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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일 18시 04분 등록

아주 어렸을적 우리는
어른들의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 갖가지 폭력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비판과 수용을 통해 소화할 수 없을 만큼의
똑똑한 뇌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무자비한 공격을 받아내야만 했다.

그 속에서 우리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면서
보호막을 만들어 냈다.

불행하게도
보호막을 만들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만큼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면서 그 보호막의 존재는 더욱 잊혀져 가고, 익숙해져 간다.

보호막 중에는 가시가 박힌 보호막도 있다.
개중에는 사방으로 터지며 대량 살상을 야기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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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같은 팀의 후배 사원중에 '빡형'과 '인끼'가 있다.
둘은 입사동기 이며 빡형은 인끼보다 한살이 많다.
그래서 인끼는 빡형에게 형이라 부르지만, 한살차이고 동기니까 말로만 형인셈이다.
이 조직의 대장은 박부장이라는 사람이다.
박부장은 지천명의 나이에 걸맞는 지혜가 있지만, 고집도 있다.
특히나 예의를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다.

인끼란 친구는 일에 미친 친구다. 열나게 일만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예의가 없다.
일 열나게 하고 말 한마디로 다 까먹는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무표정하게 지낸다.
다행히도 화가 난것은 아니라 한다.

빡형은 밝고 유머가 많다.
실수도 있지만 그 순간에도 밝다.
참 잘 자랐다.



요즘은 대부분 이메일로 소통을 한다.

1. 빡형이 메일을 보냈다.
    옆 파트에서 전해 들은 정보를 우리파트에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썼다.
    기쁜 정보이긴 하지만, 빡형이 해결한 문제는 아니다.

"옆파트의 L사원이 전체 공지 메일을 보낼 예정이지만
구두로 간략히 들은 상황을 알려드립니다."

   - 어찌구 저찌구 업무내용 생략 -


2. 여기에 대한 박부장의 전체 답장이다.
 "역시 빡형씨가 한건 해 줬네요
  인끼씨는 이 업무에 대해 어찌구 저찌구 이렇게 해주길 바랍니다."

3. 마지막 인끼의 답메일이다. 
    알맹이 내용은 자신의 업무 진행 사항 공유 메일이다.
    하지만 시작과 끝에 가시가 있어 보인다.

    "P씨. 한껀 축하합니다.
 
     어찌구 저찌구 업무내용 보고

    " 묵묵히 라인에서 일만하고 티안내는 C씨 덕분에 쉽게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말만 많은 사람과 data는 역시 틀리네요. 감사^^"


빡형의 심정을 그의 입을 통해 들었다.
'한번만 더 이따위 메일을 보내면 한대 쳐야겠어요'

인끼의 의도가 궁금했다.
아무의도가 없었다 한다.
'왜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난 빡형한테 감정이 있어서 그런거 아닌데요. 그냥 내 생각을 쓴 것 뿐인데.'


몇자 안되는 이메일로도 감정의 골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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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 편애, 질투 등이 뒤섞여
재미도 감동도 시사점도 없는 몇분짜리 막장 드라마를 만들었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곧 결혼할 것이고, 아이를 낳을 것이고, 양육할 것이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끝날듯 하면서 결코 끝나지 않는 막장드라마와 같이 되물림을 하며.

나는 이 막장 드라마를
재미와 감동이 있는 시트콤으로 만드는 연출가가 되고 싶다.
그게 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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