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성
- 조회 수 439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새벽 4시가 되면 절에서 치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천천히 소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려 다시 칩니다.
다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내 하루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겨울을 빼고 그렇게 두 시간 쯤 글을 쓰다보면 동이 터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종종 산 위에 해가 떠오를 무렵의 사진을 찍어 두곤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산 다음부터 생긴 최근의 취미입니다. 새벽을 찍어둔다는 생각은 내게 꽤 재미있게 다가 왔습니다.
자세히 보면 새벽의 모습은 늘 다릅니다. 구름을 붉게 물들이며 시작하는 새벽도 있고, 푸르스름한 묘한 새벽도 있고, 해가 언제 떠오르는 지도 모를 만큼 아무 소리 없이 슬그머니 시작하는 새벽도 있습니다.
모든 새벽은 그 얼굴이 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모든 하루는 시작부터 다릅니다. 하루를 똑 같이 다루는 것처럼 부당한 일은 없습니다,
하루를 다루는 기술에 따라 인생이 달라집니다. 나처럼 새벽에 글을 쓰는 포항에 사는 김 선생이 며칠 전 책을 한 권 써서 보내며 내게 추천사를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써 보냈습니다.
“ 지난 번 책이 나온 후 다시 1년이 지나 또 하나의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 번의 새벽도 낭비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좋은 가수가 매일 노래하듯, 좋은 글쟁이는 매일 씁니다. 이 책이 바로 그 책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피터 드러커가 ‘인생의 진짜 문제는 무엇을 할 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는 무엇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좋은 날입니다. 그리고 모든 새벽은 하루를 길게 만들어 줍니다. 인생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능력입니다.
오늘에게 우리를 달라지게 하는 권한을 줘보기 바랍니다.
(2006.9.22. 앵콜편지)
■ 앵콜편지 안내
구본형 선생님의 앵콜편지는 8월까지 발송예정입니다.
9월부터 금요편지는 새롭게 구성된 변화경영연구소 기념사업팀에서
‘구본형 다시 읽기’라는 주제로 편지를 보낼 것입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6 | 나는 나 자신을 연구했다 [3] | 부지깽이 | 2011.06.24 | 4385 |
675 | 신년 계획을 세우는 법 [1] | 구본형 | 2007.01.05 | 4386 |
674 | 평화를 위하여 | 구본형 | 2007.01.19 | 4387 |
673 | 상상의 도서관 [2] | 김도윤 | 2008.09.25 | 4387 |
672 | 최선의 것이 부패하면 최악이 된다 [3] [1] | 부지깽이 | 2011.04.01 | 4390 |
671 | 마음으로 스며들 줄 아는 따뜻한 글쟁이 [5] | 부지깽이 | 2008.10.24 | 4392 |
670 | 친구이자 스승인 사람들, 꿈벗 | 홍승완 | 2006.11.20 | 4396 |
669 | 이는 사라지고 혀는 남는다 [3] | 부지깽이 | 2011.05.20 | 4396 |
668 | 냉정하고 땨뜻한 패러독스 [4] | 구본형 | 2008.12.12 | 4397 |
» | [앵콜편지] 하루를 똑같이 다루는 것처럼 부당한 일은 없다 | 최우성 | 2013.07.26 | 4396 |
666 | ‘소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4] | 승완 | 2011.06.07 | 4398 |
665 | 두려움에 물들지 않는 삶 | 문요한 | 2013.07.17 | 4403 |
664 | 나의 진짜 이름은 무엇인가 [2] | 승완 | 2012.12.25 | 4404 |
663 | 행복한 질문 | 최우성 | 2013.01.14 | 4418 |
662 | 노 젓는 손을 쉬지 마라 [2] | 부지깽이 | 2009.11.06 | 4419 |
661 | 부정의 힘(Power of Negativity) | 문요한 | 2007.01.23 | 4423 |
660 | 낙관주의와 현실주의를 함께 활용하라 | 승완 | 2011.05.31 | 4423 |
659 | [앵콜편지] 아, 내 가슴에 두 영혼이 살아있구나 | 최우성 | 2013.08.16 | 4423 |
658 | 당신은 이미 시계를 차고 있다 | 문요한 | 2011.11.02 | 4429 |
657 | 맹인들의 뜀박질 | 한명석 | 2007.01.11 | 44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