해서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매주 한꼭지씩 성실히 글을 올리는 훈 오라버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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