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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6일 01시 20분 등록

“10년의 회고”

2009 년 9월 19-21일  : 삼일환장 버전

조금 여유를 가지고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계속 하고 싶은지, 조용하게 꾸준히 생각하며 언덕길을 걸었다. 젊고 재기발랄한 꿈벗들 사이에서 정리한 10대 풍광을 적어본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신기한 느낌이 든다. 세월과 함께 사람의 한 살이에서 겪을 것은 예외없이 내게도 다 찾아왔지만 그 모든 고비에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친구이기도 하고 천사이기도 했던 돕는 이들은 내가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세상으로 이 모든 사랑을 되돌려 보내려고 한다.


1. 여행 생활자

2019 년 나는 스위스에 머물고 있다. 5년 전부터 일년에 반은 외국에서 보내고 있다. 그동안 여행 중에 알게 된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이나, 친구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동네를 찾아 나그네의 정취를 듬뿍 느껴본다.

그러면 다시 집이 그리워지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기쁨이 뒤따르게 된다.

“여행은 귀환연습”이다. 여행이 생활화 되었고 생활이 여행이 되었다.

길 위의 나그네가 되어 걸으면서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이제 다 닳아 빛이 바랬지만 그 옛날 즐겨 신고 다니던 노란 운동화는 여전히 배낭 속에 있고 챙이 넓은 모자도 함께 다닌다.

그렇게, 여행을 하며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며 느낀 정서들을 주-욱 써내려가고 있다.  정서, 감성, 공감을 다루는 에피소드들은 사람들과 나를 이어주는 대화의 장이다.

 

2. 책으로 시작한자, 책에 파묻혀 살다.

언젠가 꿈을 기록하며 자기분석을 하고 있을 때

지상의 천국 같은 곳에 이르렀던 적이 있었다.

그때 꼭대기까지 올라갔던 그 방에서 사면을 둘러보았을 때 황홀감에 젖어 넋을 잃을 뻔 했었다. 벽은 온통 책으로 메워져 있고 나는 함께 올라간 나의 또 다른 영혼과도 같은 사람들과 알프스의 설산인지 티벹의 설산인지 꿈과 같이 아름다운 산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았다.

잊혀지지 않는 너무나 뚜렷한 기억이어서 내 삶의 마지막 날 찾아가게 될 장소처럼 생각되었다. 아드리아 여행 중에 놀라 감탄하던 트리글라브 산처럼 정결하고 고귀한 산이었다.

나는 그곳을 찾아 그곳에 머무르며 책을 읽고 쓰고 있다. 나의 뮤즈는 황홀경에 잠긴 내 마음을 이끌어 더 이상은 홀로 간직하기 어려운 시들이 흘러나오게 하고 있다.


3. 나의 일, 나의 사명

존엄하게 죽을 수 있도록 죽음을 준비하는 일을 돕고 있다.

삶의 시작이 우주의 신비라면 삶의 마무리 역시 아름다워야 한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다가올 미래이지만 우리는 너무 준비없이 마지막 날을 맞이한다.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세상에서 그가 했던 일을 항상 존중하고 사랑하던 사람들이 임종을 앞두고 나를 찾고 있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달려간다.

10년 전부터 주-욱 준비를 해왔고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속 깊은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있다. 지나간 모든 삶속에서 나는 잘 준비를 해왔다. 이제는 그 긴 시간동안 나의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 오신 그분의 뜻과 섭리를 이해할 수 있다.

병원에서 병의 시작과 함께 관계가 시작된 , 의사에게 힘없는 육신을 맡기고 수동적으로 삶의 마지막 길을 그냥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명료한 판단력을 잃어 주변의 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죽을 힘을 다해 살아온 성실하게 빛나는 개인의 역사를 이렇게 마무리 하게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 끝에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는 묵상회를 준비하고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 일은 곧 스스로를 돕는 일이기도 하다.


4. 볼프강을 만났다.

곱게 늙은 절집처럼...그는 아름다운 노인이 되어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자선공연을 준비하느라고 바쁘다.

나는 언젠가 그가 내게 가져다주었던 그 아름다운 꽃다발과 같은 꽃다발을 들고 그의 공연을 보고 있다. 무대 뒤로 찾아간 나를 보고 기쁨에 가득차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나도 그가 사는 도시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의 합창단에 연습하러 간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함께 밤을 새우고....산책을 하고 40여년을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모든 변하지 않는 것은 보석처럼 빛난다.

옛날에 내가 적어준 “사랑해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 당신이 내곁을 떠나간 뒤에~~~”악보를 이제는 다 외운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자랑스럽게 불러 보인다. 참 잘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담소하며, 함께 노래하며,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우리는 아름다운 길벗이다. 나그네 길 인생을 함께 가는 정말 좋은 친구다.


5. 일요일 아침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가족에게서 친구들에게로 밥상을 넓혔다. 우리는 일요일 11시에 시작해서 오후 늦게까지 느긋하게 둘러앉아 밥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있는 기쁨을 누린다.

함께 온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연극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햇빛과 사랑을 나누고 있다. 애들의 목소리와 종달새의 지저귐이 뒤섞여 푸른 하늘 위로 퍼져 나간다. 교회의 종소리가 함께 어울릴 때도 있다. 평화롭다.

우리 어른들은 세상사는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 끝에는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비밀을 탐색해 들어간다.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등켜 안을 때, 모순덩어리 억압과 착취 ~~어머님 해맑은 웃음의 그날을 위해“ 우리의 운동가요는 이제 형제애를 되찾아가고 있다.

“옛날에 자크 아탈리를 읽을 때 말이지 오랫동안 조용하던 가슴 한쪽이 쿵쿵 쾅쾅 뛰기 시작하더군...... 뜨거운 피, 타는 가슴......그때가 시작이었지....”

가족의 전통으로 이 모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도 집에 오면 반드시 함께한다. 서로 안부도 묻고 정도 돈독히 하고 발전적인 대화도 이끌어 나간다. 우리 율이가 바쁘면 요한이가 주도하여 맥을 이어간다.

친구들을 위해서 시도 준비하고 음악도 준비하고 .... 여유가 되면 실내악 연주도 한다. 새로운 문화를 가꾼다. 잘 만들어진 작품 하나가 우리의 영혼을 고양시키듯... 그렇게 정성껏 모임을 가꾸어 나간다.


6. 드디어 “하하호호” 책을 만들어냈다.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래서 들어서 우스운 이야기들을 모아왔고 말장난의 소재들을 모아왔다.

드디어 손바닥만한 웃기는 이야기 책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당연히 그림이 들어간다.

베낄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환상적인 책이다.

이 책은 손에 들고만 있어도 저절로 웃음이 나게 귀엽다. 김어준과 김제동이 책에서 바로 튀어나온 것처럼 산뜻하고 재기발랄하다.

사람들은 어버이날 이 책을 부모님께 선물하려고 주문을 했다.

한정판 주문 제작인데...어떡하나.... 밤을 새워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다.


7. 결혼을 앞둔 사람들을 위한 워크샵을 열었다.

결혼은 웨딩 프레너에게 맡기면 천편일률적인 틀에 찍어낸 듯한 결혼식으로 끝이 난다. 형식적이고 표면적인 결혼식으로  "더불어 한길"을 시작한다. 

겉은 치장을 하지만 내면을 위한 준비는 거의 하지 못하고 그렇게 중요한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요즈음은 3가구에 한가구는 이혼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소중하게 가꾸어야 할 인간관계를 매우 어렵게 끌고가며, 정신의 에너지를 소모하며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만다.

그렇게 화려한 결혼식 끝에 오는 황폐한 모습이다.

사람관계의 원만하지 못함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물론 오순도순 서로 도우며 잘 살아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고 세상을 위해 온전히 자기를 헌신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문, 사, 철을 익히기 전에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어려움인 것 같다.

그래서 선경험자의 간절한 마음을 담고, 그동안 일에서 쌓은 경험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워크샵으로 이어가며 젊은이들의 새 출발을 도와주고 있다.


8. “죽음-영성” 세미나를 계속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을 썼을 때에는 가슴속에 오래 담아둔 말을 하느라고 깊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리가 남겨준 글을 읽었다.  전에는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도하게 긴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삶을 알게하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상을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신 나의 선생님들께 다할 수 없는 감사의 뜻을 이 세상에서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선생님께 편지를 섰다. “선생님 여기, 가까운 곳에 제가 있습니다. 제가 필요할 때에는 언제든지 연락을 주세요. 아무리 멀리 있어도 곧 찾아가서 곁에 있겠습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에는 신부님의 환자 봉성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일은 젊은 날 나이가 더 들면 오라고 하시던 호스피스 교육 담당 신부님의 조언을 들은 이후 계속해오던 일이었다. 이제는 실제로 나이도 좀 더 들었으니...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점점 더 이 영성 프로그램에 함께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분야를 좀 더 세분화하고 활동 프로그램도 늘여나갔다. 자연히 우리의 활동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고 그곳에서 우리들 자체의 영성을 위한 피정도 진행할 수 있었다.


9. 드디어 나의 첫 번째 책 “7일간의 만남”이 출간 되었다.

새 책을 손에 쥐고보니 따뜻한 느낌이 온 몸을 훝고 지나간다.
그동안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냈다.
그 모든 계절의 신비를 담고 있는 책이 눈물겹게 사랑스럽다.
그러나 나는 또 수줍고 부끄러워서 사람들을 마주 대할 수 없었다.

책을 쓰기 전부터 격려하고 주문을 해주었던 친구들이 전화를 해주고 축하를 해준다. 가끔은 내가 뭘하고 지내는지 소식을 멀리서 듣던 친구들에게서도 출판사를 통해서 연락이 오고 있다.

“저자거리에 나선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 수 있겠구나.... 잠시 처연한 느낌도 든다.

바다가 보이고 등대가 빛나는 곳에서 며칠을 쉬고, 새로운 기운으로 올라와 다음 작품을 위한 독서를 시작했다.



10. 변화 경영 연구소의 ‘자아 마케팅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마케팅에 관해 엄선된 책을 100권 읽었다.

이제야 겨우 마케팅의 “마” 자를 이해하게 되었다. 계속 “케” 에 도전하고 “팅”에 도전했다.
그 다음에는 “자아”와 접목시키는 일이 남았다.

그동안 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아 늘 비껴 다녔던 “마케팅” 이란 단어도 알고보니 그렇게 다른 세상의 일이 아니었다. 다만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니 결별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고, 낯선 곳에서 아침을 잘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우리는 놀라운 열정과 팀웤으로 호랑이의 걸음을 걸었다. 때로는 어슬렁 거렸고 때로는 날쌔게 날았다. 비호같이 먹이를 찾아다녔다.

킬리만자로의 표범보다, 아웃 어브 아프리카의 사자보다 더 품격이 높은 한국판 “민화 속의 사랑스런 호랑이” 의 모습을 선보이기를 열망했다.

“호랑이 프로젝트”는 빛나는 성과물을 안고 세상의 한복판에서 외쳤다.

“우리는 좋은 꿈을 꾸었고 오늘 드디어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

IP *.67.22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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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06:49:17 *.111.171.46
선배님의 세상을 향한 도전과 열정에 감동했습니다. 2박 3일 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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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09.29 17:44:41 *.248.235.10
형근씨,
헤어지자마자
문자를 보내오는 그런 열정은 .......
형근씨를 특별하게 기억하게 해줘요.

먼길 달려오느라 지쳤을텐데.....훌륭했어.  추석 잘지내고.....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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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2009.10.02 10:29:59 *.50.177.14
선배님.
선배님의 글에서 선배님이 우려하신 기획서 같은 풍광이 아니라 꿈을 담은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 24기도 꿈을 향해 달려갈테니 선배님도 꿈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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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10.03 17:35:33 *.248.91.49
성우씨
송편 많이 먹었어요?
집집마다 특색있는 송편을 만들어먹던 옛날엔....작품들이 쏟아져나왔죠.

우리집에서는 탱크송편, 자동차송편, 비행기송편 들이 나왔고, 기와집송편도 있었어요.
어떤때는 치즈송편도 만들었었는데...
그래도 기본이 솔잎인지라... 솔잎 뜯으러 가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내 꿈을 이해해줘서 고맙고...
기획서같은 풍광을 꿈같은  풍광으로 보아줘서 더 고맙고....

참, 필살기의 무운을 빌어요. 빰빠라빰밤밤~
형근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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