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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31일 19시 29분 등록
달걀을 1m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리지 않게 하려면?
ㅣ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ㅣ
한겨레 bullet03.gif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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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ㅣ

미얀마의 광활한 황무지를 한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그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태우고 굴러가는 트럭 옆을 지나다 범퍼에 앉아 있던 한 젊은 승려를 오토바이 뒤에 태워주었다. 그는 승려를 150㎞나 떨어진 곳에 있는 절까지 태워다 줬다. 어둑해질 무렵에야 절에 도착한 남자는 주지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젊은 승려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황당하게도 자신을 처음 만났던 곳으로 다시 데려다 주기를 청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당황해 주지스님에게 젊은 승려가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왜 돌아가려는지’ 물었다. 주지 스님은 대답 대신 알 듯 말 듯한 질문을 던졌다. “계란을 1m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려선 안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문답 같은 수수께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놀랍게도 비즈니스에 관한 책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첨단 기술의 전진 기지인 실리콘밸리 벤처 사업의 창업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인 랜디 코미사는 실리콘밸리의 ‘버추얼(Virtual) CEO’라 불리는 컨설턴트다. 그는 실패가 난무한 벤처 기업가에게 자신의 사업 경험과 리더십을 빌려주는 일을 한다. 그의 철학은 단순하다. 돈이 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훗날을 기약하는 인생 설계’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인생을 두 단계로 나누어 사는 것이다. 1단계로 ‘해야 하는 일’을 먼저 하고, 나이가 들어 준비가 된 후에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2단계로 넘어가는 삶을 말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 방식을 쫓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후다닥 돈을 버는 것이 1단계를 통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방식의 문제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별개로 구분한다는 데 있다. 랜디는 이러한 삶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인생을 왜 꼭 참아야 하는 걸까? 인생을 두 단계로 나누어 피곤하게 살기보다, 처음부터 정말로 보람 있는 일을 찾아서 평생 그 일을 하면서 살면 안 되는 걸까? 저자는 성공한 많은 사람이 훗날을 기약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매일 함으로써 성공에 이른다는 것을 밝힌다. 열정에 몸을 맡기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 순간 성공해 있더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인생 설계를 ‘총체적인 인생 설계’라 부르며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사업의 핵심이라 강조한다.

 
계란을 1m 아래로 떨어뜨려 깨지지 않게 하는 방법? 답은 간단하다. 떨어뜨리는 거리를 1.5m로 늘리면 된다. 그러면 1m까지는 안 깨질 테니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것은 중요한 관점의 전환이다. 여행의 목적은 도착이 아니다. 여행은 그 자체로 기쁨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그걸로 끝일 뿐이다. 그 젊은 승려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저 랜디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그 여정이 좋아서 다시 데려다 달라고 했던 것이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며, 우리 삶의 목적지는 죽음이 아니다. 인생은 결국 ‘하루’의 집합일 뿐이다.

 
박승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directant@gmail.com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이름으로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여섯번째 칼럼이 7월 30일자에 실렸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5976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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